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엄격한 기사 교정 관습에 따른다면, 부장은 기자가 보는 앞에서 기사원고를 찢어서 쓰레기통에 집어넣으면서 "기자는 신념보다 사실을 중시하는 직업이야"라고 가르쳤을 것이다.
  • ▲ 조갑제 대표ⓒ
    ▲ 조갑제 대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의 방송]을 자처하는 KBS는,
    공동체의 통합성을 해치는 [공공의 적]임이 확인되었다.
    국가-국민-헌법이 들고 일어나 해체 수준의 개혁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심각한 정신적 손상을 겪게 될 것이다.
    <이번에 무책임한 보도로
    국민을 기만하고 여론을 오도한 데 책임있는
    모든 당사자들에게 대해서는
    엄중한 경고와 응분의 책임추궁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원로 언론인들 성명서


  • ▲ 문창극 후보의 온누리교회 연설을 견강부회 보도한 KBS보도 화면.ⓒ
    ▲ 문창극 후보의 온누리교회 연설을 견강부회 보도한 KBS보도 화면.ⓒ

    ▲ 문창극 후보의 온누리교회 연설을 견강부회 보도한 KBS보도 화면.


    지난 6월11일 KBS 9시 뉴스는 이렇게 시작한다.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6월 11일, KBS 9시 뉴스입니다.

    오늘 9시 뉴스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검증 보도로 시작합니다.
    교회 장로인 문창극 후보자가 교회 강연에서
    일제의 식민 지배와 이어진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란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문 후보자의 역사 인식을 엿볼 수 있는 강연인데,
    파문이 예상됩니다.
    홍성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첫 문장부터 왜곡이다.
    <일제의 식민 지배와 이어진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란 취지의 발언>
    악의적 표현이다.

    文昌克(문창극)씨의 온누리 교회 강연을 들어보면,
    이런 대목이 있다.

    <우리 민족한테 고난을 주신 것도 하나님의 뜻이다.
    우리 민족을 단련시키려고 고난을 주신 것이다.
    또 고난을 주신 다음에 또 하나님은 우리한테 길을 열어주셨어요.
    하나님이 이 나라를, 이 민족을 써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길을 열어주신 겁니다.
    그래서 그런 걸 보면 우리나라라는 것은 지금까지 구비구비마다 시련과 도전을 받았지만
    그것이 또 하나의 기회가 됐습니다.
    그 기회가 돼가지고 지금 이 나라가 왔습니다.>

    <너희들은 시련이 필요하다.
    너희들은 고난이 필요하다.
    그래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고난을 주신 거라고 생각해요.
    그 고난 속에서 우리가 36년을 지나고 난 다음에야
    마치 광야의 40년 생활을 하고서 우리가 가나안 땅으로 들어 갈 수 있듯이
    36년의 고난을 거치고 난 다음에
    대한민국에게 독립을 허용하신 거예요.
    그것도 다 하나님의 뜻이라, 이거예요.>


    그러니 KBS 뉴스는 이렇게 보도하였어야 했다.

    <일제의 식민 지배와 이어진 남북 분단이
    우리 민족한테 고난을 주어 단련시킴으로써
    한민족을 더 소중하게 쓰기 위한 하나님의 뜻이란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그렇게 온전하게 보도하였더라면,
    문창극 사태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KBS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한 부분을 [친일]로 몰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그 [뜻]의 내용을 시청자들에게 전하지 않은 것이다.
    악의성을 드러낸 편집이었다.
    검찰이,
    "공무원 모 씨는 업자로부터 500만 원이 든 봉투를 받았다.
    그러나 돈이 든 사실을 확인하고 돌려주었다"
    고 발표했는데,
    기자는,
    "공무원이 돈 봉투를 받았다"고만 보도한 것과 같은 수준의 왜곡이다.
     
     <문 후보자의 역사 인식을 엿볼 수 있는 강연인데 파문이 예상됩니다>라는 보도는,
    기자의 희망을 객관적 사안인 것처럼 위장한 문장이다.
    <파문이 예상됩니다>
    <이 기사로 파문을 일으키고 싶다>
    는 주관의 객관 위장이다.
    선동은 사실과 허위, 주관과 객관을 혼란시키는 수법인데,
    <논란이 예상됩니다>는 투의 기사는 거의가 선동을 목적으로 한다.
     
