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 홍보웹진 발행해, 이슬람 광신도 많은 나라서 ‘자생적 테러리스트’ 육성 혈안
  • ▲ 테러조직 ISIS가 발행하는 웹진 '다비크'의 표지. ⓒ인터넷 검색
    ▲ 테러조직 ISIS가 발행하는 웹진 '다비크'의 표지. ⓒ인터넷 검색

    2015년 들어서도 테러조직의 위협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그 가운데 ‘자칭 이슬람 국가’라는 ISIS와 전 세계에 네트워크를 가진 ‘알 카에다’는 최악의 집단이다.

    이들이 최근 온라인과 SNS로 유포하는 웹진을 통해 ‘외로운 늑대’형 테러리스트를 양성하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알 카에다는 2010년부터 ‘인스파이어(Inspire)’라는 웹진을 발행해 왔다. ISIS는 수개월 전부터 ‘다비크(Dabiq)’라는 웹진을 내보내고 있다.

    최근 ISIS가 발행한 ‘다비크’에는 호주 시드니의 초콜릿 카페에서 일어났던 인질극의 범인 만 하론 모니스를 칭송하는 글이 실렸다고 한다.

    ISIS는 ‘다비크’ 서문에서 모니스의 공격을 “십자군 동맹(서방 국가들)에 대항하는 전쟁”이라고 평가하며, “그는 칼리파의 영토에 오는 대신 서방 세력이 안전하다고 여기는 길거리에서 홀로 전쟁을 벌였다. 모니스는 총 한 자루로 카페에서 인질을 잡고 있는 것만으로 호주에 엄청난 공포를 불러 일으켰다. 그는 신의 은총을 받을 것”이라고 칭송했다.

    ISIS는 이 웹진을 통해 2014년 1월 캐나다에서 군인을 상대로 뺑소니 사고를 낸 마르탱 쿠튀르 루로, 캐나다 오타와 의회 총격 사건의 범인 마이클 제하프 비보, 뉴욕에서 손도끼 사건을 일으킨 제일 톰슨 등을 거론하면서 “이들을 따르고 싶은 무슬림은 현지에서 적의 측면을 공격하라”고 부추겼다.

    ISIS의 웹진이 서방 국가에서 거주하는 무슬림들에게 “외로운 늑대형 테러리스트가 최고”라고 선동하는 식이라면, 알 카에다는 ‘누구나 쉽게 폭탄 만드는 법’을 알려주며,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를 만든다.

  • ▲ 알 카에다 웹진 '인스파이어'의 파이프 폭탄 제조법. ⓒ인터넷 검색
    ▲ 알 카에다 웹진 '인스파이어'의 파이프 폭탄 제조법. ⓒ인터넷 검색

    ‘다비크’와 비슷한 시기 발행된 알 카에다 웹진 ‘인스파이어’는 ‘혼자서 손쉽게 폭탄테러를 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달걀, 식초, 500ml PET병, 매니큐어, 주사기, 투명 테이프 등으로 항공기 테러용 폭탄 만드는 법을 상세히 소개했다.

    알 카에다는 폭탄 제조법을 소개하면서 “금속 재료가 없어 공항 금속탐지기로도 발견할 수 없다. 이미지 스캐너에는 탐지될 수도 있지만 그 장비가 너무 비싸 대부분의 공항에는 없다”며 비행기나 공항 테러용으로 적격이라고 설명했다.

    알 카에다는 누구를, 어떻게 테러해야 하는지도 알려주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의 8개 항공사를 테러를 시도할 만한 목표로 꼽은 뒤 ‘비행기 날개 옆 중간 좌석을 예약할 것’ ‘예약 메일 발송을 사용해 거사를 결행한 1~2일 뒤에 목적과 신분을 알리는 이메일을 발송하도록 하라’는 지침도 들어 있다.

    알 카에다는 항공기 테러 외에도 美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경제인과 갑부들을 공격하라고 부추기면서, 벤 버냉키 前FRB(연방준비제도) 의장, 빌 게이츠 등을 목표로 꼽았다.

    ISIS와 알 카에다가 이처럼 웹진을 통해 무슬림들에게 ‘외로운 늑대’ 형태의 테러리스트가 되라고 부추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테러 효과는 높으면서도 지도부가 다칠 가능성은 낮아서다.

    사실 ‘외로운 늑대’ 테러리스트에 주목한 건 알 카에다가 먼저다.

