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평창 후원 요구…"朴정부는 뇌물이라더니"

저조한 티켓 판매율, 결국 부담은 기업 몫…시민사회 "文정부 그럴 자격있나?" 강력 비판

임혜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1.11 16:10:08
▲ 기업들에게 평창동계올림픽 후원을 요청한 이낙연 국무총리.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을 한 달여 앞두고 기업들에 후원을 요구한 문재인 정부가 시민사회의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정부가 티켓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적폐로 내몰았던 기업들에게 손을 벌린 것과 관련해 "강매가 아니냐", "이중적인 태도"라는 비난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0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이하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성공을 위한 후원기업 신년 다짐회'에서 기업의 적극 동참을 주문했다. 현재 올림픽 티켓은 목표 대비 66%에 불과한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이낙연 총리는 "기왕 신세 지는 김에 더 부탁하겠다. 올림픽 티켓 판매가 아직 갈 길이 남았으니 큰 부담 안되는 선에서 도와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티켓을 사서 경기장에도 꼭 와달라"고 당부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올림픽 개막식 당일 관중수가 평창 올림픽의 이미지와 성패를 판가름한다는 점을 고려한 말로 해석된다.

이날 행사는 전경련이 주관했다. 정부 측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참석했고 재계에서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전경련은 박근혜 정부 당시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금 출연을 주도했고, 탄핵 과정에서 해당 사실이 논란이 됐다. 사태가 커지자 일부 기업들이 전경련에서 탈퇴하며 "더 이상 기금을 출연하지 않겠다"고도 선언했다. 사실상 거의 해체 위기를 맞았다고 할 만큼 문재인 정부에서는 역할이 미미한 상태다.

정치권 내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기업들이 선뜻 나서 행사를 후원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낙연 총리가 기업에 후원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사회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이중적인 행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정부 차원의 요구가 자칫 기업에 대한 부당한 압박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문재인 정부는 기업에 후원을 요청할 자격이 없다"는 질타도 함께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핵심 인사들이 과거 박근혜 정부의 문화체육 육성 방침 기업 후원을 맹비난한 사례를 반추하고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태도를 꼬집는 의견들이다.

김행범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1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전 정부에서도 문화 부분과 관련해 기업들에 후원을 요청했었다"며 "그것을 두고 대단한 반국가적 행위를 한 것처럼 몰아서 기업을 '공범'이라고 매도해놓고 이제와서 다시 손을 벌리는 정부의 모습은 자승자박"이라고 말했다.

김행범 교수는 "사실 문화 분야는 정부 세금만 가지고 일하기 힘든 곳이다. 이 상태에서 기업이 성금을 내면 다음 정부에서 기업 총수를 또 집어넣지 않으리란 보장이 어딨나"고 반문했다. 그는 "이번 정부에서 이상한 선례를 남김으로써 기업도 몸을 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업의 정부 체육행사 협조는 지난 정부까지 관행적으로 이뤄져왔다. 이를 가로막고 기업 관계자들을 압박한 곳은 다름 아닌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었다.

시민사회 관계자들은 "문화체육 분야에서 기업들의 역할이 필요하고 권장해야 할 사안임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으면서 문재인 정부의 이중 잣대를 비판했다.

박주희 바른사회 시민회의 실장은 "평창은 국가적 이미지도 걸린 세계적 행사이니 좌우이념과 정권을 떠나 성공적으로 개최돼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문재인 정부가 이전 정부를 상대로 문제를 삼았던 부분에 대해 성찰해 볼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기업들을 함부로 단죄하더니 도대체 현 정부가 무슨 염치로 기업들에 후원을 요청하는지 모르겠다"며 "부정부패 단죄 척결을 외쳐놓고... (필요할때는 도움을 요청한다)"고 성토했다.

이용환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은 "(현 정부와 여당이) 이전 정부 때 기업의 후원을 문제 삼아놓고 이제와서 필요할 때만 도움을 찾는다면 과연 누가 참여하겠느냐"며 "규제로 기업을 묶어놓고 '사회적 책임'을 따질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기업이 자발적으로 사회 공헌에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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