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아고의 '프라이드 마셜 아츠' 운영하는 엘리자벳 安-샨 베리 부부"한국 학교에서도 태권도로 인성교육하면 좋을 텐데요"
-
<인터뷰- 全美 1500개 태권도장의 톱10 랭킹 오른 한국인여성 월드 챔피언 도장>
미국 학생들의 인성교육 도맡은 ‘태권도 가족’
-샌디아고의 '프라이드 마셜 아츠' 운영하는 엘리자벳 安-샨 베리 부부-
“차렷!~~경례!”
영화배우처럼 잘 생긴 백인청년 사범이 외치는
한국말 구령이 몇개의 넓은 도장에서 들려온다.
미국기와 태극기 아래 여러 인종의 어린이들이
갖가지 색깔의 도복을 입고 태권도 품새와 교육을 익히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아고에 위치한 <프라이드 마셜 아츠:Pride Martial Arts> 태권도장은
전국 톱10에 오를 만큼 규모도 실력도 이름난 곳, 주인은 놀랍게도 한국인 2세 여성이다. ATA(American Taekwondo Association:미국태권도협회) 등록 1500여개 도장가운데
유일하게 주인이 여성인 도장으로 많은 화제를 일으킨 곳이다.
영락없는 한국형 미인 엘리자벳 안(Lizabeth Ahn: 한국명 안종영, 47세)씨는
하얀 도복에 검은 띠를 매고 몰려드는 학생들을 지도하느라 얼굴에 땀이 배어나온다.
2008년에 문을 연후 최단기간에 급성장한 도장,
여성교장 안씨가 개발한 독특한 교육 프로그램들이교육계와 주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 태권도가 일찌기 미국에 진출한 이래 '무예' 선풍을 일으킨 예도 많지만
<프라이드 마셜 아츠>의 경우, 잘 짜여진 정신교육 과정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저의 도장은 무술만 아니라 무도(武道)를 가르치는 곳,
문무겸전의 인성함양에 집중하는 인간교육학교입니다.
이 시간은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시간이라
주변 학교들에서 수업 마친 학생들이 많이 오지요.”‘방과후학교’는 안씨의 특허품이다.
도장 출범부터 그 지역 교육감과 교장들을 순방하면서
테권도의 인성교육 효과를 실제사례를 들어 시범과 설득을 함으로써사회교육 인간교육 네트워크로 정착한지 여러 해가 되었다.
‘왕따’ 추방, 마약 방지, 폭력 해소, 학력 상승에 학교들이 다투어 참여하였고,
도장에 올 수 없는 학생들은 8명의 사범들이 현장에 나가 직접 지도하고 있다.“안녕하세요.” 까무잡잡한 스페인계 소녀가 생글거리며 기자를 향해 한국식 경례를 한다.그러고 보니 모든 학생들이 출입할 때마다 몇 번이고 머리 숙여 경례를 하는 것이었다.
화장실에 다녀오면서도 경례를 빠트리지 않는다.“태권도 승단에는 여기 9가지 덕목에 대한 수련도 평가가 더욱 중요하지요.”안씨가 가리키는 현관 정면 벽에는 영문과 한글로 병기된 ‘교훈 동판’이 햇살에 반짝인다.
Respect(존경) Courtesy(예의) Goals(목적) Attitude(태도) Integrity(고결)
Self-Control(자제심) Perserverance(불굴) Loyalty(충성) Honor(명예)
이상 9가지에 최근 Communication(대화)를 추가하였다.
이와 함께 안 교장은 언론인 출신답게 News Letter를 정기적으로 발행 배포하여다른 도장과 달리 회원과 가족들은 물론, 전지역 교육계등 각계와 유대관계가 끈끈하다.“인간은 원래 착하게 태어난다잖아요.
부모의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을 통해서
어떤 인간으로 성장하느냐가 관건인데,
한국의 전통 무도인 태권도 정신은자신감(Self-Confidence) 자기방어(Self Defense)
자기 수련(Self Dicsipline)의 능력을 키워줍니다.
이것은 바로 미래의 세대들이 리더십을 배우는 지름길이 됩니다.
현대사회의 인간은 시민의 품격과 기본적 리더십을 갖춰야
거대한 공동체 멤버로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새세대 리더를 키우는 Leadership 코스도 따로 운영한다.
안 교장이 창안한 또 하나의 자랑은 <Girls Only Program- Tigress Club>이다.
이 도장의 상징동물은 호랑이(Tiger), 여성회원들은 Tigress, 당당한 여성 만들기 수련이다.
이 프로그램은 안교장이 직접 지도하며 멘토로서 자신감과 능력있는 여성을 키우는
사명감을 가지고, 무술뿐만 아니라 생활지도에 중점을 둔 멘토링(Mentoring)을 진행함으로써
또 한번 지역사회 여성들과 학부모들의 존경과 뜨거운 갈채를 받고 있는 중이다. -
“어머님이 수십년간 미국학교 영어선생님이셨죠? 모전여전(母傳女傳)이십니다.”
기자의 말에 안 교장은 웃음을 터트리며 옆에 있는 어머니 김유미(金由美)씨를 포옹한다.“맞습니다. 어머니 아버지가 저를 잘 키워주신 덕분입니다.
어려서부터 저의 가족 4명은 거짓말 같지만 빠짐없이 식사를 함께 하였지요.
아버지 퇴근이 늦어지면 오실 때까지 배고파도 참고 기다렸거든요.
