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평양상업대 여학생들 중국 식당서 외화벌이…실습생이어서 월급도 없어”
  • ▲ 2005년 인천 아시아 육상경기에 온 北응원단. 흰 저고리와 검은 치마는 북한 여학생들의 교복이나 다름없다. 맨 오른쪽은 리설주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5년 인천 아시아 육상경기에 온 北응원단. 흰 저고리와 검은 치마는 북한 여학생들의 교복이나 다름없다. 맨 오른쪽은 리설주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 정권은 지난 3월 中北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제재가 느슨해지자 다시 사람을 보내 외화벌이를 강요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노동 기부’를 강요당하며 오랜 시간 중노동에 시달리는 여대생들도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1일 “북한이 평양상업대학(일명 장철구 평양상업종합대학교) 여학생들을 중국 식당에 종업원으로 파견해 외화벌이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 학생들은 실습생 명목으로 파견돼 월급도 못 받는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中대북소식통은 “中단둥의 한 식당에 미모의 20대 여성들, 평양 여성들이 근무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평양상업대 학생들로 실습생 신분인데 다른 근로자들처럼 하루 12시간 이상 손님들에게 음식 접대를 하는 등 힘든 노동을 하면서도 월급도 못 받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中대북소식통은 “중국 식당 측은 이 여대생들의 급여를 책정해 매달 월급을 주지만 평양상업대 책임자가 이 돈을 그대로 다 가져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여대생들은 실습 기간 2년이 끝나고 귀국할 때 소액의 외화를 받아 돌아간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상업대 여학생들은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북한의 대학생 복장인 흰 저고리와 검정 치마를 입고 일했는데, 학생 신분 노출이 문제가 됐는지 4월부터는 다른 종업원들처럼 화려한 한복을 입고 일하고 있다고 한다.

    평양상업대 여학생들은 뛰어난 외모에 중국어로 회화도 할 수 있어 현지 손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은 오후 9시에 퇴근한 뒤에 다시 단체로 중국어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 ▲ 과거 중국에서 성업할 때 北식당 여종업원들의 저녁 공연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과거 중국에서 성업할 때 北식당 여종업원들의 저녁 공연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소식통은 “평양상업대는 출신 성분과 외모가 우수한 여성들 가운데서 학생을 선발하는데 일단 입학하면 2년 동안 해외실습을 필수적으로 거치게 돼 있는데 몇 년 전부터 이 해외실습이 외화벌이 노동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상업대 여학생들이 해외실습기간 동안 외화벌이에 동원되기 시작한 것은 2014년부터라고 한다. 각 대학은 노동당의 허락을 받은 뒤 실습생들을 중국 곳곳에 보내 오랜 기간 강제 노동을 시키면서 그 월급을 빼앗아 당 자금 조달과 학교 운영자금으로 쓰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평양상업대를 졸업하면 평양의 고급 식당과 외국인 전용 호텔에 취업할 수 있고, 우수 졸업생은 높은 수당을 받는 해외근무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면서 “ 때문에 학생들은 고되고 외롭지만 중국 식당에서의 실습 과정을 잘 마치려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젊은이들에게 ‘열정 페이’를 강요하는 사업주들이 사회적 지탄을 받고, 국가적 대책으로 최저시급까지 대폭 인상한 한국 사회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김정은 체제에서는 당연한 듯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