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미투가 곧 공작이란 말은 아냐" 해명… 하차 요구에 대한 답변은 없어
  • ▲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면서 논란을 일으켰던 영화 [다이빙벨 (The Truth Shall Not Sink with Sewol, 감독 이상호 안해룡)] VIP시사회가 2014년 10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극장에서 진행됐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면서 논란을 일으켰던 영화 [다이빙벨 (The Truth Shall Not Sink with Sewol, 감독 이상호 안해룡)] VIP시사회가 2014년 10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극장에서 진행됐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방송인 김어준의 '미투 공작설' 발언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모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가 진행하고 있는  SBS〈김어준의 블랙하우스〉, tbs 라디오〈김어준의 뉴스공장〉시청자 게시판에는 이미 김 씨의 하차를 요구하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야권을 중심으로 김 씨가 자신의 발언에 책임지고 출연하고 있는 모든 방송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데 힘을 보탰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각각 "김어준은 즉각 대국민 사과하고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라", "미투 운동의 용기를 공작으로 왜곡하는 김어준은 사과하고 물러나라"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자유한국당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26일 논평에서 "한 좌파 방송인이 공작 사고방식에 관한 자기고백으로 갑질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재갈을 물렸다"며 "공중파에 출연하는 방송인의 사고와 발언 수준이라고 믿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신 대변인은 "뭐 눈엔 뭐만 보인다더니 김어준의 공작 사고방식으로는 성범죄가 주목도 높고 좋은 소재인 섹스로 미투 운동의 희생자가 공작정치의 가해자로 보이는 모양"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신 대변인은 이어 "김어준이 속한 좌파 진영에서는 성폭력 피해자의 상처와 고통까지도 공작의 소재로 만들고 활용하는지 모르겠지만 상식적인 수준의 보통 사람들은 그렇지 않으니 색안경 내려놓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뚤어진 진영 논리와 망발로 성폭력 피해자와 국민을 모독한 김어준은 어설픈 해명이 아니라 대국민 사과하고 즉각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라"고 요구했다.

    바른미래당 신용현 수석대변인은 26일 논평에서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고백과 '다시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를 만들지 않겠다'는 간절함이 김어준 씨에게는 좋은 소재와 진보적 가치로만 여겨지는 모양"이라며 꼬집었다.

    신 대변인은 "김어준 씨는 발언이 현 정권에 가까운 제2, 제3, 제4의 이윤택 폭로를 막으려는 의도를 교묘하게 포장한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어준 씨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미투고백 용기를 더 이상 모독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조금이라도 언론인이라는 자각이 있다면 지금 즉시 피해 여성들과 국민들께 진심 어린 사죄를 하고 지상파와 라디오에서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해당 방송사 역시 이에 대한 책임 있는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의 이같은 주장은 앞서 김어준 씨가 최근 미투 운동이 공작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김 씨는 "미투 운동에 대해 첫째 섹스는 좋은 소재, 둘째 (미투 운동에는) 진보적 가치가 있다"며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보면,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 지지자들을 분열시킬 기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세력의 공작에 의해 현 정부 인사나 진보 인사들이 추가로 공격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김어준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미투 운동이 곧 공작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정치권과 시청자들의 하차 요구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김 씨는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아침부터 검색어에 내 이름이 올라가 있는 건 처음 본다"며 "충분히 예상했던 상황이다. 내가 바보도 아니고"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미투 운동을 공작에 이용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한 거지, 미투 운동이 곧 공작이라고 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