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보다 0.9%p 오른 62%... 전기료 누진제 완화·폐지 논의 등 영향 분석
  • 6·13 지방선거 이후 지속적으로 추락하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6주만에 소폭 반등했다. 전기요금 누진제의 완화 또는 폐지 방안 등 폭염 관련, 생활 밀착형 대책의 영향인 것으로 해석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2일 주중 동향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65주차 국정수행 지지율이 62%"라며 "지난 주 주간집계 대비 0.9%p 올랐다"고 했다.

    〈리얼미터〉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달 30일에는 58.8%까지 내렸으나 이낙연 국무총리의 '전기요금 부담 완화 검토', 남북장성급 회담 등의 소식이 있었던 31일에는 61.5%로 반등했다"며 "이 총리의 폭염 안전대책 긴급지시 보도가 있었던 지난 1일에도 63.6%로 지지율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리얼미터〉는 하락세가 계속됐던 자영업 직군과 부산·울산·경남, 충청권, 그리고 보수층과 중도층에서 상당 폭의 지지율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휴가에 돌입하면서 지지율에 영향을 줄만한 큰 사건들이 청와대 주변에 없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가 휴업에 들어가면서 이에 대한 여론 반응이나 변화의 폭도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30일부터 8월 3일까지 일주일 간 휴가중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최근 폭염 대책에 대해서는 노무현 정부 시절 강도높게 누진제를 추진했던 기조에서 벗어나 '누진제 한시적 완화 대책 강구'를 시사하는 등 유연한 모습도 보였다. 지난달 31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직접 "전기 요금에 대한 특별 배려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현 누진제도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3단계 3배로 개정한 것인데, 노무현 정부때 6단계 11.7배의 누진율을 완화한 것이다. 여기에 추가 대책을 주문한 것이다. 이같은 생활 밀착형 대책이 보수층 및 중도층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재인 정부로서는 당장의 지지율 하락세가 멎었다고는 하지만 거꾸로 60% 초반대의 지지율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지지율이 추가로 하락한다면 언제든 60%대 지지율이 깨질 가능성도 안게 된 셈이다. 현재로서는 '적폐청산' 외에는 이렇다할 지지층 결집 요인이 없는 반면, 리비아 한국인 납치 문제 등 지지율이 추가 하락할 수 있는 요인은 적지 않은 상태다.

    이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과 민주당의 지지율간 격차가 점점 줄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날 같은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41.9%를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큰폭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지난 6월 4주차 주중집계에서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70.6%,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47.8%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폭이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폭 보다 더 크다.

    더군다나 민주당은 다가오는 8월 25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새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이 지지율로 반영된다면 전당대회가 열리는 8월 말까지는 지지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전당대회 후 지지율 때문에라도 당·청관계가 변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주도해왔던 지금까지의 기류에 변화가 올 수도 있으리란 설명이다. 

    박근혜 정권 때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집권 2년차인 지난 2014년, 당시 새누리당 전당대회는 친박계 서청원 의원과 비박 김무성 전 대표 등이 출마해 진검승부를 벌였고, 혈투 끝에 김 전 대표가 승리를 거뒀다. 당시 김 전 대표는 "본인이야 말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일할 것"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이후 당·청 관계는 미묘하게 변하기 시작했고,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 사건 등이 있었다.

    자유한국당 소속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박근혜 정권 당시 전당대회를 생각해보면, 이번 민주당의 전당대회 역시 어떤 주자가 당선되든 완벽한 당청관계보다는 일종의 파열음을 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의 친문처럼) 당시 친박도 표가 갈리는 모습이 일부 연출됐고, 비박인 김무성 대표도 당선 직후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주장했었다"며 "큰틀에서는 물론 함께 가겠지만 지지율이 비슷해지거나 역전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주중 집계 여론조사 결과는 2018년 7월 30일(월)부터 8월 1일(수)까지 사흘 동안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34,994명에 통화를 시도, 최종 1,502명이 응답을 받아 도출한 결과다. 응답률은 4.3%를 기록했고 조사 방법은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통계보정은 2018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이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http://www.realmeter.net/category/pdf/)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