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후폭풍? 한류 연예인에 태클 거는 속좁은 중국


  • 예정대로 오는 6일,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었던 KBS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의 두 주인공(김우빈·수지)이 석연찮은 이유로 발이 묶였다. 당초 이들을 초청했던 동영상 사이트 요우쿠(優酷·youku)가 3일 공식 웨이보를 통해 "'함부로 애틋하게' 팬미팅을 무기한 연기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

    현재 요우쿠를 통해 동시 방영되고 있는 '함부로 애틋하게'는 동영상 누적 조회수가 1억 건에 달할 정도로 현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요우쿠는 '함부로 애틋하게'의 주연 배우인 김우빈과 수지를 보고 싶다는 팬들의 요청이 빗발치자 부랴부랴 팬미팅을 기획, 베이징에서 대규모 행사를 가질 계획이었다.

    그런데 행사를 불과 3일 앞두고 요우쿠는 '불가항력적인 이유'라며 팬미팅을 무기한 연기한다는 이해하기 힘든 입장을 내놨다.

    중국 측에서 먼저 요청해 이뤄진 행사였고, 스케줄이 산적한 두 주연 배우가 이번 팬미팅을 위해 기꺼이 천금 같은 시간을 할애하기로 일정 조율이 끝난 상태였다. 하지만 요우쿠는 이유도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행사 취소를 통보했다. 관례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에 대해 '함부로 애틋하게' 제작진과 주연 배우들의 소속사 측은 "중국으로부터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행사가 연기됐다는 통보만 받았다"며 "자세한 이유는 알지 못한다"는 동일한 답변을 내놨다.

    일각에선 이번 팬미팅 불발 건을 두고,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결정에 불만을 품은 중국 당국이 한국 측에 취한 일종의 '보복 조치'라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말 광전총국은 베이징에서 각 성 정부 관계자들과 회의를 갖고 한국 드라마 방송 금지, 한류 스타 중국 예능 프로그램 출연 금지 등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결정을 공문으로 하달하지는 않고, 각 방송사에 전화를 걸어 구두로 지시를 내렸다는 게 현지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중국 당국이 한류 콘텐츠의 '차단'을 명문화하지는 않았으나 당국의 불편한 심기를 눈치 챈 산하 기업들이 알아서 몸을 사리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한 여배우는 중국 드라마 주인공을 맡아 30% 정도 촬영을 마친 상태에서,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발표 이후 갑자기 촬영 중단을 통보받았고, ▲한 남자배우는 출연료가 100억원대에 이르는 드라마 출연 계약서까지 오간 상태에서 촬영 자체가 보류됐으며, ▲아이돌 출신의 한 남자배우도 비슷한 시기에 촬영 보류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 현지 소식통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는 타국(한국)과 금전 거래를 하려면 정부 허가를 받으라는 공문이 이미 은행권에 내려졌다는 사실"이라며 "정부 압박을 받은 중국 은행들이 원천적으로 자금을 풀지 않고 있어 관련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고, 실제로 한 예능프로그램 제작사는 촬영을 완료했음에도 불구, (중국 측으로부터)아직까지 대금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