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북한 주민들 회담에 무관심…주민 생활 외면하고 김정은 잇속만 채울 것 예상”
  •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평양에 도착, 김정은의 영접을 받고 있다. ⓒKBS 남북정상회담 생방송 유튜브 채널 캡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평양에 도착, 김정은의 영접을 받고 있다. ⓒKBS 남북정상회담 생방송 유튜브 채널 캡쳐.
    한국 언론들은 18일 새벽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분위기를 띄우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도 3차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에 큰 진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은 이번 회담에 대해 냉담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7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 소식통을 인용, “북한 매체를 통해 제3차 남북정상회담 소식이 북한 내부에도 알려졌지만 주민들은 과거 남북정상회담이 민생은 외면하고 북한 3대 세습 체제 유지에 이용됐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소식통은 “오늘 노동신문에 ‘지금 남조선에서는 역사적인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며 크게 보도했지만 북한 주민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주민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도 과거처럼 민생 향상은 외면하고 김정은 체제와 노동당 간부들의 잇속만 채워주는 회담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2000년 6월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평양을 방문한 故김대중 前 대통령이 김정은과 두 손을 잡는 모습이 보도됐을 때만 해도 정말 통일이 한 발 앞까지 다가오는 것 같았다”면서 북한 주민들이 왜 남북정상회담에 냉담한 지를 설명했다. 그는 “그때 우리 민족끼리 통일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협력으로 민족 경제를 발전시키자는 6.15 공동선언이 발표되자 주민들 모두 북한에 큰 변혁이 올 것으로 믿었는데 이후 한국과의 경제협력이 시작되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활성화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수령의 금고만 채워 준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북한 주민들은 당시 한국에서 보낸 쌀, 의약품 등 각종 제품이 남포항으로 들어오는 것을 봤는데 이것이 모두 노동당 간부들의 손에 들어가자 크게 실망했다고 한다.

    北소식통 “2000년, 2007년 정상회담 김씨 왕조 뱃속만 채워”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될 때 북한은 남한과의 경제협력으로 상당히 큰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외화벌이 일꾼이라는 그는 “그러나 북한 정권은 그 돈을 주민들 식량 사는 데 쓰지 않고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하는데 썼다”면서 “체제 유지를 위해 그 큰돈을 들여 무기를 개발해서는 남한과 국제사회를 위협했다”고 비판했다.

  • ▲ 2007년 10월 4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과 악수하는 故노무현 前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7년 10월 4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과 악수하는 故노무현 前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소식통은 “김정은은 집권 초기부터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연이어 실시해 국제사회의 분노를 불러왔고 결국 대북제재를 초래해 민생을 도탄에 빠뜨렸다”며 “지난 4월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 모습이 TV로 전해졌을 때 북한 주민들은 이번 회담에서는 뭔가 합의가 도출돼 대북제재가 풀릴까 기대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실망했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이 남북정상회담과 美北정상회담을 진행한 뒤에도 각종 강연을 통해 주민들을 옥죄는가 하면 “대북제재 속에서의 독자생존”을 주장하는 등 변화를 거부하자 주민들의 실망이 커졌다는 설명이었다. 소식통은 “이번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끝나면 노동당 선전선동부는 또 ‘위대한 영도자의 결단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고 요란하게 선전하겠지만 북한 주민들은 실제로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당국도 이제는 거짓 선전에 넘어갈 주민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남북경제협력을 이끌어내 민생부터 챙겨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