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만 두는지는 차후 남북관계가 평가할 것"
  • ▲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3층 서기실의 암호' 출간 간담회 당시 태영호 前공사. ⓒ뉴데일리 DB.
    ▲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3층 서기실의 암호' 출간 간담회 당시 태영호 前공사. ⓒ뉴데일리 DB.
    북한이 ‘인간쓰레기’라고 맹비난하며 한국 정부에 '조치'를 요구했던 태영호 前영국 주재 北대사관 공사가 귀순 이후 재직해 온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소에서 사직했다고 ‘중앙일보’가 24일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태영호 前공사는 23일 밤 전화 인터뷰에서 ‘오늘 부로 제가 몸담아온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 자문연구위원직을 사직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태영호 前공사는 사직 배경을 묻자 “내가 왜 사직하게 됐는지는 차후 남북관계가 평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분명한 것은 나는 이제부터 자유로운 몸이 됐다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태영호 前공사는 김정은을 비판한 책 ‘3층 서기실의 암호’를 출간한 것 때문에 사직 압박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고 한다. 또한 “누가 뭐라고 한 게 아니라 제가 자진해서 사직한 것이라는 점, 독자적 판단과 결심에 스스로 사직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 달라”고 중앙일보 측에 당부했다고 한다.

    자진 사직임을 분명히 밝히지 않으면 마치 누가 압력을 넣어 그렇게 된 것으로 착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태영호 前공사는 “국정원 산하 연구소 사직이 향후 활동 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차원이라고 보시면 된다”고 답했다고 한다. 다만 국정원을 통한 신변 경호는 지금과는 달라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즉 차량과 5명 안팎의 경호원이 항상 그를 보호하게 된다는 뜻이다.

    태영호 前공사는 “차후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길을 갈지는 차츰 정리해서 말씀드리겠다”며 “앞으로 제 활동은 추후에 밝히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중앙일보’는 이를 두고 “미국 등 해외에서 김정은 체제에 대한 비판 활동을 벌일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고 풀이했다.

    태영호 前공사는 지난 14일 북한 권력층 내부의 상황 등을 다룬 책 ‘3층 서기실의 암호’를 출간하고 국회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책 내용과 태영호 前공사의 발언이 알려진 지 이틀 뒤 북한은 예정돼 있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대남·대미 협박 발언을 쏟아냈다. 또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취재하려는 한국 공동취재단의 입국을 보류해 언론들이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들기도 했다.

    2016년 8월 귀순한 태영호 前공사는 최근까지 국정원 INSS 소속으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정보를 한국 정부에 제공하고, 언론과 국민들에게도 종종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