    문제의 KBS 뉴스는 이렇게 이어진다.

    <리포트:
    지난 2011년 자신이 장로로 있는 교회에서 특강에 나선 문창극 총리 후보자,
    근현대 역사가 주된 주제입니다.

    *녹취
    문창극(총리 후보자) :
    “하나님은 왜 이 나라를 일본한테 식민지로 만들었습니까, 라고 우리가 항의할 수 있겠지,
    속으로. 아까 말했듯이 하나님의 뜻이 있는 거야.
    너희들은 이조 5백년 허송세월 보낸 민족이다.
    너희들은 시련이 필요하다.”

    남북 분단 역시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하나님이)남북분단을 만들게 주셨어.
    저는 지금 와서 보면 그것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 당시 우리 체질로 봤을 때 한국한테 온전한 독립을 주셨으면,
    우리는 공산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KBS가 묵살한 다음 강연 대목을 읽어보면,
    문창극 씨의 생각이 오해 없이 전달된다.

    <너희들은 고난이 필요하다.
    그래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고난을 주신 거라고 생각해요.
    그 고난 속에서 우리가 36년을 지나고 난 다음에야
    마치 광야의 40년 생활을 하고서 우리가 가나안 땅으로 들어 갈 수 있듯이
    36년의 고난을 거치고 난 다음에
    대한민국에게 독립을 허용하신 거예요.
    그것도 다 하나님의 뜻이라, 이거예요.
    우리가 지금 와서 과거 일제가 우리한테 그게 뭐냐,
    우리가 참 못난 민족이다,
    이럴 필요가 전 없다고 봐.
    그게 다 하나님의 뜻으로 우리 핏속에서 하나의 고난이 영글어져서
    지금 이것의 뿌리가 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후회할 필요도 없고
    애석하게, 지금 애석하긴 애석하지만
    그것 때문에 상심될 필요는 없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일제 시대가 지났어요.
    그래서 우리한테 독립을 주셨어.
    독립을 주셨으면 잘 살게 만들어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36년을, 40년을 우리가 광야에서 방황을 했는데 잘 살아야 되는데,
    또 하나님은 시련을 주신 거야.
    분단이야, 분단.
    남북 분단을 만들게 해 주셨어.
    그것도 지금 와서 보면 저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봐요.
    그 당시 아까 얘기했죠.
    조선 지식인들이라는 건 다 거의 공산주의 사상에 가깝게 있었어요.
    만일 그때 통일한국을 주셨으면,
    한국은 공산주의가 되는 거예요, 그때.
    자동적으로 공산주의가 되는 거예요.
    그 당시 남한에 얼마나 많은 공산주의,
    그러니까 조선노동당이 있었습니까?

    그 사람들이 나중에 다 여순반란 사건 같은 것 일으켰는데
    그 당시 우리 체질로 봤을 때 한국한테 온전한 독립을 주셨으면
    우리는 공산화 될 수밖에 없었어요.
    그 당시 위에는 다 소련이고 그 옆에는 중공이고,
    그러면 우리가 거기에서 견뎌낼 수가 없어요.
    그런데 우리를 분단시켰어요.
    분단시킨 이유가 뭐냐.
    그때는 안타깝고 이게 뭐냐,
    도대체. 우리는 독립을 얻었는데 독립도 못하지 않았느냐.
    그렇지 않다 이거예요.
    하나님의 뜻으로 보면 너희들은 내가 불쌍해서 독립을 시켜줬지만
    앞으로도 너희들은 더 고난의 길을 갈 수 밖에 없어.
    아직도 너희의 그 게으름, 죄 깨끗하게 안 된 거야.
    분단을 시킨거예요.
    분단을 시킨 것이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우리한테 분단이 됐기 때문에
    한국이 이렇게, 이 정도 살게 된 거예요.
    만일 그때 공산주의가 됐으면,
    우리가 지금 어떻게 됐겠습니까?
    지금 월남, 중국, 중국은 지금 몇 년 사이에 잘 살아졌지만.
    지금 북한, 그게 우리 현실이에요.
    남한이 그 당시 통일됐다면 지금 북한이 되어 있는 거야.
    그런데 하나님이 우리를 그렇게 놔둬 주신 게 아니야.
    하나님은 너희들은 안 되겠다.
    다시 고난을 더 가져라,
    그래서 분단을 시켰어요.>


