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주선 "바른미래당 선택, 옳았음을 입증해내겠다"

"당명처럼 '바른미래' 계획할 비전·정책 갖춘 유일한 정당… 합당한 평가 받을 날 올 것"

이유림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3.08 19:15:54

"내가 살아온 인생 역정을 아는 분들은 이렇게 말한다. 내 정치 여정이 순탄치만은  않은데, 끝내 극복해 한 단계 올라선다고. 나는 이번에도 바른미래당을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는 인터뷰 내내 확신에 가득 찬 모습이었다. 그는 자타 공인 오뚝이로 불린다. 네 번 구속됐지만 네 번 무죄 판정을 받아 누명을 벗었고,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성으로 여겨지던 전남 보성·화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당히 당선됐다. 이번에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해 출범한 바른미래당의 공동대표를 맡아 중도 개혁 실용 정당을 기치로 하는 전무후무한 정치 실험에 나섰다. 바른미래당의 성공을 확신하는 그의 말은 역경과 극복의 과정을 숱하게 반복했던, 그의 정치 인생에서 체득한 것이라고 느껴졌다.


▲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가 8일 국회 부의장실에서 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박주선 공동대표의 국민의당 잔류는 바른미래당 탄생과 명분 제공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과정에서 많은 이들의 희생과 고통분담이 뒤따랐지만, 호남 지역에 기반을 둔 의원들이 느꼈을 압박감은 특히 심할 수밖에 없었다. '뼛속까지 호남'이라는 박주선 공동대표도 빗겨가지 못했다. 그는 함께 당선됐던 구청장과 일부 기초의원이 통합에 반발해 국민의당을 탈당하는 등 심한 마음고생을 겪었다.

호남을 배반하고 보수 야합의 선봉에 섰다는 음해를 감내하면까지 중도개혁정당 출현에 힘쓴 이유가 무엇일까. 박 공동대표는 '동서화합'이라는 대의명분을 쫓다 보니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공동대표는 바른미래당을 '모든 것을 포용하는 중도 항아리 정당'이라고 표현했다. "이념의 경계와 장벽을 무너뜨려 보수 정치 세력에 실망한 유권자와 진보 정치 세력에 실망한 유권자를 포용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공동대표는 "김대중 대통령도 5·18 민주화 운동의 진정한 가치 실현이 동서화합과 국민화합 속에서 이뤄진다고 말씀하셨다"며 "바른미래당의 지향점이 시대정신에 맞고, 호남 정신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김대중 대통령이 생전 주장과도 동일하기 때문에 언젠가 정당한 평가를 받을 날이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물론 국민의당 잔류를 결심하기까지 주변의 유혹이 없었던 건 아니다. 왜 호남을 배신하는 정당에 참여하느냐, 호남의 자존심을 세우고 호남의 가치를 실현한다는 외견상의 명분을 내세운 민주평화당에 참여하라는 압박이었다. 심지어 그가 바른미래당 합류를 굳혔을 때는 지도부 자리를 약속받고 가는 게 아니냐는 소문도 생겨났다.

박 공동대표는 자신을 향한 억측에 "내가 대표를 맡기 위해 바른미래당에 갔다고 하는데, 사실 민주평화당 측에서도 신당 창당에 동참해 대표직을 맡아 달라는 제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자신의 정치적 결단의 배경에 대해서도 "중도·개혁·실용의 정치 세력만이 한국 정치 발전의 대안 세력이라는 신념과 어떠한 경우에도 분열은 안된다는 원칙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확고한 신념과 원칙에도 불구하고 풀어야 할 숙제는 많이 남아 있다. 답보 상태인 호남 지역 내 바른미래당 지지율이 그렇다.

그는 자신의 큰 뜻을 몰라주는 호남 민심에 내심 섭섭한 마음이 있을 터인데도 "국민의당이 분열하는 과정에서 오해와 곡해가 빚어져 너무 가슴 아픈 상황을 겪고 있다"며 오히려 호남인을 위로했다. 끝까지 분열을 막지 못한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의미였다.

혹여라도 호남인들이 또다시 정치적으로 악용당하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지역주의를 이용해 자기 정치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아무 죄 없는 호남인들이 마치 지역주의 극복을 반대하고, 동서화합을 거부하는 것처럼 오해를 받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그러나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여전히 '중도개혁'이라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할 수 있다고 했다. 모두가 안 된다고 할 때 된다는 걸 보여준 그의 정치 인생을 가늠케 했다.

