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 전략적 가치…우리 영공서 평양 타격가능한 '팝아이' 장착
  • <편집자 주> 대한민국 공군의 F-4 팬텀 전투기는 1969년 최도 도입이래 공군 전력의 중심축으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몇 년후 팬텀은 기체 노후화로 퇴역하게 된다. 수 십년동안 한국 공군의 팬텀이 가지는 의미는 동북아 최고의 공군이라는 수식어 와 함께 유일한 폭격기 겸 전투기로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 받아 왔다. 뉴데일리는 3회에 걸쳐 이같은 팬텀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조명하면서 미래 대한민국 영공방어를 책임질 대안과 대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기자는 47년 째 대한민국의 영공을 지키고 있는 팬텀 전투기를 실제로 보고 싶었다.

    각종 에어쇼나 이미 퇴역해 박제가 된 팬텀 전투기 대신 생생하게 하늘을 박차 오르는 '하늘의 지배자'를 직접 확인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18일 <뉴데일리> 취재진은 현재 F-4E 팬텀(Phantom II) 전투기를 운영 중인 제17전투비행단을 찾았다.청주에 위치한 제17전투비행단에 도착 하자 현역 ‘F-4E’ 팬텀 전투기가 하늘을 찢을 듯 굉음을 내고 이륙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공군은 지난 1976년 F-4E Block 64 19대 (76-0493/0511)도입을 시작했다.

    F-4E Block 64는 1978년 제11전투비행단 제152전투비행대대에, 1979년 6월 제153전투비행대대에 배치되었다. 이후 현재의 제17전투비행단으로 이동배치된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후 공군의 팬텀 전투기는 미 공군 저장분(MIMEX)을 도입했다.

    1982년에 F-4D 6대와 1985년에 F-4E 4대를 인도받고, 1987년 12월부터 1988년 4월 사이에 24대의 F-4D형, 1988년에 F-4E 24대, 1989년 오산 미 공군 제51전투비행단이 F-16C/D 전투기로 기종 전환을 하면서 F-4E 1개 대대분 19대를 포함, 30대의 F-4D/E를 추가 인도받았다.
     

  •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한국 공군에게 팬텀 전투기는 여전히 중요한 자산이다. F-15K가 도입되면서 함께 들어온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인 ‘슬램ER’이전까지는 팬텀의 ‘팝아이’ 미사일이 항공 타격력으로는 유일하게 평양까지 폭격할 수 있는 무기였다. 

    47년이 지난 현재까지 팬텀이 조국 영공방어에 빈틈을 내주지 않는 이유다.

    이날 제17전투비행단장으로 지금도 팬텀 전투기를 조종하고 있는 이광수 준장은 “국가안보에 있어서 1980년대 이후 우리군이 대북 전력우위에 있었던 이유도 팬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 청주 제17전투비행단장인 이광수 준장이 팬텀의 역사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청주 제17전투비행단장인 이광수 준장이 팬텀의 역사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팬텀 전투기와 필연이기 때문일까? 이광수 준장의 모습은 팬텀 전투기의 도입을 주도했던 박정희 대통령과 닮아 있었다.이광수 준장은 “이후 도입된 F-16C/D 전투기조차도 팬텀 전투기의 능력에 비하면 역 부족이었다”면서 “F-15K 도입 이전까지 (팬텀 전투기가)최고의 전투기였던 셈”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팬텀 전투기를 지칭할때 노후 전투기라는 표현보다 현역 전투기라는 표현이 어울린다”면서 “(팬텀 전투기는) 주기검사와 장기취역항공기 관리대책을 통해 언제라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 ▲ 청주 제17전투비행단장인 이광수 준장이 팬텀의 역사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청주 제17전투비행단장인 이광수 준장이 팬텀의 역사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팬텀 전투기가 비록, 노후화로 '퇴역을 앞둔 전투기'라고 하지만 하늘을 날지 않는 그날까지는 현역전투기로 언제든 적을 상대할 수 있다는 이광수 준장의 자부심과 자신감이 엿보였다.

    기자는 제17전투비행단 공보장교의 안내를 받아 팬텀 전투기의 정비와 무장 그리고 조종과 관련해 현직에서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영공수호의 전사들'을 만났다.

    ◇운용 기지서 직접 본 F-4E 팬텀…노후기 아닌 당당한 '현역'

  • ▲ 제17전투비행단 내 정비창에서 최재일 준위가 공기순환 장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제17전투비행단 내 정비창에서 최재일 준위가 공기순환 장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먼저 찾은 곳은 팬텀 전투기의 정비창. 그곳에서 김진식 중령과 최재일 준위를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30여 년간 공군에 몸담으며 25년 이상 팬텀 전투기와 함께한 [공군 팬텀도입] 역사의 산 증인이다. 

