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정부 “ISIS 눈에는 몇 킬로미터 상공 비행기가 누구 건지 보이나” 반박
  • ▲ 공군 조종사복을 입은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 ⓒ요르단 왕실 홍보 텀블러
    ▲ 공군 조종사복을 입은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 ⓒ요르단 왕실 홍보 텀블러

    “이제 순교자 '마즈 알카사스베'의 복수를 시작한다. 테러조직 ISIS는 이슬람이 아니다. 그들을 ‘가차 없이 응징’할 것이다. 그들이 본거지에서 모두 죽을 때까지 싸울 것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테러조직 ISIS가 요르단 공군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를 불에 태워 죽인 영상을 공개한 뒤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와 군 전체가 ‘무자비한 복수’를 다짐했다.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는 테러조직 ISIS에 대한 공습을 직접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요르단 국왕은 지난 4일(현지시간) 새벽부터 시작된 요르단 공군의 ISIS 공습작전 명칭도 ‘순교자 마즈(Operation Martyr Muadh)’로 지었다.

    '순교자 마즈' 작전에 따른 첫 보복 공습에 요르단 공군은 전투기의 30%에 가까운 30대를 동원해 이라크 모술 지역과 시리아 북부 락까 일대에 대대적인 폭격을 가했다.

    이 폭격으로 모술에서만 ISIS 조직원 50여 명이 사살됐으며, 그 중에는 모술 지역 ISIS 지휘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요르단 공군의 ISIS 공습은 6일(현지시간)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 ▲ 요르단 공군은 지난 5일(현지시간) ISIS 공습에 앞서 공군들이 폭탄에 문구를 적는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러시아투데이 보도화면 캡쳐
    ▲ 요르단 공군은 지난 5일(현지시간) ISIS 공습에 앞서 공군들이 폭탄에 문구를 적는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러시아투데이 보도화면 캡쳐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가 '순교자 마즈' 작전을 통해 ISIS에 무자비한 응징을 가하자 전 세계가 환호하고 있다. 이에 궁지에 몰린 테러조직 ISIS는 다시 ‘SNS 심리전’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테러조직 ISIS는 “요르단 공군의 공습은 ISIS 전사를 단 한 사람도 해치지 못하고 미국인 여성 인질만 죽였다”는 주장을 펴기 시작했다.

    ISIS는 6일 시리아 락까 외곽에서 미국인 인질 케일라 진 뮬러가 요르단 공군의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에 깔려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ISIS는 이 주장과 함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의 잔해를 다각도로 찍은 사진만 공개했을 뿐 케일라 진 뮬러의 시신이나 그를 붙잡고 있다는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요르단 정부는 “ISIS의 주장은 X소리”라며 반박했다.

    무함마드 알 모마니 요르단 정부 대변인은 “지상 몇 킬로미터 상공에서 정밀폭격을 하는 전투기가 요르단 군 소속이라는 걸 어떻게 아나? ISIS 조직원 눈알은 무슨 망원경이냐”며 “ISIS의 주장은 매우 비논리적”이라고 신랄하게 반박했다.

  • ▲ 요르단 정부는 ISIS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하고 있다. 중동 언론들은 요르단 정부가 특수부대를 동원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요르단 공군 페이스북 캡쳐
    ▲ 요르단 정부는 ISIS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하고 있다. 중동 언론들은 요르단 정부가 특수부대를 동원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요르단 공군 페이스북 캡쳐

    요르단 정부뿐만 아니라 외신들도 ISIS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요르단 공군과 국제동맹군이 펼친 수십 차례의 공습에서 자기네 조직원들이 단 한 명도 다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이런 점 때문에 외신들은 테러조직 ISIS가 공습 표적이 될 만한 시설에 인질들을 가둬놓고 ‘인간방패’로 활용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요르단 정부 관계자도 이에 동의했다.

    나세르 주데흐 요르단 외무장관은 트위터에다 “인질을 인간방패로 세우고 공습으로 죽었다는 주장은 테러리스트들이 수십 년간 써온 낡고 역겨운 수법”이라며 ISIS의 주장에 반박했다.

    외신들이나 나세르 주데흐 요르단 외무장관의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2014년 6월 터키 언론들은 이라크 모술 지역에서 ISIS에게 납치된 터키 총영사 등 인질 49명이 갇혀있던 시설이 국제동맹군의 공습을 받았다고 보도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때는 인질들은 모두 무사했고 ISIS 조직원들은 모두 사살 당했다.

  • ▲ 테러조직 ISIS는 요르단 공군의 공습으로 미국인 여성 인질 '케일라 진 뮬러'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ISIS가 공개한 건물사진. ⓒ무슬림 테러조직 감시단체 SITE 공개사진
    ▲ 테러조직 ISIS는 요르단 공군의 공습으로 미국인 여성 인질 '케일라 진 뮬러'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ISIS가 공개한 건물사진. ⓒ무슬림 테러조직 감시단체 SITE 공개사진

    이 같은 전례가 있다 보니, 테러조직 ISIS가 요르단 공군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를 불에 태워 살해한 뒤 중동 전역에서 ‘역풍’이 일 조짐이 보이자 미국인 여성 인질을 살해한 뒤 그 책임을 요르단 정부에 돌리려 ‘SNS 심리전’을 벌이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