    문창극 씨는 장로로서 기독교회에서 강연을 했다.
    기독교는 하나님이 전지전능하고 만물을 주관한다고 믿는다.
    물론 역사의 주관자도 하나님이다.
    문씨는 그런 관점에서 한국 현대사를 설명하고 있다.
    일제의 식민통치-분단-6.25도 돌아보면 시련이었지만
    그것은 韓民族(한민족)을 단련하여 크게 쓰기 위한 하나님의 뜻이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받아들인 자유민주주의는 서구의 기독교 사상을 모태로 한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적 가치관과 대한민국 헌법의 가치관은 비슷한 점이 많다.
    특히 공산주의를 惡(악)과 敵(적)으로 보는 데서 일치한다.
    자연스럽게 문창극 씨의 강연은 반공(反共)자유민주주의적 신념에 입각하고 있다.
     
    이런 前後(전후)맥락을 무시하고,
    즉 머리와 꼬리를 잘라 버리고(거두절미),
    마치 문창극 씨가 식민지 지배나 분단을 정당화한 것처럼 왜곡한 것이 KBS이다.
     
    KBS 보도의 다음 문장은 공영방송을 자처하는 이 기관의 자질을 의심하게 만든다.

    <또 다른 강연에선 전직 대통령이 공식사과한 [제주 4.3사건]을 폭동으로 규정했습니다.

    *녹취:
    문창극(총리 후보자/2012년) :
    “제주도 4.3 폭동사태라는 게 있어서.. 공산주의자들이 거기서(제주도) 반란을 일으켰어요.”>


    문맥상 KBS는,
    4.3 사건이 공산주의자가 일으킨 것이 아닌데,
    더구나 전직 대통령이 사과까지 하였는데,
    文씨가 [공산주의자의 폭동]으로 설명하였다고 비판하고 있다.
    4.3 사건이 공산주의자인 남로당 세력이 주도하였다는 것은,
    노무현 정부 때 나온 보고서도 인정하는 바이다.
    진압과정에서 희생된 무고한 양민들을 향하여 전직 대통령이 사과한 것이지
    공산폭동이 아니었다고 사과한 적이 없다.

    대한민국의 국가적 정체성과 헌법적 가치를 벗어나선 안 되는 공영방송 KBS는,
    이 대목에서 방송법 제6조가 규정한 공정성과 공익성을 정면으로 위반하였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반드시 문제 삼아야 할 대목이다.

    KBS 보도는 마침내 말도 안 되는 말꼬리 잡기로 흐른다.

    <일본이 이웃인 건 지정학적 축복이라고도 말합니다.

    *녹취:
    문창극(총리 후보자/2012년) :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받아와 가지고 경제개발할 수 있었던 거예요,
    지금 우리보다 일본이 점점 사그라지잖아요,
    그럼 일본의 지정학이 아주 축복의 지정학으로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시는 거란 말이에요.”>


    문창극 씨의 강연을 들으면,
    이 사람이 친일파가 아니라 克日派(극일파),
    민족자학파가 아니라 민족자존파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초등학교 학생 수준의 지능만 있어도,
    문씨가 이야기하는 요점은,
    한국이 가까운 일본의 선진 기술을 이용,
    이제는 일본을 능가하는 수준이 되었다는 뜻인데
    KBS는 이 말도 친일적인 발언으로 몰려 한다.
    문창극 씨는 KBS가 묵살한 대목에서,
    동북아의 지정학적 역할을 이렇게 설명한다.

