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북한군 후방 부대, 일반 군수물자에 건설자재까지 훔쳐 팔아”
  • ▲ 평양 시내 건설현장에 투입된 북한군 병사들. 북한군 120만 명 가운데 40만 명 이상이 무늬만 군인인 '건설돌격대'라고 한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평양 시내 건설현장에 투입된 북한군 병사들. 북한군 120만 명 가운데 40만 명 이상이 무늬만 군인인 '건설돌격대'라고 한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군 장교들이 군수품을 빼돌려 장마당에 내다 판다는 소식은 수 차례 나온 바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병사들까지도 보급 물자를 빼내 민간인에 팔아치우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5일 “북한군 간부들의 일상적인 군수물자 횡령에 이어 최근에는 사병들까지도 보급물자를 훔쳐 민간인에게 팔아넘기는 사례가 증가해 북한군 당국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는 현지 소식통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북한 후방에 배치돼 있는 9군단의 군수품 횡령 실태를 전했다고 한다. 그는 “9군단 예하 한 부대에서는 군인들이 부대 건설용으로 들여온 시멘트, 철근 등 자재들을 훔쳐내 주둔지 주변 장사꾼들에게 팔거나 외상값 대신에 주는 사건이 자주 발생해 해당 부대 지휘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주로 늦은 밤이나 새벽에 이런 일이 일어나 군 당국도 단속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북한군 사병들이 훔쳐낸 건설자재들은 부대 막사와 전투시설 보강공사용으로 보급 받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해당 부대에서는 도난사고 방지를 위해 군수물자를 빼돌리는 자는 엄중 처벌한다는 경고와 함께 장교들까지 경비에 동원하고 있으나 일부 장교들이 병사들과 짜고 물자를 빼돌리는데 앞장서고 있을 정도로 한심한 지경”이라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삼지연 정비 공사에 동원된 군인들이 건설 자재들을 훔쳐 음식이나 돈으로 바꾸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 “하지만 당국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돌격대’ 등으로 알려진 건설 전문 부대의 보급이 워낙 열악하다보니 군수품 횡령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었다.

    소식통은 “해당 부대들은 군수품을 빼돌린 군인들을 엄벌하는 한편 부대 내부적으로 다양한 정신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장병들에게 기초적인 의식주를 제공하지 않고서는 이런 범죄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노동당 중앙에서 이와 관련해 김정은의 지시가 여러 차례 내려왔지만 일선 부대 장병들의 반응은 싸늘하다”며 “견디기 어려운 군 생활여건을 개선할 생각은 안 하고 무조건 지시만 내리는 노동당 중앙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