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풀 선점하라", "공유하라" 일일히 지시하며 실시간 여론 조작
  • ▲ 댓글 여론 조작 혐의로 구속 기소된 '드루킹' 김모씨가 추가조사를 위해 11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으로 호송되고 있다. ⓒ 사진 뉴시스
    ▲ 댓글 여론 조작 혐의로 구속 기소된 '드루킹' 김모씨가 추가조사를 위해 11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으로 호송되고 있다. ⓒ 사진 뉴시스
    [김경수 대선농단 의혹]

    지난해 대통령 선거 전부터,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이용해 인터넷 여론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동원씨가, 'KBS-new'라는 새로운 닉네임을 사용해 댓글 조작을 주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18일 동아일보는 이런 내용을 담은 기사를 단독으로 내보냈다.

    신문에 따르면, 드루킹은 자신이 운영을 주도한 인터넷 카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고위 회원들만 가입할 수 있는 비밀 대화방을 만들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조작'을 지시했다. 이 대화방의 이름은 그의 닉네임과 같은 'KBS-new'였으며,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에 개설됐다.

    대화방 내용을 보면 지난해 대선을 앞둔 4월6일, 드루킹 김씨는 문재인 후보의 경쟁자였던 안철수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여론조작을 구체적으로 요구했다. 아래는 당일 드루킹이 비밀대화방에 남긴 글.

    민주당 "국민의당 불법경선운동 진상을 어물쩍 넘기려나"
    기사에 선플 선점해 달라.
    네이버 검색창 접속해 '안철수 조폭', '차떼기' 시간 될 때마다 검색해 달라.

    드루킹의 여론 조작은 대통령 선거 이후에도 계속됐다. 지난해 6월7일 대화방에 올라온 그의 글을 보면, 대선 이후에도 현 정부에 우호적인 내용의 인터넷 여론 조작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드루킹은, 김경수 의원으로 추정되는 정치인 '바둑이' 지원에도 공을 들였다.

    '이니 하고 싶은거 다해~' 블로그 글 공유해 달라.
    '바둑이' 지역조직 만들기 위해 경남 김해시에 거주하는 회원들은, 오프라인 활동을 위해 서유기에게 텔레그램을 보내줄 것.

    드루킹은 'KBS-new' 말고도 경공모 일반 회원들이 가입할 수 있는 별도의 대화방 'KCS'도 만들었다. 지난해 8월1일 'KCS'에는, 대표적 친문 인사인 전해절 의원의 경기도지사 출마를 위해, 당내 경쟁자인 이재명 성남시장 견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드루킹은 해당 글을 게시하면서, '바둑이 측 의견이며 보안을 바란다'는 당부의 메시지를 남겼다. 드루킹은 올해 3월 자신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회원들에게 휴대폰 초기화 및 텔레그램 재설치를 지시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하기도 했다.

    전해철 의원 경기도조시 나갈 예정. 전해철을 지금 우리가 밀면 광화문(청와대)의 지시가 아닌가 의심하게 됨. 전해철 실명 거론 말고 이재명만 견제하는 게 좋을 듯. 바둑이 측 의견. 보안 유지 바람.

    (경찰 수사 시작됐으니) 여러분 텔레그램을 리셋해야 함.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재설치할 것. 방법은 둘리에게 문의. 그래야 포렌식 프로그램으로 과거 채팅 내용을 볼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