    <안보가 필요할 때 하나님은 미국을 우리한테 주셨고
    경제가 필요할 때는 일본과 중국 사이에 우리나라를 있게 해 주시고
    이런 게 그냥 보통 생각하면
    다 역사가 그런 거야 우리가 그렇게 생각하지만
    저는 하나님의 뜻으로 보면
    이게 당연하게 그렇게 온 우리의 역사라 이거예요.
    지금 제가 걱정되는 거는 이제 중국이 옛날 중국이 아니잖아요.
    G2가 됐어요.
    G2가 뭡니까?
    세계에서 두 번째 강대국이야.
    우리는 평생 미국이 제일 큰 나라고 제일 잘 사는 나라인줄 알았는데
    앞으로 2015년, 많이 남지 않았어요.
    4년 뒤에는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강대국이 된다.
    아니, 강대국보다 제일 생산을 많이 하는 경제제1의 국가가 된다 이거예요.
    물론 인구가 많으니까 개별 소득을 따지면 미국이 앞서지만
    전체 생산량으로 보면 중국이 1위예요.
    그러면 지금 까지는 미국이 1위였지만
    앞으로는 중국이 1위 나라가 되는 겁니다.
    그게 2015년이에요.
    그러면 2015년 이후에 한국은 어떻게 될 것이냐.
    이게 상당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우리는 미국이 계속 있으니까 잘 봐주겠지, 이렇게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중국이 어떻게 방향을 바꾸느냐에 따라서
    우리나라에 아주 막대한 영향 준다 이거예요.
    이것도 우리가 잘 해결을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중국이 G2로 올라선 것까지는 좋은데
    거기에 나는 또 하나님이 뜻이 저는 있다고 봐요.
    그건 뭐냐.
    과거에는 세상의 축이 어디였느냐 하면 대서양이었어요.
    미국과 구라파였어요.
    그런데 이제는 일본-중국-한국이 동북아가 세계의 중심이 되어 가는 거예요.
    중국이 1위 국가가 되지,
    일본이 3위나 4위 국가지.
    한국이 7~8위 국가지.
    그러면 이 동북아가 세계의 중심권이 된다 이거예요.
    그러면 이거는 또 뭐냐.
    거기에 또 우리 한국이 앞으로 미래를 어떻게 가야 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지정학적인 뭐가 있는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말도 친일적인가?
     
    문창극에 대한 인민재판 식 선동을 촉발시킨 KBS의 이 첫 보도는,
    저널리즘의 원칙, 기사문의 원칙, 그리고 대한민국의 정체성, 무엇보도 사실을 무시한 기사이다.
    과거의 엄격한 기사 교정 관습에 따른다면,
    부장은 이런 류의 기사원고를 기자가 보는 앞에서 찢어서 쓰레기통에 집어넣으면서
    "기자는 신념보다 사실을 중시하는 직업이야"라고 가르쳤을 것이다.
     
    어제 평생을 기자로 살아온 元老(원로) 언론인들이
    <문창극 사태에 대한 입장 발표>를 통하여 이렇게 주장하였다.

    <이번에 무책임한 보도로
    국민을 기만하고 여론을 오도한 데 책임있는
    모든 당사자들에게 대해서는
    엄중한 경고와 응분의 책임추궁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 성명에 서명한 분들의 면면은 이렇다.

    김경래(전 경향신문 편집국장), 김은구(전 KBS 이사), 남시욱(전 문화일보 사장), 노철용(전 경향신문사장), 배병휴(전 매일경제 주필), 신동호(전 조선일보 주필), 신우식(전 서울신문 사장),. 유지호(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제재형(전 대한언론인회 회장), 조용중(전 연합통신 사장) 최서영(전 코리아헤럴드 내외경제 사장), 최우석(전 중앙일보 주필) 홍순일(전 코리아타임스 편집국장), 황경춘(전 AP통신 서울지국장)
     
    KBS의 反언론적 작태를 비판하였어야 할
    조선-동아일보까지,
    그리고 종편 TV까지,
    KBS의 불량 기사가 만든 친일파 프레임을 추종한 데
    한국 언론의 비극이 있다.

    21일자 조선일보 1면에
    "문창극 총리후보자, 금명 자진사퇴 가능성"
    이란 기사가 났다.
    21일 동아닷컴은
    <“문창극, 역사관 보다 지명 뒤 언행이 더 문제” 여권도 싸늘>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머리에 얹었다.
    그 아까운 지면과 화면에 소설성 기사가 아닌 KBS의 왜곡 보도 비판 글을 올렸어야 했다.
    민족지라는 신문이 방송의 악질적 선동 보도를 추종,
    국민들을 속이는 데 합세함으로써
    한국은 좋은 신문, 즉 [퀄리티 페이퍼]가 없는 나라가 되었다.
    좋은 신문이 없는 나라는 정치가 타락한다고 한다.
    이탈리아처럼.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의 방송]을 자처하는 KBS는,
    공동체의 통합성을 해치는 [공공의 적]임이 확인되었다.
    국가-국민-헌법이 들고 일어나 해체 수준의 개혁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심각한 정신적 손상을 겪게 될 것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국민세금으로 운영되고 국민의 공동 재산인 공중파를 이용하는 KBS가
    국민과 국가를 상대로 일으킨 선동 반란이다.
    아래 방송법 제6조를 총체적으로 위반하였기 때문이다.

