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발언 주워 담는 바른미래당… "선거연대 안 된다"

바른미래당이 유승민 공동대표의 '자유한국당과 선거 연대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발언을 두고 뒷수습에 나섰다. 일부 의원들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과의 선거 연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대표의 어제 말씀은 당내 동의와 국민 동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당과 선거 연대는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한국당과의 연대나 연합으로 보도하는 것은 앞서나간 보도이고 유승민 대표의 취지를 정확히 짚은 보도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유 대표의 발언은 당·국민의 동의라는 두가지 전제 조건이 성립하지 않으면 연대할 수 '없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는 의미다.

박 공동대표는 또 "바른미래당은 민주당과 한국당의 적대적 공생을 바로잡고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이라며 "선거에서 이기겠다고 출범 목적과 목표를 저버린 채 연대와 연합을 하는 건 국민에 대한 기망일 뿐 아니라 정체성을 부인하는 것"이라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박 공동대표는 이날 일부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이 유승민 대표의 지방선거 출마를 압박하는 것도 단속에 나섰다.

그는 "특정인에게 특정 지역에 출마하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모습이 당 의견으로 제시되고 있다"며 "이는 절차적 민주주의에도 적절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당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개적인 압박은 민주 정당에서 통용될 수 없는 구태 정치의 모습"이라며 "바른미래당 구성원은 모두가 죽음의 계곡을 건넌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아끼고 화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공동대표 뿐 아니라 권은희 의원도 한국당과의 선거연대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쌍하다고 말하는 퇴행적인 자유한국당과 대척점에 서 있다"며 "그러한 가치를 지닌 정당이 선거라는 목전의 이익을 위해 가치를 섞거나 흐릿하게 하는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과 선거연대 불가 방침은 지난 워크숍에서 당론으로 정했다"며 "유 대표의 개인적인 생각이고 전제가 있더라도 그런 이야기 자체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전 비공개 회의 때도 유승민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바른정당 출신 의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의원들이 선거연대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의동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유승민 대표도 (선거 연대를) 꼭 관철시키겠다는 생각이었다면 설득 작업을 했을 것"이라며 "여러 전제 조건을 둔 것으로 볼 때 한 번은 이 문제를 매듭짓고 가겠다는 취지로 언급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승민 대표 발언이 원희룡 지사 관련 질문에서 나왔다"며 "원 지사를 향한 메시지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