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근, 집모형 전달 퍼포먼스 벌이더니, 은근 슬쩍 말바꿔?
  •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80명이 참여한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를’ 포럼이 13일 발족했다. 이날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발족식에서 우윤근(앞줄 가운데) 원내대표가 청년들에게 ‘집 모형’을 전달하고 있다.ⓒ조선일보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80명이 참여한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를’ 포럼이 13일 발족했다. 이날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발족식에서 우윤근(앞줄 가운데) 원내대표가 청년들에게 ‘집 모형’을 전달하고 있다.ⓒ조선일보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씩'이란 솔깃한 정책을 내놓은 새정치민주연합이 '공짜 포퓰리즘' 비판을 넘어 '말 바꾸기' 논란에 휩싸였다.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를 주는 것처럼 선전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임대료를 받겠다는 것이라며 슬그머니 말을 바꾼 것인데, 과도한 선심성 정책으로 결국 본전도 못 찾은 꼴이f라는 지적이다.

    새정치연합은 우윤근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모형집 전달 퍼포먼스를 벌이면서 "신혼부부의 주거부담 고민을 해결할 담대한 정책을 시작한다"고 주장했다.

    우 원내대표는 나아가 당 소속 80명의 의원과 함께 <신혼부부 집 한 채를> 포럼을 발족했다. 실제 담대한(겁이 없고 배짱이 두둑한) 행태를 선보인 것이다.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이 들끓자 새정치연합은 "공짜로 주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내 '말 바꾸기' 논란으로 확산됐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18일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임대주택) 100만 호는 얘기한 적도 없고, 무상의 ‘무’자도 안 나왔다"며 "그렇게 (무상으로) 보도한 언론사 전부 제소할 방침"이라고 엄포를 놨다.

    그러나, 포럼을 주도하고 있는 홍종학 의원이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100만 호'라는 문구가 그대로 기록돼 있다.

    <대부분의 신혼부부가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100만호 정도가 필요하며, 그 100만호를 장기적 목표로 제시한 것이다. 그 100만호에는 공공임대주택 뿐만 아니라 준공공임대주택 등도 포함된다. 또한 전세자금 지원 등 금융지원을 병행하면 100만호가 되기 전에도 많은 신혼부부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

                                   -지난 16일 홍종학 의원 보도자료

     

    이 '100만 호'의 문구는 누가 조작해서 집어넣었다는 얘기인가? 남의 탓을 하기 전에 자신들의 발언과 행동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과 우윤근 원내대표(오른쪽), 문재인 비대위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과 우윤근 원내대표(오른쪽), 문재인 비대위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우윤근 원내대표 역시 말 바꾸기 논란에 휩싸였다.

    우 원내대표는 '무상급식, 무상버스에 이은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새누리당의 비판에 "집을 무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보다 싼 값에 저렴하게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당초 새정치민주연합은 13일 포럼 출범식에서 '임대주택'이라고도 말했지만, 반복적으로 집을 '준다'라는 표현을 썼다.

    특히 우윤근 원내대표는 "집을 한 채 주는 게 국가의 의무다"며 "신혼부부 여러분들에게 집을 드릴테니.."라고 '공짜 정책' 이미지를 스스로 양산해 냈다.

    그럼에도 우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임대주택 이야기는 새로운 게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신혼부부 등에게 (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을 14만 가구 공급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복지 포퓰리즘'이란 비난이 일자 논란의 초점을 대통령에게 떠넘기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집모형을 전달하는 퍼포먼스까지 벌이더니, 은근슬쩍 말을 바꿔 정책의 의미를 축소시키려는 듯한 비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여당이 이 문제를 매도하고 있다"면서도 "(야당의) 표현에는 다소 문제가 있었다"고 자인했다.

    그는 "이름을 잘못 지었다는 생각에는 일리가 있다"며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를'은 공짜로 주는 것 같다. 누가 봐도 인기 좀 끌라고.."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국민의 환심을 사기 위해 실현 불가능한 정책을 들고 나온 것이 문제"라면서 "야당이 지지율 폭락을 만회하기 위해 다소 무리수를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제1야당 지도부가 무리한 정책을 인정하지는 못할망정 말 바꾸기로 괜한 고집을 부린다는 것"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을 존중한다는 자세로 지금이라도 복지 포퓰리즘 정책을 거둬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