    *제6조(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

    ① 방송에 의한 보도는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② 방송은 성별·연령·직업·종교·신념·계층·지역·인종등을 이유로 방송편성에 차별을 두어서는 아니 된다. 다만, 종교의 선교에 관한 전문편성을 행하는 방송사업자가 그 방송분야의 범위 안에서 방송을 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방송은 국민의 윤리적·정서적 감정을 존중하여야 하며, 국민의 기본권 옹호 및 국제친선의 증진에 이바지하여야 한다.
      
    ④ 방송은 국민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보호·신장하여야 한다.
      
    ⑤ 방송은 상대적으로 소수이거나 이익추구의 실현에 불리한 집단이나 계층의 이익을 충실하게 반영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⑥ 방송은 지역사회의 균형 있는 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이바지하여야 한다.
      
    ⑦ 방송은 사회교육기능을 신장하고, 유익한 생활정보를 확산·보급하며, 국민의 문화생활의 질적 향상에 이바지하여야 한다.
      
    ⑧ 방송은 표준말의 보급에 이바지하여야 하며 언어순화에 힘써야 한다.
      
    ⑨ 방송은 정부 또는 특정 집단의 정책등을 공표함에 있어 의견이 다른 집단에게 균등한 기회가 제공되도록 노력하여야 하고, 또한 각 정치적 이해 당사자에 관한 방송프로그램을 편성함에 있어서도 균형성이 유지되도록 하여야 한다. 



    [관련 기사]

    문창극 온누리교회 연설 전문 녹취록
    이 글 먼저 읽고 문창극에게 돌 던져라!
    "KBS보도는 연설내용을 완전히 왜곡했다"


    이진광 뉴데일리 편집인

    [편집자 주]
    문창극 총리후보의 온누리교회 강연 내용을 놓고 정치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논란은 KBS가 연설내용 일부를 입맛에 맞게 편집해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일부에선 후보를 자진사퇴하라고 핏대를 올리는데,
    연설 전문을 꼼꼼하게 검토하고 그러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교회에서 기독교적 언어로 연설이 이루어졌기에,
    내용 전체가 기독교적 문법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기독교인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기독교리를 제외한다면,
    연설 내용 어디에도 친일이라든지 민족 비하라든지 이런 것들을 찾을 수 없다.
    앞뒤 잘라내고 의도적으로 견강부회한,
    KBS의 보도로 촉발된 이번 논란의 핵심을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연설전문을 꼼꼼하게 읽는 것이다.
    동영상을 보는 방법도 있지만,
    정리된 글로 읽는 것이 연설의 본질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에,
    연설전문을 글로 풀어 보았다.



    문창극 연설 전문 녹취록


    제가 이렇게 강단에 설 자격이 없습니다.
    여기는 다 목사님들이 서야 되고 그러는데,
    저한테 우리 목사님께서 전화가 왔어요.

    내주에 [마리아 행전]을 대대적으로 하는데, 나라를 위해서 뭘 기도를 해야 되느냐?
    기도하는 제목을 좀 말씀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런 부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전 다음주 목사님이 오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목사님이 오시는 길을 예비하는 사람으로 여기 섰습니다.

    나라를 위해서 우리가 기도를 왜 해야 되느냐.
    우리는 각자 개인을 위해서도 기도하죠?
    매일 우리가 아침에 기도하고 끊임없이 기도를 합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서 기도 드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나라를 위해서도 같이 기도를 합니다.
    왜 기도를 합니까?

    이 나라를 위한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우리가 알기 위해서,
    우리가 나라를 위해서 기도를 합니다.
    기도를 하면서,
    하나님이 이 나라를 위해서 무슨 뜻을 가지고 계신가 하는걸 우리가 깨달으면,
    우리가 그 뜻대로 살 수 있는 삶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라란 것은 뭡니까?

    저는 비행기를 타면 3등칸을 많이 타지만,
    가끔 좋은 좌석을 타게 되면...2등칸을 타게 되면,
    굉장히 대우가 다르더라구요.
    1등칸을 타면 아마 더 대우가 달라지겠죠.

