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한미 간 긴밀히 협의하는 과정에서 결정된 것” 해명
  • ▲ 18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하려다 계획을 취소한 美해군 공격용 잠수함 '텍사스' 함(SSN-775). 2006년 취역 당시 사진이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18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하려다 계획을 취소한 美해군 공격용 잠수함 '텍사스' 함(SSN-775). 2006년 취역 당시 사진이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지난 17일 美해군의 핵추진 공격용 잠수함이 한국 부산에 입항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는 소식이 국내 언론을 통해 흘러 나왔다. 이에 국방부는 18일 “한미 간에 긴밀히 협의하는 과정에서 이런 결정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美공격용 잠수함의 한국 입항이 갑자기 취소된 이유를 두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등은 지난 17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美해군의 ‘버지니아’ 급 핵추진 잠수함 1척이 18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하려 했으나 계획을 변경해 입항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등은 “美핵잠수함은 물자 보급과 승무원 휴식을 위해 한국에 입항하려 했으나 양국의 사전 조율 과정에서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안다”는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하면서 “일각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해 열리고 있는 남북 회담 등의 상황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보도가 논란이 되자 국방부는 18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美핵잠수함의 한국 입항 취소는) 긴밀하게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이날 국방부 브리핑에 따르면, 당초 부산에 입항하려 했던 美핵잠수함은 ‘버지니아’ 급 ‘텍사스’ 함(SSN-775)이었다고 한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美핵잠수함이 부산에 입항하려다 회항을 했는데 한미연합사 훈련과 관련해서 입항 여부가 사전에 조율이 안 됐었느냐”는 질문에 “미군의 핵잠수함은 항해 일정, 군수 적재 등을 고려해서 기항지를 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美해군 전력이 한국에 기항할 때는 한미 간에 상시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美핵잠수함의 기항 취소도 한미 간의 협조 결과로 나온 것”이라면서도 “美전략자산의 움직임에 대해 저희가 말씀드리는 것은 (군사 기밀 문제로) 제한이 좀 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측의 시원찮은 해명에 국내 언론들은 “美공격용 핵잠수함이 부산 입항을 취소한 것이 혹시 문재인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측에서는 아직 아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 구체적인 상황은 파악할 수가 없는 상태다.

    부산 입항을 취소한 ‘텍사스’ 함은 ‘시울프’ 급 다음으로 우수하다는 ‘버지니아’ 급으로 2006년 9월 9일 실전배치 됐다. 길이 114.9m, 폭 10.3m, 배수량 7,900톤, 승조원 130여 명이 타는 대형 공격잠수함으로, 25노트(49km/h) 이상의 속도로 물속을 항행할 수 있다.

    ‘텍사스’ 함과 같은 ‘버지니아’ 급 잠수함은 533mm 어뢰 발사관 4문과 12기의 수직 발사기(VLS)를 장착, BGM-109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로 적진을 공격할 수도 있다. 현재 13척이 취역했고, 美해군은 최종적으로 18척을 실전배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냉전 시대부터 활약했던 L.A.급 공격용 잠수함을 대신해 美해군의 주력 공격용 잠수함이 될 예정이다.

    ‘버지니아’ 급 잠수함은 물속에서 소음을 거의 내지 않고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어 러시아나 중국 등 적성 국가의 해군에게는 가장 무서운 상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