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업무방해 혐의로 3명 구속...2명은 당비 납부한 민주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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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와 다음 등 인터넷포털에 문재인 정부를 비방하는 댓글을 집중적으로 달고, ‘공감·비공감’ 선택기능을 이용해 해당 기사의 추천수를 조작한 혐의(업무방해)로 구속된 피의자 가운데 일부가, 더불어민주당 당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배후가 있거나 조직적으로 이런 활동이 벌어진 것으로 확인될 경우, 정치적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구속된 피의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보수 쪽이 댓글을 꾸민 것으로 보이게 하려고 이런 일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는 12일 이런 내용을 담은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네이버 등 인터넷포털에 접속, 댓글과 추천 수 등을 조작한 혐의로 김모씨 등 누리꾼 3명을 구속했으며, 이들 가운데 주범격인 김씨 등 2명은 더불어민주당에 당비를 납부해 온 당원이었다. 검찰은 다음 주 초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김씨 등은 경제민주화 관련 인터넷 카페 등에서 친분을 쌓았으며, 김씨가 조작할 기사를 특정하면 정부를 비난하는 댓글을 집중적으로 달고, 공감·비공감 버튼을 클릭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상 여론을 조작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 “보수 세력이 여론 공작을 하고 있다는 정황을 보여주고 싶어 댓글 등 조작을 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방송인 김어준씨는 지난 1월 SBS 블랙하우스에 출연해, 온라인 여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평창올림픽 남북아이스하키단일팀 구성과 관련,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는 댓글에 ‘매크로 조작’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크로’란, 특정 집단이 기사의 댓글과 추천 수를 짧은 시간에 크게 줄이거나 늘려, 여론을 조작하는 데 쓰는 프로그램이다. 방송이 나간 뒤 일부 누리꾼은 같은 의혹을 제기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청와대 게시판에 올렸다. 더불어민주당도 댓글 조작 의혹을 수사해 달라며 경찰에 고발장을 냈다.

    네이버는 당초 “시스템 구조상 매크로에 의한 조작은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그 뒤에 태도를 바꿔 “업무방해를 방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월7일부터 수사에 착수, 김씨 등 피의자 3명을 검거했다.

    현재 수사당국은 추가 공범이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수사 중인 사건이라 자세한 설명은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