    나라라는 것은 저는 그런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3등 나라에 있으면, 우리는 3등칸에 타고 있는 승객입니다.
    1등 나라에 있으면, 우리는 1등칸에 타고 있는 승객이 됩니다.

    여러분!
    1등칸을 타면, 서비스가 훨씬 좋고 편하고 얼마나 안락합니까!

    우리가 1등의 나라안에서 저희들은,
    개개인의 삶의 고통과 개개인의 삶의 고민을...
    3등 나라 보다는 우리가 덜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나라가 좋은 나라가 돼야 합니다.

    (그러기에)
    "나라가 복 받은 나라가 돼야 한다"하는 기도를 해야 되는 겁니다.

    하나님이,
    한국이라는 나라를...왜 이 한국이라는 나라를 탄생시켜서,
    무엇에 쓰려고 그러시는가 하는 것이 제일 먼저 기도의 방향이 되어야 합니다.
    그 뜻을 알아야지,
    우리가 그러면 하나님의 뜻이 한국에 대해 이런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이렇게 기도를 해야겠다...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기도를 통해서 물론 알 수 있습니다.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뜻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또 과거를 돌아봄으로써,
    과거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국 역사에서 과거를 돌아보면,
    과거에서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상황을 보면...,
    대한민국에 대한 하나님의 뜻은 이런 것이구나 하는것을,
    우리가 어렴풋이나마 깨닫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가 말씀을 드리려는 것은,
    과거를 돌아보면서,
    과연 하나님은 대한민국에 무슨 뜻을 가지고 계신가 하는 것을...
    저 나름대로 한번 찾아보려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1890년,
    그때가 처음 선교사님들이 우리나라에 오실 때입니다.
    이조말기 고종 때 그 이전에는 사실상 선교사님들이 아주 가끔 왔지만,
    사실은 그 당시 조선에 상륙을 못했습니다.
    배를 타고 왔다가 돌아가기도 하고...쇄국정책 때문에...
    그때에 1890년에 선교사님들이 와서부터 사실은 우리나라는 하나님을 알게되었습니다.
    189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 나라가 어떻게 전개되었느냐 하는 것을 훑어보면,
    그안에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제목을 놓고 제가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도대체 어떻게 된 나라인가?
    고비고비마다, 굽이굽이 마다,
    하나님의 뜻이 분명히 있었다는 것을 저는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고난을 주신 것도,
    그것도 다 하나님의 뜻입니다.
    우리 민족을 단련시키기 위해 고난을 주신 것입니다.
    고난을 주신 다음에,
    하나님은 우리에게 매번 길을 열어주셨어요,
    중요 중요 시기마다...

    그럼 길을 왜 열어 주셨느냐?
    하나님이,
    우리 민족을 이나라를 써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길을 열어주신겁니다.

    그래서 그런걸 보면,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오면서 구비구비마다 시련과 도전을 받았지만,
    그런 것이 또 하나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 기회가 돼서 지금 이 나라가 왔습니다.

    먼저 조선 말의 풍경을 제가 하나 말씀 드리겠습니다.
    왜냐?
    그 당시 조선이 어떻게 된, 도대체 어떤 나라였느냐? 
    여러분들이 막연하게 알고 계실 듯해서,
    제가 책을 찾아서 조선말의 풍경에 대해서 한두가지만 먼저 알려드리겠습니다.

    1832년에 영국상선  Amherst호라는 배가,
    우리나라 몽금포, 황해도 서해에 왔습니다.
    그때 거기에 선교사가 동승을 했습니다.
    이 사람은 독일 개신교 선교사였습니다.
    1832년이니까, 순조 31년입니다.
    선교사 이름은 귀츨라프입니다.


    이사람이 조선을 어떻게 보았을까요?
    자신이 북경에 가서 보고서를 냈는데...,
    조선의 현실을이렇게 적었습니다.

    조선 사람들은 불결과 빈곤으로 자기 생애를 보내야하는 끔찍한 거처에서 살고 있었다.
    우리가 만난 많은 사람들의 피부는 어깅없이 때로 덥혀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몇달씩 씻지 않아서 이 따위의 해충이 득실거렸다.
    우리가 보는 앞에서 해충을 잡아 죽이는 짓을 주저하지 않았다.
    살림도구는 서툴게 빚어졌다.
    진흙으로 빚어졌는데 상상할 수 없이 조잡한 종이었다.


