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대 평생교육원 제1기 사진창작반 '예술의 재발견'
  • ▲ 모든 출품작에 제목이 없다. 감상의 자유를 위해...채현석 작품 ⓒ채현석
    ▲ 모든 출품작에 제목이 없다. 감상의 자유를 위해...채현석 작품 ⓒ채현석

    ‘내 안에 끊임없는 보물 찾기’- 이것은 서울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원장 김창복 교수)의 교육방법이다. 그 교육을 받아 ‘내안의 보물’을 찾아낸 사람들이 지난 6일 강남구청 구민회관에서첫 전시회를 열었다. 서울교대 평생교육원 ‘사진창작’반 제1기생 사진전, 17명이 작품 85점을 선보였다.
    “이건 판화 같고 저건 추상화, 진짜 사진들인가요?” 관람객들의 궁금증이 이어졌다.
    지난해 처음 개설한 ‘사진창작‘ 과목을 맡아 수강생들을 지도하고 전시회를 기획한 하재열(64) 교수는  “여기 작품들은 모두 손으로 찍었지만 가슴으로 찍고 울림으로 찍은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가공한 사진들이냐”는 질문엔 “아닙니다. 세계의 사진예술 정통흐름은 작가의 독창성을 중시한다”면서 "출품 작품 모두가 피사체 존재자체 그대로를 찍으면서 ’스토리 텔링(story-telling)’을 가미한 것으로서 그래야 예술적 생명력을 갖춘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그때 그자리 그 자연이 말하는 침묵의 이야기’를 최대한 표출할 수 있는 ‘순간 포착’의 촬영 작업이 작가의 능력을 말해준다고 헌다.

    하 교수는 중앙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광고 디자인을 10여년간 거친뒤 수원여대 시각디자인 교수 재직중에 “사진작가로 해외 진출을 하고 싶어” 정년 3년 앞서 퇴직하였다. 90년대부터 일본등 국내외 개인전을 8회 개최하였고 은퇴후 뉴욕 브루클린 전시회와 중국 운남성 국제전에 참여하면서 서울교대 평생교육원에 ‘사진 창작’과정을 맡아 첫 수료생들을 배출 한 것.

    “우리 사회는 아직도 독창성에 취약한 곳이 많습니다. 우리 수강생들에겐 ‘심상(心像) 사진’을 찍으라고 지도합니다. 자연의 사유화(思惟化)라 할까요. 보여지는 자연에서 숨어있는 사연을 읽어내고, 작가의 독창적 호흡을 불어넣는 순간적 촬영행위, 어려운가요? 아닙니다. 여기 작품들을 보십시오.”


  • ▲ 하재열 지도교수(가운데), 최연장자 채현석씨(오른쪽), 최연소자 인상희씨(왼쪽) ⓒ뉴데일리
    ▲ 하재열 지도교수(가운데), 최연장자 채현석씨(오른쪽), 최연소자 인상희씨(왼쪽) ⓒ뉴데일리
    출품자들은 물론 아마추어들이다. 직장 은퇴자들을 비롯한 주부들, 70대 후반부터 40대까지 취미를 찾으러 나섰던 이들은 “이런 건지 몰랐다. 진짜 제2 인생을 찾았다”고 입을 모은다.
    최연장자 채현석(76)씨는 “무역업을 그만두고 친구들과 등산이다 여행이다 허송세월한건 아니지만 사진을 알고보니 ‘여생용’이 아니라 ‘진짜 살맛나는 일’을 만났다는 경이로움에 언젠가 작가로서도 평가받고 싶은 욕심까지 생겼다.”며 새 출발을 다짐한다.

