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성추행' 양예원의 절규 "제발 좀 살려주세요!"

모델 아르바이트 갔다가 '음란사진' 강요당해.. 3번이나 자살 기도

조광형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5.17 23:07:34
유튜브 채널 '이동민 & 양예원의 비글커플'로 잘 알려진 유튜버 양예원이 3년 전 정체 불명의 남성들에게 '누드 사진' 촬영을 강요당하는 성범죄를 당한 사실을 고백해 파문이 일고 있다.

양예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렇게 말을 하기까지 수많은 고민을 했고 수없이 맘을 다잡았다"며 "너무 힘이 들고 죽고 싶고, 눈물이 쏟아졌지만, 절 사랑하는 사람들이 넌 피해자라고 숨고 아파하고 도망가지 않아도 된다고 용기를 줘 대한민국에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있고 나쁜 사람들이 있는지 말해보려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양예원은 "3년 전, 20대 초반이었던 저는 평범하게 배우를 꿈꾸며 공부하던 학생이었다"며 "어느 날 알바몬에서 알바를 구하던 중 피팅모델에 지원을 하게 됐고,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아 합정역 3번 출구 근처의 한 스튜디오를 찾아갔다"고 말했다.

양예원은 "자신에게 연락을 준 사람은 '실장'으로 불리는 사람이었는데, 카메라 테스트를 해보자며 예쁜 배경 앞에서 앞, 옆, 뒤를 촬영했고 카메라에도 잘 나온다고 웃어보여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예원은 "자기가 비싼 프로필 사진도 무료로 다 찍어줄 거고, 아는 PD와 감독도 많으니 잘하면 그분들께 소개해주겠다는 실장의 말에, '여기는 정말 좋은 곳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속았다"며 "그때 실장이 자신에게 아무렇지 않게 종이 한 장을 내밀길래 거기에 덜컥 제 이름 세 자를 적었다"고 말했다.

그때부터가 '악몽'의 시작이었다. 약속한 날짜에 양예원이 찾아오자, 수일 전 '친절한 미소'로 그녀를 맞이했던 실장의 표정이 돌변했다.

포르노에 나올법한 XX가 보이는 속옷을 건네주며 "갈아입고 오라"고 말한 실장은 "난 이런 거 싫다고, 안 할 거라"고 말하는 양예원에게 "너 때문에 저 멀리서 온 사람들은 어떡하냐. 저 사람들 모두 회비 내고 온 사람들인데, 너한테 다 손해배상 청구할 거다"라는 협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양예원의 주위에는 20명 가량 되는 남자들이 모두 카메라를 든 채 담배를 피워 물고 있었다. 이들은 실장이 운영하는 온라인 카페의 '유료 회원'들로, 이날 속옷을 입은 양예원을 찍기 위해 일종의 '출사'를 나온 남성들이었다.

스튜디오에 들어온 이상 도망갈 수도 없었다. 양예원이 들어오자마자 실장은 도어록이 설치된 철제 문에 자물쇠까지 채워 이중으로 문을 걸어 잠갔다. 스튜디오 내부는 창문이 하나도 열려 있지 않은 완전히 밀폐된 공간이었다.

"어린 마음에 너무 무서웠습니다. 분위기도 살면서 처음으로 느껴지는 살벌함과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 집은 돈도 없는데 나 이렇게 불효하면 안 되는데.. 고소당하면 어쩌지.. 나 정말 매장당해서 데뷔도 못하면 어떡하지 등등. 많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오늘만 참자.. 그렇게 옷을 갈아입고 나왔습니다."


공포스러운 분위기에 압도된 양예원은 실장이 준 속옷으로 갈아 입고 남성들 앞에 섰다. 그러자 20여명의 남성들이 양예원을 둘러싸고 사진을 찍으면서 한 명씩 원하는 포즈를 요청했다. 이때 포즈를 잡아주겠다면서 다가와 번갈아가며 양예원의 가슴과 XX를 만지는 성추행을 저질렀다.

"너무 무서웠습니다. 소리도 지를 수 없었고 덤빌 수도 없었습니다. 머릿속에는 딱 한 가지 생각만 있었습니다. 여기서 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강간을 당해도 아무도 모르겠구나... 죽을 수도 있겠구나.. 강간만큼은 피하자, 말 잘 듣자.. 여기서 꼭 살아서 나가자..라는 생각이요."

강간 만큼은 피해보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양예원은 남성 회원들이 웃으라면 웃고 손 하트를 하라고 하면 하트를 하는 등, 원하는 대로 포즈를 취해주며 촬영에 임했다.

