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김밥 1줄이 만원? 그러면서 관광객 바라나"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명동과 동대문 같은 관광지에서 일부 상인들이 해외 여행객들에게 터무니없는 바가지요금을 씌우는 것과 관련해 지자체와 업계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문화관광산업 경쟁력 강화 회의'를 주재하면서 "계속 지적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대상 저가 관광이나 택시, 시장의 바가지요금 같은 문제들은 한국 관광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심각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속적인 계도와 단속으로 바가지요금을 근절하고 음식점, 숙박업소의 불친절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관광품질 개선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관광객이 없을 때는 안 오느냐고 막 아우성 치다 또 많이 오면 느긋해져 불친절하고 김밥 한 줄에 만원씩 받는 식으로 하면 관광객을 쫓아내는 것이다. 그러면서 관광객이 많이 오기를 바란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박 대통령은 "다시 찾고 싶은 한국이 될 수 있도록 불만제로 관광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관광객들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남는 게 사진밖에 없다고 하는데 이 말은 틀렸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나아가 "제일 마음속에 남는 것은 그 나라 국민의 친절이며 바가지요금을 씌우면 친절이 어디로 가버리지 않느냐. 또 음식점을 갔는데 불친절하고 위생시설이 별로인 것도 친절제로"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이 주한 페루대사관 무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한밤에 딸이 아파 난처해하다 단골 제과점 주인에게 연락했더니 약을 구해줬던 일을 소개하며 친절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우말라 대통령이) 이렇게 친절한 한국민의 마음으로 위기를 넘겼다는 이야기를 (딸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고 하더라. 친절 하나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주는 예"라고 설명했다.

관광산업의 품질은 결국 콘텐츠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의 진정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 육성해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최근 아프리카 3국과 프랑스 순방 기간 현지인들이 케이(K)-팝과 케이(K)-드라마, 태권도 시범, 비보이(B-boy) 공연, 사물놀이 등 우리 문화에 보인 뜨거운 관심을 언급한 뒤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을 관광산업 도약의 큰 발판으로 만들 수 있도록 보다 체계적인 발전방안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관광산업은 제조업대비 일자리 창출 효과가 1.5배나 될 정도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청년고용의 돌파구로, 우리 관광업계 스스로 과감하게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여 보다 많은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향후 관광산업의 발전 과제와 관련해 "많은 외래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지출액도 늘리고 재방문율도 높이는 질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서 체계적인 정책 추진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회의를 통해서 진정한 문화관광 강국으로의 발전을 이끌 좋은 방안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는 문화체육관광부 등 11개 부처 장차관 및 청장, 각 지자체와 관광업계 대표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관광 정책방향을 양적 목표에서 질적 목표로 전환, 다양한 관광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 육성, 수요자 중심 서비스 개선, 관광내수 촉진과 기업체질 개선으로 신규 일자리 창출 등 과제를 집중 논의했다.

정부는 이 같은 과제 수행을 바탕으로 2017년 관광시장 규모 57조원을 달성, 7대 핵심 관광업종 분야에 신규 일자리 4만3,000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