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섬유 환경인증기준 기준치 4배 이상 넘는 제품도 있어, 품질안전성 기준마련 시급


<닥스키즈>, <베베>, <블루독>, <알로봇>, <게스키즈>, <트윈키즈>, <타미힐피거키즈>, <폴스미스주니어> 등 아동용 의류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

지난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전순옥 의원(새정치민주연합)과 시민단체 <녹색소비자연대>는 2014년 여름 신상품 아동 의류의 화학적 안정성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재단법인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서 진행한 이번 시험은 지난 5월 27일까지 서울시내에서 판매된 제품 가운데 27개 주요 브랜드의 7~8세용 남아용 청바지 23개, 셔츠 22개 총 45개 제품을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총 12개 제품에서 [NPEO(노닐페놀 에톡시레이트)]가 검출됐으며 그 중 1개 제품에서는 [OPEO(옥티페놀 에톡시레이트)]도 검출됐다. 

NPEO와 OPEO는 내분비계장애물질로 세정제에 주로 사용되며 햇빛 등에 의해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인 NP(노닐페놀)형태로 분해된다.

NPEO는 그 위해성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환경부가 2001년부터 유독물로 지정해 관리 중이며, 유럽에서는 2003년부터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제품별로는 아동용 청바지 중 <닥스키즈>, <베베>, <블루독>, <알로봇>, <트윈키즈>, <ASK주니어> 6개 브랜드에서 NPEO가 검출됐으며, 특히 <베베>는 OPEO도 검출됐다. 

[아동용 청바지 제품의 화학적 안전성]
  • 또 아동용 셔츠 제품 중에서는 <게스키즈>, <드팜>, <랄프로렌칠드런>, <블루독>, <타미힐피거키즈>, <폴스미스주니어> 6개 브랜드에서 NPEO가 검출된 상태다.
     
    이 중 <베베>는 1321mg/kg, <알로봇>은 1059mg/kg으로 유럽에서 유해성을 판단하기 위해 친환경 기준으로 통용되는 유럽섬유 환경인증기준(OEKO-TEX Standard 100) 기준치(250mg/kg)의 4배 이상이 검출됐다.
    뿐만 아니라 <ASK주니어>의 경우 NPEO 외에 안전 품질 표시기준의 납 기준치 90㎎/㎏의 14배 이상인 1285mg/kg의 납이 검출됐다.
    [아동용 셔츠 제품 화학적 안전성]
  •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경기 지역의 주부 염모씨(38)는 “내 아이가 입는 옷에 이런 물질이 들어있다고 해서 너무 놀랐다”며 “평소 많이 접했던 브랜드들인데 아이들이 입는 옷이라면 이런 부분에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처럼 아동복 브랜드에서 환경호르몬들이 검출된 이유에 대해 한국의류시험연구원 보고서는 “NPEO가 공업용 세척제로 사용되고 있어 섬유의 가공과정에서 의류에 잔류한 것이라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NPEO는 2002년 보건복지부 [공중위생관리법]의 세척제 사용 가능 성분에서 삭제돼 가정에서의 사용이 금지됐으나 공업용으로는 계속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당장 해당 물질 사용을 규제할 수 있는 적극적인 법안이 없어 현재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만 기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섬유제품의 제조 및 유통과정에서 사용되는 유해물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여러 소비자단체에 의해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됐다”며 “한국의류시험연구원 등이 보고서를 통해 위해한 수준의 NP 및 NPEO 함유 제품의 수입 및 사용금지를 권고했음에도 정부는 적극적인 안전성 강화조치를 지체시키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또한 “NPEO에 대한 품질안전성 기준마련이 시급하다”며 “산업통상자원부가 모든 섬유제품에 대해 일괄규제가 어렵다고 판단한다면 적어도 유·아동용 섬유제품만이라도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빠른 시일 내에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순옥 의원은 “국민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 국정감사에서 공산품의 품질 및 안전성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이후에도 계속 제품안전성 테스트를 실시해 국민들에게 알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함께 실시한 [품질 비교평가] 결과 품질표시 사항에 기재된 섬유혼용률과 실제 혼용률이 불일치한 점, 일광견뢰도와 마찰견뢰도 등이 <한국소비자원>의 섬유권장기준에 불충족한 점 등이 지적돼 아동복 품질개선에 대한 업체의 노력 역시 요구되고 있다.
    [사진 = 녹색소비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