    알 카에다는 2001년 9.11테러 이후 美당국의 드론 공격으로 주요 지부의 지휘관을 잃었다. 2011년 5월, 美특수부대 ISA와 네이비 실 6팀(DEVGRU) 등이 파키스탄에서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뒤부터 알 카에다는 아예 전략을 바꿔, ‘자발적인 테러’를 일으키고 싶어 하는 서방 국가의 이슬람 광신도를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이후 웹진 ‘인스파이어’를 통해 ‘외로운 늑대’형 테러리스트가 되는 법과 ‘거사’를 치르는 법 등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파이프 폭탄 제조법, 압력밥솥 폭탄 제조법, 폭탄을 들고 안전하게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 법 등도 소개돼 있었다.

  • ▲ 英정보기관 MI6와 GCHQ가 해킹한 '인스파이어' 2호. ⓒ인터넷 검색
    ▲ 英정보기관 MI6와 GCHQ가 해킹한 '인스파이어' 2호. ⓒ인터넷 검색

    2011년 6월, 英  MI6와 GCHQ는 알 카에다가 웹진 ‘인스파이어’를 통해 폭탄제조법을 제공한다는 것을 파악한 뒤, 이를 해킹해 ‘컵 케이크 만드는 법’으로 바꿔놓는 ‘작전’을 펼치기도 했지만, 세계 각국의 광신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알 카에다보다 뒤늦게 세력을 키운 ISIS는 이런 ‘외로운 늑대’형 테러리스트가 서방 국가의 대테러 정보망에 잘 걸리지도 않고, 테러리스트로 포섭할 수 있는 젊은 이슬람 광신도들이 서방 국가에 많이 살고 있으며, 현지에서 테러를 저지르면 서방 사람들에게 극심한 공포를 준다는 점을 깨닫고 뒤늦게 육성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알 카에다와 ISIS가 적극 나서면서 북미와 호주, 서유럽에서는 갈수록 ISIS나 알 카에다를 지지하는 이슬람 광신도들이 늘고 있다.

    연령 또한 10대 후반에서 20대들인 이 광신도들은 “전 세계를 샤리아 율법에 따라 통치되는 세상으로 만들자”는 수니파 살라피즘을 적극 지지하며, 자신이 거주하는 곳에서 무차별적인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나라는 영국,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이다.

    특히 영국에서는 ISIS나 알 카에다에 동조하는 젊은 이슬람 광신도들이 일방적으로 ‘이슬람 청결구역’을 선포한 뒤 술집을 파괴하고, 데이트하는 남녀를 폭행하거나 지나가는 차량 부수는 등의 행패를 부리고 있다. 이에 영국 정부는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스웨덴에서도 비슷한 일이 점점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

  • ▲ 영국 런던의 '샤리아 율법구역'. 이슬람 광신도들은 자체적으로 '샤리아 경찰'을 조직해 이 구역 내에서 음주, 콘서트 및 음악감상, 게임, 마약 등을 못하도록 순찰을 돈다. 여성이 하이힐을 신고 치마를 입고 다니는 것도 금지된다. ⓒ이슬람 광신도 감시단체 홈페이지 캡쳐
    ▲ 영국 런던의 '샤리아 율법구역'. 이슬람 광신도들은 자체적으로 '샤리아 경찰'을 조직해 이 구역 내에서 음주, 콘서트 및 음악감상, 게임, 마약 등을 못하도록 순찰을 돈다. 여성이 하이힐을 신고 치마를 입고 다니는 것도 금지된다. ⓒ이슬람 광신도 감시단체 홈페이지 캡쳐

    서유럽마저 이렇다보니, 현재 ISIS와 알 카에다가 발행하는 웹진 ‘다비크’와 ‘인스파이어’는 서유럽과 북미, 호주에 거주하는 이슬람 광신도들에 의해 세계 각국으로 뿌려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인도 정부의 컴퓨터 긴급대응팀(ICE RT)은 ISIS의 자료들이 '비메오(Vimeo)', '데일리 모션(Dailymotion)' 등 동영상 공유사이트와 프로그램 개발자의 정보공유 사이트 '깃허브(GitHub)', 인터넷에 올린 자료의 사본을 저장하는 '아카이브(Archive)', 사진 공유 사이트 '임거(Imgur)' 등에 대거 게재된 사실을 확인한 뒤 접속 차단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인도 북부는 카슈미르, 아쌈, 구자라트 지역에 이슬람 교도들이 살고 있다. 2014년 9월에는 알 카에다가 ‘인도 지부’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인도 정부가 수사에 나섰다. 이런 상태에서 인도 웹사이트에 ISIS의 자료까지 올라오자 난리가 난 것이다. 

    인도나 미국, 호주, 영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웹사이트에는 지금 시간에도 ISIS와 알 카에다의 웹진이 게재되고 있어, 세계 각국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