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연합 등 로버트 갈루치 이사장 인용…‘38노스’ 운영도 중단될 듯
  • ▲ 지난 3월 23일 촬영한 北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위성사진. 앞으로는 이런 자료를 못보게 될 수도 있다. ⓒ美38노스 관련 화면캡쳐.
    ▲ 지난 3월 23일 촬영한 北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위성사진. 앞으로는 이런 자료를 못보게 될 수도 있다. ⓒ美38노스 관련 화면캡쳐.
    최근 한국 정부의 인사 압력 논란이 일었던 美존스 홉킨스大의 국제대학원 SAIS 부설 ‘한미연구소(USKI)’가 한국 정부의 자금 지원이 끊김에 따라 5월에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뉴시스’와 ‘연합뉴스’ 등이 10일 보도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로버트 갈루치 한미연구소 이사장은 “학문적 연구에 대한 부적절한 개입은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연구소를 폐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국내 언론들은 “연구소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자금지원 중단은 美워싱턴에서는 충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시스’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미연구소의 실적 부진, 회계 보고서 불투명, 2007년 이후 지금까지 바뀌지 않은 연구소장 문제 등을 이유로 여야 합의에 따라 자금 지원을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뉴시스’는 “그러나 갈루치 이사장은 한미연구소의 회계보고서는 더 이상 완벽할 수 없다고 반박하며 한국 정부에 ‘회계 불투명성’에 대한 증거를 요구했으나 아무 대답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면서 “그는 한국 정부가 어떤 권한도 없으면서도 학장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구재회 연구소장과 제나 타운 부소장을 요구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뉴시스’와 ‘연합뉴스’의 보도대로 한미연구소가 5월에 폐쇄될 경우 당장 국내외 언론과 연구소들이 북한 내부 상황을 파악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연구소가 계속 진행해온 프로젝트 ‘38노스’ 또한 중단될 것이기 때문이다.

    ‘38노스’는 2010년부터 상업용 인공위성 업체로부터 북한 사진을 제공받고 조셉 버뮤데즈 박사, 잭 리우 연구원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어 정확한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38노스’의 위성사진 분석이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은 뒤부터 미국 내 북한전문가들의 기고문도 몰려들었고, 그 결과 ‘38노스’는 미국 내 북한전문매체 역할을 맡아 북한의 대외적 선전선동을 막는데 큰 역할을 했다.

    국내 일각에서는 한미연구소에 포진한 사람들이 소위 ‘우파 성향’이라서 정부의 압력을 받은 게 아니냐고 추측하지만, 갈루치 이사장을 비롯해 조셉 디트라니 前국무부 대북특사, 로버트 칼린 스탠포드大 연구원 등 ‘대북 대화파’들도 포진하고 있어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이보다는 국내 일부 언론이 지적한 것처럼 북한의 내부를 위성사진으로 보여주는 ‘38노스’에 대한 반발과 부담이 작용했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한국 정부는 2006년 이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을 통해 한미연구소에 연간 180만 달러(한화 약 20억 원)를 지원해 왔다. 한미연구소는 카네기 재단, 맥아더 재단 등으로부터도 후원을 받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