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클럽 토론 내내 '文의 남자' 강조… "기사 홍보, 정치인이 선거철이라면 당연히 하는 것"
  • ▲ 8일 관훈클럽 주최 경남지사 후보 토론회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8일 관훈클럽 주최 경남지사 후보 토론회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일명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돼 경찰조사까지 받은 김경수 후보의 해명이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드루킹으로부터 인사청탁을 받아 청와대에 전달한 것에 대해 "누구나 인사추천할 수 있다"는 김 후보의 답변이 청와대 인사채용 현실과 지나치게 괴리됐다는 지적이다. 

    해당 인사청탁이 성사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인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 사례"라고 설명한 김 후보가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등 여러 인사참사 및 낙마 사례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8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는 관훈클럽에서 주최한 경남지사 후보 토론회에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와 함께 참여했다. 

    예상대로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 후보를 상대로 드루킹 사건과 관련된 질문이 나왔고, 김 후보는 다소 덤덤한 표정으로 답변을 해나갔다. 

    논란이 된 오사카 총영사 인사추천건과 관련해 김 후보는 "인사추천은 문재인 정부에서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열린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해당 인사에 대한 면담이 이어지고 결국 채용이 안 된 것을 두고 "오히려 인사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 사례"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김 후보의 이 같은 답변은 실제 청와대라는 권력기관의 인사 채용 현실과는 지나치게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정치권 관계자의 일반적 시각이다. 정권에 관계없이 청와대는 대체적으로 최측근 인사들이 추천을 하거나 선거 기여도가 높은 인물들을 우선적으로 채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 인사로 꼽히는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직접 해당 인사를 만나 면담을 했다는 사실은 더더욱 김 후보의 설명을 납득하기 어렵게 만든다. 황제갑질 외유 논란 등으로 결국 사퇴한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등 여러 인사 참사 사례에 비춰봤을 때, 인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는 김 후보의 설명 역시 논란을 야기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김 후보가 직접 드루킹에게 열개의 보도 기사를 직접 보내고 홍보를 부탁한 것과 관련해 "좋은 기사가 있으면 주변에 보내주고 알려달라고 하는건 정치인이라면, 또 정치인 아니더라도 선거시기에 당연히 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기사가) 10건 밖에 안됐다는게 이 사건이 의도가 없음을 반증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이자 현직 국회의원인 정치인이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으로 밝혀진 인물에게 직접 기사를 찍어줬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결국 김 후보가 인사청탁, 기사 전송 등 드루킹 사건과 관련한 의혹 제기를 피해가기 위해 적당히 둘러대기에만 급급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김 후보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특검이 아니고 특검보다 더한 것도 당당하게 받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김 후보는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특검 요구에 대해서는 '정치공세'로 규정, 민주당이 특검 수용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이를 거부했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김 후보는 토론 내내 본인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의 가까운 관계를 강조하면서 소위 '文의 남자'로서의 경쟁력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김 후보는 시종일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성공"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상상력과 함께 (경남의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수차례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며 "자유한국당이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이날 자유한국당이 추경예산안 처리와 남북정상회담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을 강조하면서 민주당의 '야당책임론'을 되풀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