"특별재판부, 3권 분립 위배"… 법조계 "위헌 소지" 비판

"하나의 사건 만을 위한 예외 법원 설치 안돼"… 판사·교수들 "공정성·독립성에 의문"

최재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10.27 15:27:30
▲ 여야 4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사법농단 관련 특별재판부 설치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왼쪽부터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장병완 민주평화당,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與野) 4당의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 추진에 대해 법조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특별재판부 설치는 삼권분립 원칙을 침해한 위헌(違憲) 소지가 있는데다 재판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황병하(56·사법연수원 15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25일 법원 내부 전산망에 헌법·법철학 서적들을 인용해 특별재판부 설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을 올렸다. 

황 부장판사는 '지금 다시, 헌법'이라는 책을 소개하며 "절대주의 국가처럼 국왕이 순간의 기분에 따라 담당 법관을 정하거나, 이미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법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 버리거나, 심지어 사건을 자신이 직접 결정할 때는 재판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별재판부 구성과 특정 사건을 위해 법원을 설치하려는 정치권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황 부장판사는 "어떤 하나의 사건만을 재판하기 위해 예외 법원을 설치하는 것은 금지된다"며 "재판을 요구하는 국민은 자신의 사건이 어떤 법원의 어떤 법관에 의해 처리될 것인지를 미리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순간의 결정에 따라 담당 판사가 바뀌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했다. 

부장판사 출신인 윤진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독일 사례를 들어 특별재판부 설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윤 교수는 "독일 최고법원인 연방헌법재판소도 '권리를 추구하는 시민이 그의 사건과 그를 고려해 선임된 법관을 상대해야 할 것을 두려워하게 된다면, 이런 (사법) 신뢰는 손상을 입게 된다'고 판시하고 있다"고 했다. 특정 사건을 위해 재판부를 구성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선례 남기면 정권 바뀔때마다 되풀이

일각에선 특별재판부가 재판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판사 출신 최종상 변호사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언론에 나온 여당의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을 보면 특별재판부 판사들이 과연 중립적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며 "특별재판부 판사를 추천하는 외부 추천위원회의 일부가 '사법농단'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재판의 공정성은 판사의 독립성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재판부 선정부터 외부 개입이 되는 게 맞는 것인지 논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판사 출신 변호사도 "한시적이라고 하지만 이런 선례를 남기면 정권이 바뀌면 또 다시 도입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삼권분립 원칙을 위반해 위헌 소지가 있는데다 공정성과 독립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민주평화당 장병완,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등 여야 4당 원내대표는 25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초유의 사법 농단 사태를 공정히 처리하기 위해선 특별재판부를 설치해야 한다"며 "11월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 8월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것으로, 대한변협 3명, 법원 판사회의 3명, 시민사회 3명 등 9명으로 구성된 특별재판부 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특별 법관 3명을 특별재판부로 구성해 영장심사와 1·2심을 전담하도록 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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