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英데일리 미러는 8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소수민족 난민 보호와 IS 반군 지도자 '제거'를 위해 이라크에 SAS와 SBS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사진: 데일리 미러 보도화면 캡쳐]
    ▲ 英데일리 미러는 8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소수민족 난민 보호와 IS 반군 지도자 '제거'를 위해 이라크에 SAS와 SBS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사진: 데일리 미러 보도화면 캡쳐]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라크 IS 반군 공습에 가장 먼저 의사를 표명한 영국.

    영국 정부는 미국이 공습을 감행하기 며칠 전,
    ‘IS 반군 수뇌부’를 제거하기 위해 최정예 특수부대를 이라크로 보냈다고 한다.

    英데일리 미러는 8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라크 IS 반군 공습 소식을 전하면서
    “최근 영국 정부가 이라크 북부에 특수부대 육군 SAS와 해병 SBS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 미러에 따르면
    SAS와 SBS는 이라크 북부 지역에 급파돼
    신자르 산악 지대에 피신한 수만 명의 피란민들 소재를 파악하고
    이들이 해외로 피신할 수 있도록 안전하게 인도하는 한편,
    IS 반군 핵심 지도부를 제거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한다.

    데일리 미러는
    “IS 반군이 수천 명을 살해하기에 앞서,
    이라크 소수민족 25만여 명이 쿠르드 자치 지역 등으로 피신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가 최정예 특수부대 SAS와 SBS를 급파한 것은
    미국이 유엔 기구를 도와 신자르 산악지역에 물자를 공수하고,
    IS 반군에게 공습을 가하는 것과 같은, ‘인도적인 이유’라고 한다.

    데일리 미러와 인터뷰한 영국 군사 소식통은
    “IS의 위협은 그들의 선전 비디오들에서 나타는 것처럼
    중동 전체를 침략해 지배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데서도 드러난다”며
    “미군의 공습으로 그들의 예봉이 꺾이겠지만,
    제대로 타격을 입히려면 지상에서의 도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1991년 걸프전과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영국 SAS, SBS와 미국 델타포스, 해군 SEAL팀이
    이라크에서 ‘스커드 미사일 사냥’에 나선 것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영국 정부가 SAS와 SBS를 이라크에 급파했다는 소식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이들 특수부대는 단순한 군인이 아니라 '007 수준'의 '유령 군인들'이기 때문이다.

  • ▲ 1942년 북아프리카에서 활동하던 데이비드 스털링 대령과 SAS연대 대원들. [자료사진]
    ▲ 1942년 북아프리카에서 활동하던 데이비드 스털링 대령과 SAS연대 대원들. [자료사진]

    1941년 데이비드 스털링 대령의 주도 아래
    ‘영국 육군 특수항공임무여단 L분견대(SAS Detachment L)’라는 이름으로 창설한
    SAS는 2차 대전 당시 북아프리카 사막에서 소수 인원으로 나치 독일군에 치명타를 입혔다.
    보고에 따르면 SAS는 리비아에서만 독일군 전투기 60대를 파괴했다고 한다.

    SAS는 2차 대전 당시 적진에서 활약하던 ‘레지스탕스’를 지원한
    영국 첩보기관 MI9, 첩보기관의 군사행동대인 SOE
    (특수작전집행부, 美OSS와 파트너 역할)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첩보원들의 나치 점령지역 침투와 탈출을 지원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SAS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인 1945년 10월 8일 해산했다가
    1950년 한국 전쟁이 터지자 ‘제21 SAS 연대’로 재창설된다.

    이들은 한국 전쟁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모택동주의 공산반군’과의 전투에서 특출난 성과를 냈다.

