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폴 라이트풋 예술감독과 솔 레옹 예술고문이 협업한 'Safe as Houses(왼쪽)', 'Stop-Motion'(오른쪽) 장면.ⓒRahi Rezvani
    ▲ 폴 라이트풋 예술감독과 솔 레옹 예술고문이 협업한 'Safe as Houses(왼쪽)', 'Stop-Motion'(오른쪽) 장면.ⓒRahi Rezvani
    "현대무용의 흐름이 궁금하면 NDT를 보라."

    고유한 정체성과 독창적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네덜란드 댄스시어터(NDT1)가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 개관 30주년을 빛낸다.

    NDT는 10월 19일부터 2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번 내한공연은 세 번째다. 1999년 예술의전당 기획초청공연으로 첫 인연을 맺은 후, 2002년 이리 킬리안의 '프티 모르(Petit Mort)'에 이어 16년 만에 다시 찾게 됐다.

    폴 라이트풋 예술감독은 18일 오전 예술의전당에서 기자를 만나 "감정이 북받치고 있다. 16년 전에 왔을 때 무용수로서 한국에 왔다. 당시 한국 관객이 얼마나 열정적이었는지 아직도 인상 깊게 남아 있다. 다시 오게 돼 영광이고 행복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발레를 근간으로 혁신성과 세련미, 우아함을 모두 갖춘 NDT는 1959년 벤자민하카비, 아트 베르스테겐, 캐럴 버니가 국립발레단 출신의 무용수 18명과 협력해 설립했다. 주단체인 NDT1과 1978년 창단한 17∼23세의 NDT2로 구성돼 있다. 40세 이상의 무용수들이 소속된 NDT3은 2006년 활동을 중단했다.
  • ▲ 폴 라이트풋 예술감독(왼쪽)과 솔 레옹 예술고문.ⓒ예술의전당
    ▲ 폴 라이트풋 예술감독(왼쪽)과 솔 레옹 예술고문.ⓒ예술의전당
    무용 교과서에도 소개된 전설적인 안무가 이리 킬리안은 1975년부터 25년간 NDT를 맡으며 무용단을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올려뒀다. 킬리안이 은퇴한 2011년부터 폴 라이트 풋 예술감독과 예술고문이자 상임안무가 솔 레옹이 단체를 이끌고 있다.

    라이트풋과 레옹은 1989년부터 함께 활동하며 NDT를 위해 50편이 넘는 작품을 안무했다. 2005년 예술성과 혁신성을 인정받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안무가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라이트풋은 긴 시간 협업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명확한 역할 분담은 없고 작품에 따라 달라진다. 이제 혼자 작업하는 것은 상상이 안 된다"라며 "음과 양, 흑과 백처럼 조화로워야 한다. 서로 다르지만 공통된 점은 꿈과 목표가 같기 때문에 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레옹은 "협업이 관객을 매료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무대 위에서 독백이 아닌 대화를 보여준다. 두 개의 시선과 관점이다. 관객은 동작을 볼 때마다 누구의 생각에서 나왔는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게 느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NDT1은 이번 공연에서 유교의 경전 중 '역경'에서 영감을 받은 'Safe as Houses(더없이 안전한, 2001)', 이별과 변화를 주제로 한 'Stop-Motion(스톱 모션, 2004)', NDT의 협력안무가이자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상주안무가로 활동 중인 마르코 괴케의 9월 신작 'Walk the Demon(워크 더 데몬)'을 함께 선보인다.

    라이트풋은 "일부러 새로운 것을 만들지 않는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를 거쳐 미래로 나아가려고 한다"며 "NDT는 다양한 국적의 안무가와 무용수가 모여 일하고 있다.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더 진지하게 작품을 다룬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레옹은 "느끼는 대로 느껴라.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받아들이고 싶은 대로 받아들이면 즐겁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춤은 느낌이다. 절대로 이해하거나 해석하려고 시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한국 관객에게 관전 포인트를 설명했다.
  • ▲ 마르코 괴케의 신작 'Walk the Demon(워크 더 데몬)' 장면.ⓒRahi Rezvani
    ▲ 마르코 괴케의 신작 'Walk the Demon(워크 더 데몬)' 장면.ⓒRahi Rezv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