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통령 명의 조화 보내고, 국방비서관이 조문”...누리꾼 “참사도 가려서 대하느냐”
  • ▲ 7일 오전 대구 공군 제11전투비행단에서 F-15K 순직 조종사들의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사진=뉴시스
    ▲ 7일 오전 대구 공군 제11전투비행단에서 F-15K 순직 조종사들의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사진=뉴시스

    F-15K 전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공군조종사 영결식에 여당 의원은 물론 정부관계자 등이 불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의 무관심을 비판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인터넷 포털과 온라인 게시판 등에는 “낚싯배 전복 사고 희생자를 위해 묵념을 한 대통령과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영공을 지키다 산화한 공군 조종사들의 희생에는 지나치게 태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의 이중적인 행태를 지적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대구 공군 제11전투비행단에서는, F-15K 전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최 모(29)소령과 박 모(27)대위의 영결식이 부대장(葬)으로 치러졌다. 특히 최 소령은 각각 세 살과 백일 남짓 된 두 딸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날 열린 영결식에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 한국당에서 주호영·김영우·백승주 의원이 참석했다. 반면 7명에 이르는 국회 국방위 민주당 소속 의원은 단 한 명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런 사실이 전해지면서, 정부 여당의 불참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군 관계자는 "국회의원이 순직 장병 영결식에 참석하는 사례는 드문 일"이라고 했다. 국방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나 여당 의원이 꼭 참석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낚싯배 전복사고에도 희생자를 애도하는 묵념을 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순직 조종사들의 희생에는 너무 무관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청와대는 당일 문재인 대통령 명의로 조화를 보냈고, 국방비서관이 조문을 했다고 밝혔으나 여론의 반응이 좋지만은 않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인천 영흥도 낚싯배 전복 사고 당시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 앞서 사망자를 애도하는 묵념을 했다.

  •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기 앞서 인천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 희생자를 위로하기 위해 묵념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기 앞서 인천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 희생자를 위로하기 위해 묵념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이달 3일 열린 제주4·3사건 영결식에도 참석해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일부 누리꾼은 “같은 참사라고 해도 이를 대하는 태도가 사뭇 다르다”며, 정부의 무관심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군과 경찰, 국가정보원 등 국가안보와 관련된 기관 혹은 그 구성원에 대한 ‘586 운동권’의 뿌리 깊은 적대감이 자연스럽게 표출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 등에는 "베트남이나 어부 죽은 데는 고개 숙이면서 국군통수권자가 공군 조종사 죽은 데는 얼굴도 안 비치냐", "그 시간에 문 대통령 뭐했는지 시간 단위로 밝혀라", "내 살다 살다 고기잡이 배 전복에 묵념하는 정권은 처음", "4·3때는 남로당 북괴들 추모도 하더니만" 등의 비난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ihyu****'는 "주사파들 입장에서는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 조종사들이 어떤 의미로는 주적일 수도 있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식으로 외면할 수 있나"고 반문했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군인에 대한 존중은 자유민주국가의 기본"이라며 "정치지도자들이라면 정치와 이념을 떠나 마땅히 가져야 할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옥남 실장은 "군은 국가안보의 핵심인데 천안함 폭침일도, 서해수호의 날도, 이번 조종사 영결식에서도 그렇듯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 및 집권여당이 군대에 무관심한 면을 보인다는 것은 안보인식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낳게 하는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