가정교육은 식탁교육이라잖아요. 제가 지금 교육하는 인성교육은
엄마 아빠로부터 식탁에서 배운 것들입니다.”
http://www.kimyumee.com김유미(74)씨는 1963년 미국 유학을 떠나 유학생 안영기(77)씨와 결혼 후,
미국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교포자녀들을 위해 한국인학교 교장으로 오래 봉사하였다.
한국 최초의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를 비롯하여 소설, 방송드라마와 영화등
400여편의 작품을 남긴 원로작가 김영수(金永壽)씨의 딸인 그녀 또한
MBC 드라마 [억새바람]등 다수의 장단편 소설집을 낸 문인,
[김유미 영어] 12권등 베스트셀러 영어교재로도 잘 알려져 있는
소설가, 시인, 수필가에 언론사 논설위원과 칼럼니스트로
왕성한 활동을 30여년간 펼쳐온 여류명사이다.“하지만 저는 아버지를 더 닮았나 봐요. 아버지도 학생때 태권도를 즐기셨다니까요.”1950년대 말, 경기고를 나와 명문 퍼듀대학에 유학한 안영기씨는
글로벌 기업 모토롤라(Motorola)에서 엔지니어링 담당 중역을 지냈고,
갖가지 특허 10여개를 가진 과학기술 천재이다.
큰 딸 크리스틴 안(Cristine Ahn) 역시 굴지의 글로벌 컨설팅회사의 경영인으로서
현재 중국 샹하이 본사를 담당한 엘리트이기도 하다.
한국이민 1세대의 ‘아메리칸 드림’ 성공이 2세대의 성공으로 꽃피운 가족 드라마!
그러니까 안교장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DNA를 골고루 실현하는 재주꾼이다."대학졸업후 20년 가까이 언론사에 근무하면서도
'하고 싶은 일을 하자'고 꿈은 늘 태권도장을 헤매곤 했지요.학생때 자주 도장에 다녔고 기계체조와 육상선수로도 뛰었기에
해가 갈수록 태권도에 대한 열정이 끓어올라서...”결심한 순간 모두 던져 버렸다.
시카고 타임즈, 로스앤젤레스 타임즈 등 안정된 언론사 명성을 내던진 안씨는
즉각 태권도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거기서 뜻밖의 반려자도 만났다.
인생은 아름다워라...행복의 여신은 40고개 안씨에게 ‘백마 탄 왕자’를 보내주었다.
태권도 월드 챔피언 샨 베리(Sean Berry: 영국출신)씨는
같은 도장에서 기계체조 사범으로 일하고 있는
동양미의 천사 엘리자벳 안씨를 보자 첫 눈에 반해 버렸다.
10년 연하의 나이 차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꿈에 그리던 ‘태권도의 여신’ 앞에 그는 무릎을 꿇었다.
“결혼해 주십시오” 눈물의 프로포즈에 마침내 ‘태권도 챔피언 커플’이 탄생한다. -
샌디아고 교외에 아름다운 오렌지 빛 2층 건물을 마련하고
“무술과 무도(武道)” 문무겸전의 한쌍이 벌이는 인간교육 바람이
미국 서부지역 태권도의 새로운 성지를 가꿔 내었다.
해마다 유단자 8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회를 개최하였고,
그 20%는 여성들이 차지할만큼 무도 인구가 급격히 늘어났다.2012년 아칸사스 리틀 락(Little Rock: ATA본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부부가 나란히 또 한번 월드챔피언 시상대에 올랐다.
지금 부인은 5단, 남편은 6단, 두 아들도 1단, 70넘은 시어머니도 1단,
도합 14단의 태권도 가족—다문화 가족은 다문화사회 미국인들의 스승가족이 되었다.
“우리에게 태권도는 일(Job)이 아니라 인생(Life) 자체입니다.
싸움 기술 체육관이 아니라 낙오되는 영혼을 구하여 인간 만드는 용광로,
'태권도 챔피언은 인간 챔피언이 되어야한다'고 가르칩니다.
수련생들이 써내는 Self-Report를 보면 참으로 행복합니다.
수년간 마약으로 고통 받다가 태권도정신으로 단련한 뒤
새 인간이 되어 명문대에 진학한 10대들이 몇 명인 줄 아십니까?”
40살 넘어 꿈과 목표를 찾아 도전한 여성의 인생성공 스토리,
그것은 그녀 혼자만의 성공이 아니라 수많은 새 인생을 창조해내는
사회적 교육사업, 국가발전 역사를 이끄는 자랑스런 지도자의 길이다. -
사방60미터 도장에선 찌르고 차고 뛰어넘는 남녀 수련생들의 구령 소리가 연신 울린다.옆방서 유리 벽으로 수련 모습을 지켜보는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수줍던 아이가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이 가장 기쁘죠. 태권도가 이런 건지 몰랐어요.”“몸이 약해서 따돌림 받는게 얼마나 슬펐는지...블랙벨트를 차고 나니까 어른이 되네요.”“이제 밤길도 무섭지 않대요. 열 살짜리 딸아이가 엄마 아빠의 보디가드랍니니다.”엘리자벳과 샨 부부는 내년 4월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수련생들을 데리고 참전한다.“한국 학교에서도 태권도로 인성교육을 집중하면 좋을 텐데...많이 하고 있겠지요?”아니다. 지금 한국에선 정부가 대학입시에 ‘인성교육 점수’ 운운하면서 사설학원에 난리가 났다.부모가 자녀들의 인성교육을 사설학원에 맡기는 나라, '인성'이 뭔지조차 모르는 나라 아닌가.
한국에도 <프라이드 마셜 아츠> 같은 태권도정신 교육장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