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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김동원씨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6일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허익범 특검은 김 지사에게 컴퓨터 장애 등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날 오전 9시 30분 까지 서울 강남역 인근 특검 사무실로 올 것을 통보했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댓글 조작을 승인 또는 지시한 걸로 보고 있다.
예정 시간보다 5분 일찍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등장한 김 지사는 포토라인에 서서 "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누구보다 먼저 특검에 도입을 주장한 사람"이라며 "특검보다 더한 조사에도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그렇고 국민도 그렇고 특검이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특검도 정치적 공방이나 갈등을 확산시키는 '정치 특검'이 아니라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 되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 지사는 이날 자신을 향해 제기된 댓글 조작 공모 의혹, 인사청탁 및 불법선거 의혹 등을 전면 부인했다.
김 지사는 이른바 '킹크랩 시연회'를 본 적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드루킹에게 6·13 지방선거 도움을 요청했다는 의혹과 센다이 총영사 등을 역제안했다는 의혹에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일축하며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허익범 특검 사무실 건물 앞에는 김 지사 지지자들과 김 지사 구속을 요구하는 이들이 대거 몰려들어 각자의 주장을 외쳤다. 경찰은 5개 중대 경찰관 500명을 배치해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했다.
드루킹 커넥션 보는 특검과 '일체 부인' 김 지사 간 공방전
특검은 사전 확보된 드루킹의 USB를 토대로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김 지사가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인지했는지 집중 조사한다. 아울러 김 지사가 2017년 12월 일본 지역 고위 외교 공무원직을 대가로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드루킹에게 요구한 것이 아닌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드루킹 김동원 씨가 지난 2017년 3월, 김 지사를 국회에서 만났을 때 '(대통령 선거 뒤) 2018년 6월 지방선거까지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면담 기록을 특검이 입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 수사개시 41일 만에 이뤄진 이번 소환 조사는 이날 밤 늦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김 지사는 9층에 마련된 영상 녹화 조사실에서 신문을 받는다. 본격 조사에 들어가기 전에 허 특검과도 간단한 면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지사가 특검이 제기한 혐의를 일체 부인하는 만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현직 도지사 신분이라 수차례 소환 조사하기가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전체 조사는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검은 김 지사의 진술이 그간의 조사 내용과 계속 평행선을 달릴 경우 증거인멸 가능성을 고려해 신병 확보에 나서는 방안과 김 지사와 드루킹 일당을 대질신문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