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한국 석좌의 분석 "미국 동의 얻으면 北 핵보유국 돼"
  • ▲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한국 석좌.ⓒ사진=뉴시스
    ▲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한국 석좌.ⓒ사진=뉴시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발표된 '북한의 핵실험 중지 선언'과 관련해 "비핵화 선언으로 보기 힘들다"는 미국 주요 싱크탱크의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이미 대화 중에는 모든 실험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번 선언은 그 약속을 공식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20일 열린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6차례 핵실험을 진행했던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및 '경제건설 총력'이라는 새 전략 노선을 발표한 것에 대한 분석이다.

    특히 이번 북한의 선언을 두고 차 석좌는 일각의 '비핵화 선언'이라는 분석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견해를 밝혔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핵 보유국 행세를 한다는 것이다.

    차 석좌는 "북한의 성명은 실험 금지와 핵무기 선제사용 포기, 이송 금지에 관한 내용"이라며 "책임있는 핵 보유국의 모든 측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므로 이번 선언은 비핵화 선언이 아니며 북한이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 될 수 있다'는 선언"이라고 규정했다.

    차 석좌는 북한의 의도와 관련해서도 "아무도 이것을 믿지 않지만, 북한은 그들에게 필요한 전부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동의를 얻을 수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우리의 정상회담을 고대한다. 모두를 위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북한의 선언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차 석좌는 "북한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만, 미국 정부가 포기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북한에 가져다 줄 것이 평화조약 체결, (미북 관계) 정상화, (한미)군사훈련 중단, 미사일 방어인가"라고 되물었다.

    조지 W.부시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한국계 미국인 빅터 차 석좌는 지난해 12월 트럼프 정부의 주한 미국 대사로 내정됐다가 올해 초 낙마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의 강경대북정책, '코피 전략'에 반대한 것이 주된 낙마 사유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