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애국당 회원들, 제지 나선 경찰과 마찰… "같은 일 벌였는데 한쪽만 불법인가?"
  • ▲ 대한애국당 회원들이 22일 서울역 앞에서 인공기를 불태우고 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사진 가운데)가 불타는 인공기를 바라보고 있다.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대한애국당 회원들이 22일 서울역 앞에서 인공기를 불태우고 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사진 가운데)가 불타는 인공기를 바라보고 있다.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경찰이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방남을 비판하며 김정은의 사진과 인공기 등을 불태우는 시위를 벌인 대한애국당 회원들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당시 성조기를 불태우던 좌파 세력에 대해서는 침묵하던 경찰이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2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주도한 대한애국당 회원들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대한애국당 회원들은 서울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창동계올림픽이 북한 체제를 선전하고 북핵을 기정사실화하는 평양올림픽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상징인 태극기 대신 국적 불명인 한반도기를 등장시키고 북한 마식령 스키장에서 공동훈련한다는 것은 평창의 땀과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북한 김정은의 사진과 한반도기·인공기 등에 불을 붙였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은 이들을 제지함과 동시에 불타는 인공기를 빠르게 소화기로 진화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한애국당 회원들은 경찰을 비난하고 주변 취재진에게 태극기를 휘두르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한애국당 일부 회원들의 이러한 폭력적 행태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인공기를 감싸는 듯한 경찰의 이상한 태도에 대한애국당 회원들의 반감이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 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訪韓) 당시 220여개 좌파성향 단체로 구성된 'NO트럼프 공동행동' 회원들이 국회 앞에서 성조기와 피켓을 불태우는 등 이날과 같은 행동을 했음에도, 당시 경찰당국이 이들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었다.

    이날 대한애국당 회원들의 우발적 행동이나 지난해 11월 NO트럼프공동행동 회원들의 공격적 시위는 옹호받기는 어렵다. 그러나 같은 사안에 대해 경찰의 수사 원칙이 엇갈린다면,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최근 경찰이 태극기 집회 모금을 문제삼으며 계좌를 들여다 본 일이 있었는데, 같은 고소가 들어갔던 촛불집회 모금 건에 대해서는 묵인했던 일로 이중잣대 논란이 있었다. 이번 사건도 연장선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주희 실장은 "법치주의는 이념·정권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것"이라며 "정권에 따라 같은 일을 벌였음에도 어떤 집단은 불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대상이 되고, 어떤 집단은 그렇게 되지 않는 부분이 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