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항공여행 “서울과 부산서 주 2회 중국 선양 거쳐 방북”…미국인은 불가
  • ▲ 국내 외국인 관광을 맡을 계약직 직원을 모집한다는 선우항공여행사의 구인광고. ⓒ잡코리아 관련화면 캡쳐.
    ▲ 국내 외국인 관광을 맡을 계약직 직원을 모집한다는 선우항공여행사의 구인광고. ⓒ잡코리아 관련화면 캡쳐.
    미국과 호주, 일본 등은 자국민의 북한여행을 금지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별다른 이유 없이 억류, 정치협상용 인질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또한 이들 나라가 시행하는 독자 대북제재에는 평균적으로 1,000달러(한화 약 110만 원) 이상의 현금을 북한에 가져가거나 보낼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북한여행을 가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데 한국의 한 여행사가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북한관광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9월 28일 “한국 내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북한 관광이 10월부터 진행될 전망”이라며 “다만 미국인은 미국 정부의 대북여행금지 조치 때문에 상품판매 대상에서 제외됐다”면서 관련 소식을 전했다. 한국 내 외국인들에게 북한관광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는 ‘선우항공여행사’로 이날 서울 용산구 빅프라임 투어 사무실에서 상품 설명회를 열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만난 김진철 선우항공여행사 대표는 “북한 당국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사증(비자) 없이도 북한을 방문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번 외국인 관광도 사증 대신 ‘관광증’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서울과 부산 이외에도 광주 등 타 지방 여행사들과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을 더 많이 모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김 대표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때문에 중국 여행사를 통한 우회계약 방식을 택했다”면서 “美국무부의 북한여행금지 조치가 있기 때문에 미국인은 상품판매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고 한다.

    ‘선우항공여행사’ 설명에 따르면, 북한 관광은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진행하며, 서울과 부산에서 항공편으로 중국 선양으로 간 다음 북한에 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일정은 4박 5일과 5박 6일 두 가지가 있으며, 평양, 묘향산, 개성, 금강산, 판문점 등을 둘러보게 된다고 한다.

    北금강산국제여행사-中요녕오중 국제여행사 거쳐 韓업체가 판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한국 내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북한관광사업은 北금강산국제여행사가 주관하는 것으로, 북한은 이를 中요녕오중 국제여행사에 위임했고, 요녕오중 국제여행사는 지난 7월 8일 선우항공여행사와 다시 계약을 맺고 외국인 관광객에 모집에 나선 것이라고 한다.

    김 대표는 “저희가 이번에 시행하는 외국인들의 북한관광이 계기가 돼 나중에는 한국인들의 평양관광도 이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대북제재가 해제되고 한국 정부가 직항 전세기를 이용한 북한 관광을 허용하면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고 한다. 실제 '선우항공여행사'는 지난 9월 하순부터 '잡코리아' 등 구인구직 사이트에 '외국인 북한관광' 업무를 맡을 계약직 직원 2명을 서울과 부산에서 모집한다는 공고를 올렸다. 다만 고용 인원이 적고 고용 기한도 짧다는 점은 '선우항공여행사' 측이 국내 외국인 북한 관광의 전망을 어떻게 보는지 추정 가능케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선우항공여행사가 북한관광상품을 판매해 벌어들인 수익 가운데 일부가 북한 측에 흘러들어갈 경우 유엔 안보리가 움직이기 전에 미국이나 호주 등이 어떤 조치를 내리지 않겠느냐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과 호주는 물론 일본, EU 등도 독자대북제재를 통해 북한과는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거의 모든 외화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