박 공동대표는 "요즘은 격려 전화도 많이 온다"며 바른미래당 출범 초기와 사뭇 달라진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소위 오피니언 리더들 사이에서는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숨죽이며 바라보고 있다"며 "역시 바른 선택을 하는 바른 정치인이라는 말을 하는 분이 많이 계시다"고 했다.


▲ 박주선 공동대표는 8일 과거 2006년 서울시장 출마 당시를 회상하며 "당장의 이익보다는 사명감이 더 컸기에 내 운명이라 생각하고 희생적인 결단을 내렸다"고 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호남정신과 동서화합을 최우선으로 여겼던 박주선 공동대표가 통합 과정에서 보여줬던 선당후사 정신은 그의 과거 발자취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006년 전남도지사 출마를 준비하던 그가 갑자기 전략 공천 지역인 서울시장에 차출돼 출마하게 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국회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들에게 전남지사 적합 인물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사실 내가 전남지사에 출마했으면 당선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 경험에 대해 "당장의 이익보다는 멀리 보는 사명이 더 컸기에, 내 운명이라 생각하고 희생적인 결단을 했다"며 "많은 분들이 나에게 대인적 풍모가 있다고 칭송을 들었던 게 큰 위로였다"고 했다.

박 공동대표는 최근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에게도 정치 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안 전 대표에 대해 "분명 바른미래당의 큰 정치적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헌신적인 자기희생으로 국민에게 큰 감동을 불러일으킨다면 정치적 값어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았다.

이번 지방선거는 안철수 전 대표뿐만 아니라 바른미래당에게도 힘들고 까다로운 선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바른미래당의 향방을 가를 중대 변환점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 공동대표도 바른미래당의 초대 당 대표이자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 호남의 지방선거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 달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의 호남 선거 승리 전략은 무엇일까.

박 공동대표는 '성공적인 인재 영입'에 지방선거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당에 있던 기존의 단체장이나 지방 의원들이 탈당해 민주평화당으로 흡수되고 있는 상황이라, 출마 후보 인재난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우리 당의 노선과 가치에 부합하는 참신하고 깨끗한 후보가 나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내다봤다.

야권 분열을 우려하는 유권자들은 자유한국당과의 선거 연대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박 공동대표는 "그런 일은 결코 없다"고 못 박았다. "우리 스스로 국정농단 세력과 손잡으면서 정체성을 부정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자유한국당이 극복과 청산의 대상이지, 연대와 연합의 대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 박주선 공동대표는 8일 지방선거 예비 후보자들에게 "바른미래당의 비전과 가치에 동의한다면 자유한국당과 민주평화당에도 문이 활짝 열려있다"고 말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만약 자유한국당이 적절한 인물을 찾지 못해 후보자를 못 내는 경우나 지역에서 개별적으로 선거 연대가 이뤄지는 경우라면 어떻게 될까.

박 공동대표는 첫 번째 가정에 대해 "우리가 후보를 내라고 강요할 방법도 없고 강요할 수도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두 번째 가정에 대해서는 "지역에서 서로 안되겠다, 둘 중 한 쪽이 사퇴하려 한다면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른 결과라는 주장이다.

박 공동대표는 한국당과의 선거연대는 안 되더라도 한국당의 후보자들은 바른미래당이라는 큰 항아리에 담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른미래당은 합리적인 보수와 건전한 진보를 다 포용하는 중도 개혁 실용 정당이기 때문에 우리 당의 비전과 가치 정강정책에 동의한다면 문호는 열려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 문호는 "우리 당을 떠났던 민주평화당에도 활짝 열려있다"고 했다.

박 공동대표는 바른미래당이라는 항아리를 어떻게 평가할까. 그는 "현실 정치의 급급함을 넘어, 바른 미래를 계획하는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능력을 갖춘 유일한 정당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치는 대의와 명분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선거공학적인 승리에 급급할 게 아니라, 한국 정치를 한 단계 격상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제 무엇이 좋은 항아리인지, 국민들의 혜안으로 선택받을 차례만 남은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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