    청년시절 사진전도 열며 방송사을 거쳐 현대자동차 중역으로 은퇴한 임윤상(61)씨는 “그동안 알고있던 사진이 그냥 풍경화였다면 지금은 사진 속에 인간과 역사를 그려내는 신세계에 개안(開眼)한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 ▲ 실내풍경과 외부 행인이 오버랩 된 순간을 포착촬영, 인간의 머리속과 마음속을 표현한 작품 ⓒ인상희
    ▲ 실내풍경과 외부 행인이 오버랩 된 순간을 포착촬영, 인간의 머리속과 마음속을 표현한 작품 ⓒ인상희
    하 교수가 선택한 전시회 주제 ‘색(色)- 색에 물들다‘라는 메시지처럼 인생의 후반기에 “나만의 보물 색깔을 발견’해낸 자부심 뿌듯한 예비작가들, 자기작품 곁에 시(時)처럼 고백처럼 붙여놓은 다양한 ‘사진 예찬론’ 메모들도 눈길을 끈다. 

    ★채현석=‘텅빈 세상에서 나를 가득 채워주는 빛들의 잔치, 그리움을 달래주네. 이제사 제대로 세상이 보이네.’
    ★조영도=‘잎새 여행, 잎새와 잎새. 세상과 또 다른 세상, 여기에 내 마음이 만나 이야기가 돠어 흐른다.’
    ★조효선='렌즈 너머의 세상이 궁금하여 카메라를 들었고 어느 날 그 궁금함이 힘에 부칠때 내려놓으리라'
    ★박경환=''사각의 프레임에서 아름다움을 찾아 헤맨다.'
    ★임윤상='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빛의 흔적을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오늘도 나는 너에게로 간다.‘
    ★김경규=‘나에게 사진은 내안에 가득한 표현의 욕구를 채워주고 내영혼을 정화시킨다.’
    ★한 현=’길을 나선다. 하얀 설원 위에 시린 마음 내려놓고 한 올 한 올 햇살 자락 엮어 이야기를 쓴다. 따라오는 발자국들이 정처없이 흔들리는 동안 파란 하늘은 어느새 작은 이야기가 된다. 꾹꾹 눌러 쓴 수줍은 고백이다. 시린 마음이 불그레 달아오른다. 또다시 숨은 이야기를 찾아 햇살 한자락 주머니에 넣는다.'
  • ▲ 포스터와 행인 ⓒ임윤상
    ▲ 포스터와 행인 ⓒ임윤상
    ★정태진='팍팍한 도시생활에서도 가끔 시선을 바꾸어 새로운 풍경을 보자.'
    ★서수열=‘사진은 나를 찾아 떠나는 내면 여행’
    ★박용희=‘사진은 망각된 자신을 찾아가는 또 다른 탐색이다’
    ★김승희=‘신비로운 세상이 나를 손짓한다. 나의 황혼이 행복의 색으로 물들다.’
    ★남정희='눈으로 보고...마음으로 느끼고...가슴으로 촬영하며...'
    ★정현숙=’사진은 빛이다.어둠으로 오는 빛은 더 화려하게 내안으로 들어와 인생이 된다.‘
    ★신혜숙=‘얼음 풀린 강에 낮달 하나. 빛이 그려놓은 춤 한 벌. 내게로 와 사진이 되다.’
    ★고영순='찰나의 순간에 숨겨진 숨소리까지...나를 스치고 색으로 기억으로 스며든다.'
    ★이영실=‘거기,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서 있는 나무, 하늘 길에 홀려 일년을 보냈다. 아름다운 나날이었다. 카메라를 만나’
    ★인상희=’보이는 대로 보았을 때...지금은 그 너머 다시 또 그 너머가 궁금해졌다.‘

    “꿈을 이루는 것은 나이가 아니라 열정이다‘-평생교육원의 가르침대로 새 꿈을 찾는 사람들이 숙성된 연륜의 눈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색‘에 물든 꿈의 작품들이 가득찬 전시회는 12일까지 열린다.
  • ▲ 정태진 작품 ⓒ정태진
    ▲ 정태진 작품 ⓒ정태진
  • ▲ 조효선 작품 ⓒ조효선
    ▲ 조효선 작품 ⓒ조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