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수 없이 도발한 주적의 수장에게 전군 최고 예우, 눈 뜨고 보기 힘든 일" 경악하는 누리꾼들 "정권 바뀌면 여적죄로 처벌 받을 것" 싸늘한 경고도
  • ▲ 김정은이 리설주와 함께 북한군 사열을 받는 장면.ⓒ사진=뉴시스
    ▲ 김정은이 리설주와 함께 북한군 사열을 받는 장면.ⓒ사진=뉴시스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 등의 대남 도발을 이어온 북한 김정은이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지도자 최초로 국군 의장대 사열을 받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우리 군이 여전히 북한을 '주적(主敵)'으로 규정하는 상황에서 김정은에 대한 국군 사열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국방부는 의장대 사열과 관련해 "지난 두 번의 정상회담에서도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군을 사열했다. 상호주의에 입각해 결정된 방침"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남북 정상회담의 상징성을 의미하는 것이지 충성과 복종의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반도는 총칼을 맞대고 휴전 중이라는 점,  대한민국 헌법은 북한을 정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주적으로 적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꼬집는 여론의 날 선 비판은 여전하다.

    이런 분위기를 증명하듯 26일자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의장대 사열 반대 청원'이 올라왔다.

  • ▲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의장대 사열 반대 청원'이 올라왔다.ⓒ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캡처
    ▲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의장대 사열 반대 청원'이 올라왔다.ⓒ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캡처

    청원자는 "6.25를 일으킨 장본인이자 현재 우리 대한민국 청년들이 군대에서 꽃같은 청춘을 보내게 만든 자의 손자인 '김정은'에게 우리 군이 의장대 사열이라는 전군 최고의 예우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청원 배경을 밝혔다.

    그는 "최근까지도 북한은 도발을 계속해 직접적인 피해를 줬고 정부 수립 이래 수많은 우리 국군 장병과 국민들을 사지(死地)로 몰았다"며 "6.25전쟁, 1.21사태,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아웅산 묘소 폭탄 테러, 강릉 무장공비 침투, 연평해전, 천안함, 연평도 포격, 서부전선 포격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도발을 감행해왔다"며 "북한 지도자가 예우를 받는다는 것은 눈 뜨고 보기 힘든 비통한 일"이라고 개탄했다.

    청원자는 "정녕 대한민국 정부가 국민을 생각한다면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은 일어나선 안될 것"이라며 "김정은에 대한 국군 의장대 사열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문재인 정부를 향해 호소했다.

    25일 오후 시작된 해당 청원은 26일 오전 11시 40분 기준으로 55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현재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퍼져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외에 포털 네이버 실시간 검색에도 "주적의 우두머리에게 의장대 사열이라니 무슨 상황인가"고 반문하는 누리꾼들의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love**** "지금까지 제대로 된 사과 한 번 안한 괴뢰군 수장한테 국군 의장대 사열이라니...속 뒤집어진다." 

    free**** "아무리 그래도 김정은한테 의장대 보내는건 아니지않냐, 문재인 대통령이 선을 모르는 듯하다."

    bgyu**** "우리의 주적이자 그 수괴인 김정은에게 우리 국군 의장대가 '받들어 총'을 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지금이라도 의장대 사열은 취소가 되어야 마땅하다. 의장대 사열을 안하면 그만이지 굳이 왜 고집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이외에도 "6.25 선혈들이 하늘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천안함과 최전선에서 지뢰 등에 희생된 국군들의 부모가 운다", "정체성은 잃지 말아야 하지 않나?", "배고파서 기어 나온 범죄 수장을 구슬려 협정을 맺는 건 좋지만 의장대는 아니다", "태극기 대신 파란기도 그만 걸어라", "새로운 연방국가의 초대 국왕이라도 되고 싶은건가"라고 꼬집는 글도 볼 수 있었다.

    의장대 사열은 국빈 방문 행사에서 최상의 예우를 표하는 방식 중 하나다. 이번 김정은의 국군 사열은 1946년 국군 창설 이래 최초다. 적국 수장에게 첫 의장대 사열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이제까지와는 달리 김정은을 정상 국가의 최고지도자로 인정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정은은 27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개최되는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북측지역 판문각과 자유의집 사이를 가로지르고 있는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의장대 사열은 평화의 집 및 자유의집 앞에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 측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공간 특성을 고려해 300여명이 참가하는 정식 의장대 사열 대신 100여명 규모의 약식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예포 발사 및 국가연주, 국기게양도 생략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약식 의장대 사열은 군악대 연주와 함께 육·해·공군 의장대가 '받들어 총' 경례를 하면 김정은이 답례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