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美대사관 예루살렘 개관식 맞춰 하마스 지지 세력 국경 12곳서 무장 폭동
  • ▲ 이스라엘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美대사관 개관식에 참석한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제러드 쿠쉬너 美백악관 수석 고문, 이방카 트럼프. ⓒ英BBC 중계화면 캡쳐.
    ▲ 이스라엘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美대사관 개관식에 참석한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제러드 쿠쉬너 美백악관 수석 고문, 이방카 트럼프. ⓒ英BBC 중계화면 캡쳐.
    지난 13일 오후 4시(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는 美대사관 이전·개관식이 열렸다. 스티브 므누신 美재무장관, 제러드 쿠쉬너 美백악관 수석고문과 그의 부인 이방카 트럼프,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800여 명의 내외빈이 참석해 예루살렘 美대사관 이전을 축하했다.

    같은 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경 지대에서는 하마스 지지 세력이 주동한 무장 폭동이 일어났다. 한국 언론들은 “이스라엘 군이 팔레스타인 시위대에게 발포, 50여 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가 소총과 폭탄으로 무장했다는 내용, 이들이 한 달 가까이 ‘화염병을 매단 연’으로 테러를 가해왔다는 이야기는 전하지 않았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 보도에 따르면, 이날 가자 지구를 시작으로 팔레스타인 자치령과 이스라엘 국경 12곳에서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시위대는 한 때 4만 명까지 불어났다고 한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하마스 보건부는 이날 시위대와 이스라엘 방위군의 무력 충돌로 58명이 사망하고 2,7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면서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이날 폭력 시위는 하마스 지지 세력이 주도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방위군의 발표도 전했다. 이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시위대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국경에 설치된 철조망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시위 군중을 지켜보던 이스라엘 방위군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고 한다. 무장 폭동이었다.

    팔레스타인 폭도들이 설치한 폭발물 때문에 이스라엘 방위군 3명이 숨졌고, 총격으로 일부 장병이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스라엘 방위군을 향해 불붙은 타이어와 화염병을 던지기도 했다고 한다. 북부 국경에서는 이스라엘 방위군의 뒤에서 총격이 가해지기도 했고 남쪽 국경에서는 이런 총격이 가해지자 이스라엘 방위군 탱크가 제압 사격을 했다고 한다. 탱크가 포탄을 퍼부은 곳은 하마스 기지와 가까운 곳이었다고.

    이스라엘 방위군은 가자 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지구를 비롯해 팔레스타인 자치령과 이스라엘 국경 곳곳에서 폭도들의 공격이 거세지자 공군기를 동원, 이미 파악해 놓고 있던 테러조직 ‘하마스’의 기지 5곳을 공습했다고 한다.
  • ▲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 방위군을 공격하던 폭도가 인터뷰에 응했다. 오른쪽 뒤에 보이는 타이어의 용도는 불을 붙여 이스라엘 방위군을 공격하는 것이다. ⓒ英BBC 관련보도 유튜브 영상캡쳐.
    ▲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 방위군을 공격하던 폭도가 인터뷰에 응했다. 오른쪽 뒤에 보이는 타이어의 용도는 불을 붙여 이스라엘 방위군을 공격하는 것이다. ⓒ英BBC 관련보도 유튜브 영상캡쳐.
    요르단강 서안 지구의 경우 처음에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 방위군에게 돌을 던지며 예루살렘으로 진출을 시도했다고 한다. 이에 이스라엘 방위군은 고무탄 등 비살상 무기를 쏘며 막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돌에 맞은 이스라엘 장병 1명이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한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돌을 던질 때 ‘다윗의 물맷돌(David Sling)’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에서는 시위대가 타이어에 불을 붙여 이스라엘 방위군 쪽으로 굴려 보내는가 하면, 일부는 이스라엘 방위군을 향해 총격을 가하거나 돌을 던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들이 14일부터 주민들을 앞세워 이스라엘을 향한 폭동을 일으키려 하는데 그 인원이 10~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는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의 주장을 전했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하마스는 주민들에게 이스라엘 국경에서 폭동을 벌일 경우 보상해주겠다고 꼬드기고 있는데 그 중에는 10대 청소년과 어린이를 무장시켜 이스라엘을 공격한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는 국내 정보국 ‘신베쓰’의 분석 내용도 전했다.

    이스라엘 군 정보국 ‘아만’은 “최근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전쟁을 하는 데는 별 관심이 없지만 국경 지대에서 심각한 수준의 무장 폭동을 벌이려는 의도는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 언론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설명은 거의 전하지 않고 있다. 유엔마저도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듯한 발표를 내놨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각국 언론이 팔레스타인 폭도들에게 유리하게 보도하자 해명 차원에서 영어로 만든 동영상을 공개했다. 내용 가운데는 “하마스는 이스라엘 안에서 대량학살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지만 이스라엘 방위군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목도 있다고 한다.
  • ▲ 이스라엘 매체 '예쉬바 월드'의 '연 폭탄' 관련 보도 사진. 팔레스타인 하마스는 대형 연에 화염병을 매달아 이스라엘 주택가로 날려보내고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 예쉬바 월드 관련보도 화면캡쳐.
    ▲ 이스라엘 매체 '예쉬바 월드'의 '연 폭탄' 관련 보도 사진. 팔레스타인 하마스는 대형 연에 화염병을 매달아 이스라엘 주택가로 날려보내고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 예쉬바 월드 관련보도 화면캡쳐.
    한국과 미국 주요 언론만 보면 이스라엘 방위군이 ‘무고한 비무장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발포한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 “설령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무장을 했다고 해도 이스라엘은 정규군인데 똑같이 대응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의 해명을 들으면 생각이 달라진다. 지난 5월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방위군은 테러조직 하마스의 기지 일부를 공습했다. 하마스와 추종 세력들이 국경 일대에서 ‘연(鳶, Kite)’에다 폭탄을 매달라 이스라엘로 날려 보냈기 때문이다.

    ‘예쉬바 월드’라는 이스라엘 매체가 지난 4월 1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하마스의 ‘연 폭탄’은 대형 연에다 화염병을 매달라 날려 보내는 것이라고 한다. 이 ‘연 폭탄’은 정확성도 없고 불이 잘 꺼지지 않는 화염병이어서 자칫 큰 인명 피해를 낼 수 있다. 즉 하마스는 “이스라엘 국민이 피해를 입기만 하면 된다”는 자세로 ‘연 폭탄 테러’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마스의 ‘연 폭탄 테러’가 한 달 가까이 계속되자 이스라엘 정부의 신경도 곤두섰다. 그렇지 않아도 하마스가 북한으로부터 땅굴 굴착 기술을 배워 1,000여 개가 넘는 이스라엘 침투용 땅굴을 판 것이 드러났고 여기에 대응하느라 정신없는데 ‘연 폭탄 테러’까지 자행하자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한편 외신들을 확인한 결과 팔레스타인 폭도와 이스라엘 방위군 간의 충돌로 58명이 사망하고 2,700여 명이 부상을 입었지만, 이번 폭동을 조장하고 배후에서 지휘한 하마스 관계자가 죽거나 다쳤다는 소식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