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여론조사… 한국당, 울산북구에선 민주에, 경북김천서는 무소속 후보에 밀려
  • ▲ 서울 노원병 재보선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의 김성환 후보. 방송3사 여론조사 결과 김성환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서울 노원병 재보선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의 김성환 후보. 방송3사 여론조사 결과 김성환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전국 재·보궐선거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압도적인 우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가 무려 12곳에서 치러지는 만큼 '미니 총선'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여야의 명암은 명백하게 엇갈리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선거 지역 중 11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것. 그나마 남은 한 곳에서도 무소속 후보가 한국당 후보를 누른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원구성은 물론 정치권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선거에서 야당의 패색이 역력하다.  

    KBS, MBC, SBS 등 방송 3사가 여론조사기관 <칸타 퍼블릭>, <코리아리서치센터>,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조사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12곳 선거구의 만 19세 이상 남녀 500~50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야권 후보들 지지율 다 합쳐도... '글쎄'  

    서울 노원병에선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후보가 46.6%를 얻었다. 바른미래당 이준석 후보(11.5%)와 자유한국당의 강연재 후보(5.7%)의 지지율을 합친 것보다 더 높은 수치다. 적극 투표층 여론조사에서는 김성환 후보가 53.3%를 얻었다.

    같은 서울 지역인 송파을의 경우에는 민주당 최재성 후보가 39.2%의 지지율을 보였고 한국당 배현진 후보가 18.4%, 바른미래당 박종진 후보가 6.3%를 얻었다. 역시 야권의 두 후보의 지지율을 합친 것보다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인천 남동구갑에서도 민주당 맹성규 후보(41.0%)가 한국당 윤형모 후보(10.2%), 바른미래당 김명수 후보(2.9%) 등을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한국당의 '수성'이냐 민주당의 '탈환'이냐 관심이 쏠리는 부산 해운대을은 무려 6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하지만 역시 민주당 후보의 압도적 우세가 드러났다. 민주당 윤준호 후보가 35.7%를 얻은 가운데 한국당 김대식 후보가 16.3%, 바른미래당 이해성 후보가 3.1%를 얻었다. 

    민주당의 수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경남 김해을에서는 민주당 김정호 후보가 47.2%를 얻어 한국당의 서종길 후보(12.8%)보다 우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드루킹 댓글조작에 연루된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의 지역구였던 만큼 민주당 후보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한국당의 '텃밭'도 흔들리는 형국이다. 울산 북구에서는 민주당 이상헌 후보가 30.0%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경북 김천시에서는 당초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점쳐졌던 한국당 송언석 후보가 22.8%를 얻는 데 그쳐 무소속 최대원 후보(29.1%)에게 1위를 내주고 말았다. 

    충청권 민심도 민주당에 쏠린 상태다. 충북 제천시단양군에서는 민주당 이후삼 후보(35.8%)가, 충남 천안갑에서는 민주당 이규희 후보(39.2%)가, 충남 천인병에서는 민주당 윤일규 후보(45.2%)가 각각 선두를 차지했다. 

    한국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광주 서구갑과 전남 영암군·무안군·신안군에서는 민주평화당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광주 서구갑에서는 민주당 송갑석 후보가 53.1%를 얻어 평화당 김명진 후보의 4.4% 지지율을 열배 차이가 넘게 따돌렸다. 전남 영암군·무안군·신안군에서도 역시 민주당 서삼덕 후보가 49.4%를 얻어 평화당 이윤석 후보(16.6%)보다 두 배 넘는 지지율을 얻었다. 

    ◆단일화 해법 못찾는 야당 궤멸 가능성  

    여론조사 결과만 두고 보면 여당의 '압승', 야당의 '궤멸'이 불가피해 보인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도 '완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한국당의 경우 재·보궐선거에도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현재 118석의 민주당과 114석인 한국당의 의석수 차이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압도적인 원내 1당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면 한국당의 원내 영향력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원 구성에서도 한국당이 불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국회 후반기에서 문재인 정부는 더욱 우호적인 입법 환경을 갖게 된다. 문재인 정부의 '독주'가 불가피해지는 셈이다.

    하지만 부동층의 표심을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번 방송 3사 여론조사를 보면 부산 해운대을에서는 '모르겠다'는 응답층이 22.1%를 차지했으며 경북 김천에서도 적지 않은 응답자가 모르겠다고 답했다. 민주당의 우위라는 전반적인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지 몰라도, 숨은 보수 표심이 대거 드러날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판세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번 여론조사에 상당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 대표는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왜곡된 여론조사로 우리 지지층이 아예 투표를 포기하게 하려고 방송사들이 난리"라며 "곧 신문에서도 똑같은 방법으로 시·도지사 여론 조사도 대대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오히려 보수 표심을 숨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인 것이다. 실제 한국당은 12일 예정된 미북정상회담이 선거에 끼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원들이 사전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독려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송 3사 재보궐 여론조사는 유무선 전화면접조사(유선 15~41%, 무선 59~85% 내외) 방법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이며 응답률은 선거구별 10.8% ~ 26.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