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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주력 전투함으로서 거친 파도를 헤치며 지난 30여 년간 조국 해양수호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국산 전투함 1세대인 울산함(FF, 1,500톤), 경주ㆍ목포함(PCC, 1,000톤) 및 고속정 8척이 전투함(정)으로서 임무 마치고 30일 진해 군항에서 퇴역한다.
3함대 소속인 울산함은 3함대사령관 주관으로, 1함대 소속인 경주ㆍ목포함은 1함대 부사령관 주관으로 거행하는 퇴역식은 개식사, 제원 및 공적소개, 퇴역명령 낭독, 취역기 강하 순으로 진행되며, 전투함(정)으로서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는 울산함과 경주ㆍ목포함, 고속정의 마지막을 축하하기 위해 각 함정 역대함장 및 승조원 등 관계자들이 함께한다.
이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현역에서 은퇴한 울산함 및 경주ㆍ목포함은 우리 해군의 국산 전투함 시대를 연 주역들이다. 1970년대 ‘율곡사업’으로 불리는 해군의 전력증강 사업이 추진됨에 따라 1980년 최초의 한국형 호위함인 울산함을 진수했다.
울산함은 76mm와 30mm 함포 각 2문과 대함미사일 하픈(Harpoon), 자동사격통제장치 및 음탐기 등의 장비를 탑재해 대함, 대공, 대잠전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으며, 가스터빈 2대와 디젤엔진 2대를 장착해 최고 36노트(63km)의 고속기동이 가능한 함정으로 그 당시 우리나라 방산산업 기술이 집약된 전투함으로서 각광받았다.
울산함이 진수되기 전까지 국내에서 건조한 전투함정은 무게가 200톤에 못 미치고 길이도 37m에 불과한 참수리급 고속정 정도였지만 해군과 방위산업계는 국내외 방산업체의 기술력을 총동원하여 울산함을 진수하며, 축적한 경험‧기술‧자신감을 바탕으로 다양한 수상함을 연구 개발하는데 디딤돌로 삼았다.
울산함급 호위함은 이후 서울함, 충남함 등 총 9척을 건조해 미국에서 도입한 구형 구축함을 대체해 나갔으며, 한국형 구축함 시대가 열리기 전까지 대한민국 바다를 수호하는 해군의 주력함으로 운용됐다.
경주함은 1983년 5월 2일 현대중공업에서, 목포함은 1982년 10월 27일 대우조선공업에서 건조를 시작해 각각 1985년 5월 1일과 5월 17일에 취역했다. 두 함정은 76mm와 30mm 함포와 대함미사일 엑조세(Exocet) 장착 등 대함정 무기체계를 다수 탑재해 고속정과 함께 연안경비와 유사시 연안 접근을 시도하는 적의 고속정 및 상륙 세력 차단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국내 건조 초계함은 1983년 대한조선공사에서 1번함을 건조했으며 이후 대한조선공사,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코리아타코마(현 한진중공업) 등의 4개 조선소에서 28척을 건조했다. 정경원(중령) 울산함장은 “국산 1호 호위함으로 지난 30여 년간 조국 해양을 수호한 울산함의 마지막 함장으로서 함정 퇴역시까지 임무를 완수할 수 있어 자부심을 느끼며, 비록 역사 속으로 퇴역하지만 울산함의 창조적 도전정신은 앞으로도 우리 해군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라고 감회를 밝혔다.
조국 영해 수호의 최선일에서 활약했던 울산함 및 경주ㆍ목포함, 고속정의 퇴역은 해군의 전투함(정) 세대교체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해군은 국산 전투함 1세대 호위함 및 초계함의 후속전력으로 신형 3차원 레이더, 대공․대함유도탄방어유도탄(RAM), 신형 소나와 어뢰음향대항체계, 해상작전헬기 1대 탑재 등 대공ㆍ대함ㆍ대잠전 전 분야에 대해 공격 및 방어능력이 대폭 향상된 신형호위함 인천함(FFG, 2,300톤)을 2011년 건조한 이후 2020년대 중반까지 20여척을 확보해 해역함대의 주력 전투함으로 운용 할 계획이다.
또한 고속정을 대체하기 위해 76mm 함포와 대함유도탄, 탐색 및 추적레이더, 지휘무장 통제체계 등 크기 및 무장이 월등히 향상된 유도탄고속함(440톤) 윤영하함을 2007년 진수한 이후 2014년 10여척을 운영하고 있으며, 200톤급 신형고속정도 추가 건조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퇴역한 울산함 및 경주ㆍ목포함은 군사화 과정을 거쳐 지자체 대여, 해외 양도 등 군함으로서 제2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