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색 드러낸 집권 좌파…'자유' 없는 민중헌법개정안 발표

논란의 개정안, 친노동·친사회주의적 내용 다수 포함…文대통령에 전달 예정

정호영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3.07 15:42:39

▲ 민주노총·민중당 등 단체 관계자들이 7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촛불 이후 새로운 세상을 헌법에 담자! 민중헌법 요구안 발표 진보민중단체·정당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민중헌법 개헌 10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좌파(左派) 단체들이 "촛불항쟁이 연 새로운 세상을 담아내는 새로운 헌법 개정은 시대적 요구"라며 '민중헌법 개정안'을 제안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이 제안한 개정안에는 현행 헌법 전문(前文)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서 '자유'를 삭제, 노동자 해고제한 및 상시업무 직접고용 원칙 보장, 국가보안법 폐지 등 친노동·사회주의적 내용이 담긴 것으로 드러났다.

민노총·전국농민회총연맹·한국진보연대 등 38개 단체와 민중당·녹색당·노동당 등 3개 정당은 7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촛불 이후 새로운 세상을 헌법에 담자! 민중헌법 요구안 발표 진보민중단체·정당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민중헌법 개헌 10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부정부패한 정권을 끌어내리고 민중이 진짜 주권자임을 선포한 역사적인 촛불항쟁 광장에서 가장 많이 외쳐진 구호는 헌법이었다"며 "촛불항쟁으로 터져나온 새 사회에 대한 민중의 지향과 요구는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것을 헌법에 고스란히 담아내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주장했다.

민중헌법 개헌 10대 요구안은 △노동헌법 △농민헌법 △기본권강화헌법 △생명안전-사회보장헌법 △공공성강화헌법 △공정헌법 △통일헌법 △직접민주주의헌법 △평등헌법 △생명생태헌법 총 10가지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노동헌법'에 대해 "'사람보다 돈'이라는 자본 중심에서 '사람중심, 노동중심'으로 사회철학과 가치 전환을 시작하는 개헌이 돼야 한다"면서 노동3권 보장·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및 해고제한·상시업무 직접고용 원칙 명시를 요구했다.

'농민헌법'에 대해서는 "식량권을 신설해 모든 국민은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보장받을 권리를 갖는다는 것을 명시하고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으로 농민생존권을 법률로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의 민중헌법 요구안에는 국가보안법 폐지 및 토지공개념 강화, 나아가 헌법 4조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서 '자유'를 뺀 '민주적 기본질서'로 수정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본권강화헌법'의 경우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한 한국에서 '사상의 자유'는 없다. 국가가 합법적으로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현실"이라며 망명권·정보기본권·양심적 병역거부권 등 새로운 헌법조항 신설을 요구했다.

'공정헌법'에 대해서는 "노동에 기초하지 않은 불로소득은 합리적 기준에 의해 규제되고 공적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며 "사회적 불평등 심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토지공개념을 대폭 강화해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일헌법'에서는 "분단헌법에서 통일헌법으로 개정하는 첫 출발은 헌법 제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영토조항의 삭제"라며 "한반도에 일상화돼 있는 전쟁과 대결적 긴장 구조를 걷어내고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상호 인정이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북한을 단지 북한정권이 불법적으로 점령하고 있다는 조건 하에서는 그 어떤 건설적·미래지향적 대화가 불가능하다. 영토조항은 바로 상호 불인정과 적대성을 함의한 반통일 반평화 조항으로, 이번 개헌에서 폐지돼야 한다"면서 현행 헌법 4조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서 '자유'를 뺄 것을 요구하며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헌법 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인데, 여기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란 권력분립, 의회제도, 사유재산제, 시장경제를 골간으로 하는 경제질서를 의미한다. 곧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추진이란, 사회주의국가인 북한의 체제를 개조해 자본주의화 하는 작업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체제로 변화하는 것에 대한 북한의 자발적 동의가 없다면 헌법상의 평화통일 원칙과 충돌을 일으키게 되고 무력통일도 가능하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다."

이들은 해당 내용을 문재인 대통령 및 정세균 국회의장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에 명문화된 자유민주주의는 국민들의 합의사항이며 이것을 부정한다는 것은 반(反)국가적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국민들이 전반적으로 동의하고 공감하는 이념과 가치를 흔들겠다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국보법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인데, 이것을 폐지하자는 것은 북한식 공산주의 확산을 방임하자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의 3대 독재 체제와 인권 탄압을 내버려두라는 것인가. 그렇다면 이는 연방제 통일, 사회주의 통일하겠다는 것이다. 세계 누구도 동의하지 않는 북한 중심의 통일을 생각하지 않는 한, 남과 북을 비교할 때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당연히 자유민주주의"라고 했다.

노동자 중심의 법안 개정 요구에 대해서도 제 교수는 "대한민국에는 노동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계층이 있는데 특정 계급의 이익만을 주장하는 것은 국민들의 호응과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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