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운이 잠시 접어두었던 록 스피릿(Rock Spirit)을 한껏 펼쳐보였다.

    9일 첫 맥시싱글 '윌(WILL)'을 발표한 정진운은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과 SNS 활동으로 엿보였던 특유의 역동적이고 자유분방한 이미지를 음악성으로 한단계 진화시켰다.

    이번 앨범은 지난해 4월 박진영이 수장으로 있는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윤종신이 대표 프로듀서로 있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한 후 처음 선보이는 앨범이다. 특히, 전곡 작사와 작곡, 프로듀싱을 맡아 자신만의 음악 색깔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정진운은 9일 오후 서울 홍대 웨스트브릿지에서 열린 '윌(WILL)' 쇼케이스에서 "JYP에 있을 때 '이 곡은 안 돼'라는 말을 8년 들었는데, 소속사를 옮기고 나서 '해 봐'라고 하더라. 사실 이런 곡을 내주기 쉽지 않다.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게 해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진영 프로듀서는 '너의 음악을 믿고 끝까지 가라. 산이 형처럼 나가서 잘 돼야 한다'고 조언해 주셨다"며 "윤종신 형과는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 제 음악을 듣고 부족한 부분을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하셨다"고 밝혔다.

    그는 덧붙여 "기억에 남는 건 종신 형이 본인의 초록색 지갑을 선물해 주셨다. 이걸 쓰시고 나서 일이 잘 풀렸다는 나름의 의미가 있더라. 제가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편이라 간직하고만 있다"고 전했다. 그러자 사회를 맡은 뮤지가 "최근 가방 사업을 하는 친한 형님에게 새 지갑을 받았다. 진짜다"라고 폭로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 이날 정진운은 수록곡 '꽃잎 떨어질 때'를 시작으로 타이틀곡 '윌(WILL)'과 또 다른 수록곡 '트리키(Tricky)'를 차례로 선보였다. 3곡이 수록된 그의 앨범은 전설의 기타리스트 신대철, 힙합신의 대표 타이거JK, 실력파 보컬 어반자카파의 조현아가 피처링에 참여해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결 곱게 다듬어진 서정적인 록부터 미친듯이 흔들어야 제맛인 펑크록까지 정진운의 스피릿을 잘 드러내면서도 앞으로의 음악적 방향을 보여줬다.

    정진운은 '트리키'의 기타 피처링을 한 신대철과의 작업에 대해 "블루스 기반의 록이다 보니 이 곡을 잘 이해해줄 수 있는 분을 찾았고, 평소 존경해왔다. 직접 만나 녹음을 하지는 않았다. 처음 보내주신 기타 솔로를 하나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썼다. 들으면서 '역시'라는 감탄만 나오더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타이틀곡 'WILL'은 레트로한 사운드의 펑크적 요소가 가미된 신나는 곡으로 정진운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으며, 신나게 만들어주겠다는 직접적인 가사가 인상적이다. "제가 춤추고 싶어 만든 곡이다. 통이 넓은 바지를 최대한 펄럭이게 추는 게 포인트다. 원래 가제목이 '엔터테인'이었다. 웃기고 멋있는 모습이 아닌 위트있는, 정진운이 무대에 올라가면 보는 사람들이 즐거워지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 발라드 그룹 2AM의 막내로 귀여움을 담당했던 정진운은 최근 Mnet '음악의 신2'에서 놀라운 댄스 본능을 발산하며 '춤.신.춤.왕'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뮤지의 "요즘 왜 그러세요?"라는 돌직구 질문이 100% 공감되는 부분이다. 이에 "원래 흥이 많은 아이다. 발라드를 하면서 춤을 출 수 없지 않나. 제 흥을 숨기지 않고 무대 위에서 폭발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갑자기 흥이 솟아 오른 건 아니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본연의 록 스피릿에 뜨거운 열정을 더하는 정진운의 음악 행보를 가늠케 했다. 그는 "사람들이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며 "록의 장르는 한계가 없고 정답이 없다. 내가 하는 게 록이고 음악이다. 목소리가 부드러워서 감성적인 노래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솔로 1집 '걸어온다'부터 브리티시 록을 어필해왔는데, 그 틀을 깨고 싶어서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 록을 하고 있지만 대중들이 듣기에는 팝스러운 음악을 하고 싶다"는 소신을 전했다.

    한편, 정진운은 10일 KBS2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적극적인 앨범 활동에 나선다.

  • [사진=뉴데일리 정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