  • ▲ SAS 대원들은 2013년에도 시리아에 침투해 활동했다. [사진: 해외 특수전 커뮤니티 캡쳐]
    ▲ SAS 대원들은 2013년에도 시리아에 침투해 활동했다. [사진: 해외 특수전 커뮤니티 캡쳐]

    SAS는 1980년 런던 주재 이란대사관 인질극에서
    10분 만에 테러범 7명을 모두 사살하고, 인질을 전원 구출하는 장면이 방송을 타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하지만 그 전인 1977년 소말리아 모가디슈 공항에서
    독일 대테러 부대 GSG-9의 루프트한자 여객기 구출 작전을 지원할 정도로
    ‘특수전 세계’에서는 최고로 꼽히는 부대다.

    1991년 걸프전,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에는
    소규모 병력만으로 탄도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 추적 및 파괴,
    테러리스트 조직 추적 및 제거,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 지대의
    탈레반 본거지 침투 등의 임무를 수행해 냈다.

  • ▲ 훈련 중인 英해병대 소속 특수부대 SBS [사진: 해외 특수전 커뮤니티 캡쳐]
    ▲ 훈련 중인 英해병대 소속 특수부대 SBS [사진: 해외 특수전 커뮤니티 캡쳐]

    영국 해병대 소속 SBS는
    전원이 ‘코만도’라 불리는 해병대 가운데서도 최정예만 뽑은 소규모 부대다.
    1940년 해병 코만도 장교 로저 코트니가 만든 ‘특수보트부대’가 그 전신이다.

    이들이 대중들에게 알려진 것은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 사이의 ‘포클랜드 전쟁’ 때다.

    당시 SBS 대원들은 50구경 기관총으로 2km 밖의 아르헨티나 군을 저격하는가 하면,
    아르헨티나 군이 “이곳으로는 인간이 절대 올라올 수 없을 것”이라며
    경계를 소홀히 한 절벽으로 침투해 적을 격파하는 등
    인간 이상의 능력을 보여줘 이목을 끌었다.

    이후에도 언론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21세기 들어서만도 시에라리온, 아프가니스탄의 토라 보라, 마자리 샤리프, 헬만드,
    이라크 전역에서 은밀히 활동하며,
    탈레반과 알 카에다 지도자들을 ‘제거’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한다.

    2012년 3월 8일, 나이지리아에 근거지를 둔 알 카에다 네트워크 테러조직
    보코하람에게 인질로 붙잡힌 사람들을 구하려 했지만
    인질들이 살해당해 작전을 중단한 바 있다고 한다.

    SAS와 SBS 대원들은 세계 특수부대의 ‘아버지’와 같은 대우를 받는 부대로,
    첨단장비를 운영하는 미군 특수부대와 달리
    혼자서 적진에 침투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훈련을 받는 부대들로
    ‘암살’에도 상당한 소질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영국이 냉전 시절 운영했던 비밀암살조직 '13그룹(Group 13)'은
    전직 SAS 대원들을 주로 고용해 '젖은 작전(Wet Ops, 암살)'을 맡겼다고 한다.

    이들이 이라크 IS 반군 지도자 추적 및 제거에 나섰다는 말은,
    스스로를 ‘마디(Mahdi, 이슬람의 메시아)’라고 칭하는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 등
    IS 반군 두목들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 ▲ 오사마 빈 라덴 '제거'를 전후로 '제거'된 알 카에다의 중견 간부들. [사진: 美NBC 보도화면 캡쳐]
    ▲ 오사마 빈 라덴 '제거'를 전후로 '제거'된 알 카에다의 중견 간부들. [사진: 美NBC 보도화면 캡쳐]

    한편, 데일리 미러에 따르면,
    8일 미군은 IS 반군 공습과 함께 이라크 북부 신자르 산악지대에 숨어 있는
    소수민족 피난민을 위해 8,000여 명 분의 전투식량과 수천 갤런의 식수를
    이 지역에 투하했다고 한다.

    영국 정부도 미국의 ‘인도적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800만 파운드(한화 약 139억 원)의 예산을 의회에 긴급요청하고,
    터키에 있는 나토(NATO) 공군기지를 활용해,
    신자르 산악지대에 피신해 있는 소수민족들을 구호할 계획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