    이것이,
    1832년 선교사님이 우리나라 서해 몽금포에 와서 보고
    북경의 자신의 선교본부에 보고한 조선말의 상황입니다.

    그 다음 30년 뒤 1874년에 달래 신부라는 분이 왔습니다.
    달래 신부는파리 외방선교사 소속입니다.
    이분이 한국에 와서 한국을 싹 보고나서
    <꼬레의 교회 역사> (즉) 코리아의 교회의 역사라는 것을 써습니다.
    1874
    년의 조선의 상황에 대해서 제가 또 하나 읽어드리겠습니다.
    군이나 옛날 현이나 이런 곳의 창고를 들여다 봤나 봅니다.

    창고에 저장은 장부상에만있다.
    지방 병기고에는 쓸만한 탄약도 무기도 없다.
    관리들이 다 팔아먹고 누더기 몇 조각과 고철나부랭이만 대신 가져다 놓았다.
    아전과 수령은 그들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무조건 강탈한다.
    백성은 하도 곤궁하여,
    서해안 사람은 밀수업자에게 어린 딸을 쌀한 말에 팔고 있다.
    길마다 송장이 널려있다.


    이것이 1874년 달래 신부가 본 한국의 현상입니다.

    그 다음에 1890년대에 또 한 분이 왔어요.
    이분이 비숍 여사라고 영국분입니다.
    책으로도 일반적으로 우리가 구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이사벨라 버드 비숍(1831-1904)은 영국출신의 여행가 겸 작가다.
    당시 여자로서는 보기 드물게 전세계를 여행하고 그 여행기를 책으로 출판했다.
    영국 왕립지리학회 회원이기도 했던 비숍여사는 1894년 겨울, 러시아 여행후 일본을 거쳐 조선에 입국했다. 그녀는 한강을 거슬러 오르는 여정을 통해 조선의 중부 내륙을 보았고 육로로 금강산과 그 이북 지역을 여행했다. 이후 1897년까지 네번이나 조선을 찾아 모두 9개월간 머물렀다. 그리고 1898년에 《조선과 그 이웃들(Korea and her Neighbours)》이란 여행기를 펴냈다.

    김수영 시인의 대표작인 <거대한 뿌리>(1964)에도 이사벨라 버드 비솝이 등장한다.

    (전략)
    나는 이사벨라 버드 비숍 여사와 연애하고 있다 그녀는
    1894년에 조선을 처음 방문한 영국왕립지리학협회 회원이다
    그녀는 인경전의 종소리가 울리면 장안의
    남자들이 사라지고 갑자기 부녀자의 세계로
    화하는 극적인 서울을 보았다 이 아름다운 시간에는
    남자로서 거리를 무단통행 할 수 있는 것은 교군꾼,
    내시, 외국인의 종놈, 관리들뿐이다 그리고
    심야에는 여자는 사라지고 남자가 다시 오입을 하러
    활보하고 나선다고 이런 기이한 관습을 가진 나라를
    세계 다른 곳에서는 본 일 없다고
    천하를 호령한 민비는 한번도 장안외출을 하지 못했다고 ......
    (후략)

  • ▲ 문창극 후보의 온누리교회 연설을 견강부회 보도한 KBS보도 화면.ⓒ

    비숍여사의 여행기


    비숍 여사는 <조선과 그 이웃나라>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녀는) 한국을 다 샅샅이 들여다 봤어요.
    부산에서부터 저 신의주 강계 넘어가지고  블라디보스톡까지 이 사람은 갔던 분이에요.
    그래서 책을 한 권 냈는데,
    이 사람이 부산을 와보니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찌나 더러운지 하수도도 없고 아무 것도 없는 그런 나라이고...
    자기가 놀란 것은,
    일본인들이 거처하는 동래라고 있습니다.
    그 당시 부산 동래는 일본인들의 거처였습니다.
    동래현은 그렇게 깨끗하더라는거에요.
    일본인이 사는 곳은 그렇게 깨끗한데,
    한국사람들이 사는 부산진은 왜 이렇게 더럽느냐...,
    놀래서 썼다는겁니다.


  • ▲ 문창극 후보의 온누리교회 연설을 견강부회 보도한 KBS보도 화면.ⓒ

    부산의 번화가ⓒ한국콘텐츠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