    수 십 년간 운용해온 팬텀 전투기를 정비하면서 생기는 애로사항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김진식 중령은 “(오히려) 40년간 운영하면서 많은 기술이 축적됐다. 팬텀 전투기는 아날로그식 장비 때문에 일일이 수작업으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25년간 팬텀 전투기를 정비해 온 최재일 준위는 “전투기도 기계이기 때문에 사용시간이 길어지면서 고장이 잦아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팬텀의 문제점을 육안이나 감각으로 식별·수리해야하는 번거로움 그 자체가 책임감을 가지고 꼼꼼히 정비하게 하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 ▲ 제17전투비행단 내 정비창에서 최재일 준위가 엔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제17전투비행단 내 정비창에서 최재일 준위가 엔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F-4E 팬텀 전투기에는 공중급유장치가 있다. 아쉽게도 공군이 공중급유기를 도입하는 2019년과 팬텀 전투기의 퇴역 시기가 비슷해 공중급유기능을 실제 사용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제17전투비행단 측은 '공중급유장치'가 정기적 검사를 통해 언제든 활용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이곳 정비사들은 이런 팬텀을 직접 만져보며 어려운 정비를 위해 휴무를 불사하고 출격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었다.

    이들을 통해 '나라사랑'으로 이어지는 팬텀 전투기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팬텀 전투기 날개에 공대공 AIM-9 미사일 달아보니….

  • ▲ 팬텀 전투기에 달릴 AIM-9 사이더와인더 적외선 유도 공대공 미사일..ⓒ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팬텀 전투기에 달릴 AIM-9 사이더와인더 적외선 유도 공대공 미사일..ⓒ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지난 5월 팬텀 전투기의 미사일 탈락 사건에 대한 이유를 알아보고 싶었다. 당시 미사일 탈락은 배선장비의 전선 피복이 벗겨지면서 발생한 것이었다고 한다. 제17전투비행단에 따르면  모든 팬텀 전투기를 상대로 해당사항을 점검을 마친 상태다.

    정비창에서 이동해 이·착륙을 위해 전투기들이 들락거리는 격납고로 향했다. 직접 미사일을 장착해보기 위해서다. 

    눈앞에 출격을 위해 준비 중인 ‘F-4E’팬텀 전투기가 무장(미사일)장착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곳에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무게가 100kg에 육박하는 AIM-9 공대공 미사일인 ‘사이더와인더’를 직접 들고 출격 대기중인 기체에 부착했다.

  • ▲ 미사일 장착모습.ⓒ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미사일 장착모습.ⓒ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어 담당 무장사의 설명에 따라 다시 해체를 했다. 기자가 장착한 미사일은 훈련탄이었지만 체결과정은 실탄과 동일하다.

    무장사는 자신들이 장착한 공대공·공대지 무기가 정상적으로 발사되어 목표물에 정확히 명중될 때 가장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현역 조종사 “팬텀 전투기, 퇴역하는 그날까지 한반도영공 지킬 것”

  • ▲ 팬텀 전투기 조종사 이태경 대위.ⓒ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팬텀 전투기 조종사 이태경 대위.ⓒ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기자는 마지막 일정으로 팬텀 전투기를 조종하는 전투비행대대소속 조종사를 만나기 위해 대대본부를 찾았다.

    팬텀 전투기를 조종하는 제152 전투비행대대 소속 이태경 대위는 “전 세계적으로 팬텀 전투기가 퇴역하고 있는 추세지만 한반도에서 사라지는 그날까지 영공방위의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한민국 영공방위에 있어 팬텀은 수십 년간 북한의 도발에 대한 즉각 보복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전략무기로 자리매김 해왔다.

  •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 같은 이유는 팬텀 전투기에만 있는 AGM-142 '팝아이‘ 미사일 때문이다. 이곳 조종사들은 스크램블 사이렌이 울리면 30분도 안 돼 '팝아이'를 장착하고 이륙할 수 있다.

    팝아이는 사정거리 112km로 1m 이내의 오차로 정확도를 자랑한다. 특히 2m 두께의 콘크리트도 관통할 수 있는 구조의 탄두중량은 350kg이나 된다. 팬텀 전투기의 임무를 대체할 F-15K가 운용하는 탄두중량 230kg의 SLAM-ER 미사일보다 파괴력이 강하다.

  • ▲ 팬텀 전투기가 팝아이 미사일을 달고 훈련 비행중이다.ⓒ공군
    ▲ 팬텀 전투기가 팝아이 미사일을 달고 훈련 비행중이다.ⓒ공군


    팬텀 전투기가 도태되는 2019년이 되면 제17전투비행단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도깨비들’이 떠나면 ‘번개돌이’가 이곳 제17전투비행단에 자리 잡기 때문이다. 

    차기 전투기로 낙점된 최신예 스텔스 'F-35A 라이트닝II‘ 전투기가 팬텀 전투기의 화려한 역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