"손 하트를 하라고 하면 하트를 했고 다리를 벌리고 혀를 내밀어 보라 하면 그렇게 했고. 가슴을 움켜쥐라고 하면 움켜쥐었고 팬티를 당겨 XX가 보이게 하라면 그렇게 했습니다. 더 심각하게는 손가락을 XX에 넣어보라고도 했습니다. 왜 싫다고 안 했냐고요? 싫다고 했습니다. "그건 싫어요. 그건 안돼요." 그렇게 하면 항상 분위기가 험악해졌고 제게 욕을 퍼붓고 담배를 피워대며 "저런 년을 왜 데려왔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럼 그때마다 실장님은 제게 너 이런 식으로 할 거냐고 협박을 해왔습니다. 너무 무서웠고 밀폐된 공간에서 이렇게 많은 남자들에 여자라고는 나 하나뿐인데 정말 너무 무서워서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양예원은 첫 촬영이 끝내자마자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표시했지만, 실장은 "회원들이 손해배상 청구를 하면 네가 감당할 수가 없고, 이미 찍은 속옷 사진들은 내가 다 갖고 있다"며 양예원을 궁지로 몰아 넣었다.

나체 사진들을 가족들이 볼까 두려워 양예원은 그렇게 네 번의 촬영을 더 하고, 네 번의 성추행을 더 당했다.

"그 촬영을 하는 기간 동안은 전 제정신이 아니었고 평생 기억하고 싶지 않은 잊고 싶은 씻을 수 없는 상처의 시간이었습니다. 너무 수치스러웠고 너무 부끄러웠고 그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말할 수 없었으며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나만 입다물고 모른 척 조용히 살면 난 평생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신고도 하지 못한 채 전 정말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렇다고 마음이 편한 적은 단 하루도 없었습니다."

배우의 꿈은 당연히 버리게 됐다. 자신이 혹시 유명해진다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 한 순간일 거라고 생각했다. 양예원은 혼자 있을 때마다 항상 인터넷을 뒤지며 혹시 사진이 올라오진 않았을까 매일 불안에 떠는 삶을 반복했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3년 동안 그 일을 잊은 적은 단 하루도 없었지만, 3년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조금은 안심이 됐다.

하지만 지난 8일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다. 몇몇 야동 사이트에 문제의 사진들이 대량으로 업로드 된 것.

"유명세를 치르길 원하진 않았지만 유명세를 치른 덕에 내 사진이 퍼졌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았고 제게 메시지가 왔습니다. 별짓 다했구나, 창녀, 걸레, 잘 봤다 네 XX 등등...심지어는 남자친구의 인스타 메시지로 제 사진을 캡처해 보내면서 “이걸 보니 기분이 어때요?” 묻는 사람까지 있었습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사진이 올라오자마자 제 가족, 남자친구, 제 지인들에게까지도 그 사진을 본 사람들이 캡처를 해서 심한 말과 함께 보내더군요. 죽고 싶었습니다. 정말로 죽고 싶었습니다. 너무 무서웠습니다. 남자친구인 동민이가 보면 날 어떻게 생각할까부터 엄마가 알게 된다면 아빠가 알게 된다면 얼마나 가슴이 찢어질까.. 또는 내 동생들, 아직 사춘기인 내 남동생이 보게 된다면 얼마나 큰 충격을 받고 날 다시는 보려 하지 않겠지.. 등등 별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양예원은 가족들에게 편지를 쓰고, 남자친구에게 헤어지자고 말한 뒤 3차례나 자살 기도를 했다.

"죽는 것만이 살 길이였습니다. 3차례의 자살기도, 그리고 실패하자 더 억울했습니다. 죽기도 이렇게 어렵구나 내 인생은 왜 이렇게 모든 게 어렵고 힘들까...눈물만 흘렀습니다. 너무 억울하게도 사진 속의 제 모습은 웃고 있어서 더 부끄러웠습니다. 사람들은 결과물만 보게 되니깐 분명히 그 사진을 보고 내가 자의적으로 찍었을 거라 생각하겠지.. 이런 생각을 하니 어떤 사람도 만나고 싶지 않았고 이대로 숨어서 아무도 없는대서 혼자 서서히 죽어가기만 기다리는 게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던 중 양예원의 피해 사실을 알게된 주변 사람들이 용기를 북돋아 주기 시작했다. 이겨 내야 한다고. 싸워야 한다고.….

"동민이가 알게 되었고 제 주변 사람들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제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괜찮다고 말해줬습니다. 넌 피해자라고 격려해줬습니다. 이겨 내야 한다고, 싸워야 한다고 말해줬습니다. 그래서 저는 신고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제가 용기 내어 이 사건에 대해 세상에 알려 조금이라도 피해자를 줄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 나쁜 사람들을 잡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그 사람들이 더 이상 그런 짓을 못하게 막고 싶었습니다."


양예원의 주장에 따르면 남성들이 '출사'의 대상으로 삼는 여성은 대부분 20대 초반의 사회 초년생 여학생들이고, 미성년자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양예원의 경우처럼 ▲피팅모델 알바를 하러 왔다가 당하거나, ▲길거리에서 촬영 문의를 받아서 오게 되거나, ▲또는 블로그 등에 일반적인 사진들을 올려놓고 촬영 모델을 구한다고 해서 왔다가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예원은 "이 글을 쓰면서도 과호흡 증세가 찾아오고 눈물이 흐르며 손이 떨리고 그때의 악몽이 떠올라 괴롭다"면서 "저를 도와주시고 이러한 일들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의 피해자들이 안 생기게 이 글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퍼트려달라"고 호소했다.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 출처 = 양예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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