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행부장관에 호통친 정치인은 의롭나?

    장관이나 대통령이 살릴 애들을 죽였다는 억지

    조영환(올인코리아)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의 주적으로 평가되는 국회의원들의 안정행정부 강병규 장관에 대한 질타와 호통이 인민재판처럼 가증스러워 보인다. 뉴스1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이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 14일 여야 의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진행된 세월호 안전행정부 현안보고에서 의원들은 지난달 16일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 장관이 사고 보고를 받고도 경찰간부후보생 졸업식에 참석하는 등 당시 행적의 부적절함을 질타했다”며 “또한 여야 의원들은 강 장관의 사고에 대한 인식과 현안보고에서의 답변태도를 문제삼으며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안행부장관과 더불어 세월호 사고 직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회의를 방송 카메라 앞에서 열었던 국가안보실장도 퇴출되어야 하겠지만, 국회의원들도 큰 소리칠 입장은 아닐 것이다.
      
      뉴스1은 “특히 이날 현안보고는 사고발생 한 달을 이틀 앞두고 이뤄진 것으로 그동안 정부의 대응과 사고수습을 지켜봐온 의원들은 분노를 참지 못한 채 폭발했고, 여성 의원들은 대부분 눈물을 흘리며 질의를 이어갔다”며 “질의 초반 119상황실과 해양경찰청이 중앙부처 인사들에 대한 의전문제와 구조문제를 놓고 승강이를 벌인 통화 녹취록이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의해 공개되자 참다못한 여당 의원들 마저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국민의 눈에 안행부장관은 잘한 것은 없어 보이지만, 이 안행부장관에게 초인적 능력을 강요하는 국회의원들의 행태는 더 가증스럽고 불쾌해 보인다. 지난 1년 동안 국정원 댓글을 생트집 잡아서 1년 내내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에 주범 같은 모습을 보인 국회의원들이 눈물까지 질질 짜면서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모두 안행부장관에게 덮어씌우는 듯한 호통이 한 국민의 눈에 참으로 가증스럽고 미개해 보인다.
      
      세월호 안전사고에 뒷북을 치면서 행안부 장관을 인민재판하는 이 국회의원들의 모습에서 한 국민으로서 나는 우리사회에서 가장 망국적 영역으로 손꼽히는 국회의 수준을 구경할 수 있었다. 먼저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부패 정부, 눈치보기 정부 때문”이라며 “10분 이내에 행정부 수반에게 보고를 하고, 해경만 구조할 것이 아니라 해난구조대(SSU)와 해군 특수전전단(UDT)을 투입했으면 다 구조할 수 있었다. 정부가 총체적인 책임을 면할 수 없고,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라는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의 질타는 바다를 전혀 모르는 영양 골짜기 출신의 촌스러운 망발에 불과해 보인다. 현실성이 약한 호통이 아닌가? “이 정부는 완전히 눈치 보는 정부다. 위와 아래에서 서로 눈치를 보고 책임을 안 지려 한다. 사고 나면 구조가 먼저지, 보고를 받아서 어디서 구조하는지를 따지는지가 먼저인가”라며 안행부장관을 몰아세웠다고 한다.
      
      김현 새민연 의원이 강병규 장관을 상대로 “살릴 수 있는 애들을 국가가 죽였다. 동의하느냐, 아니냐”라고 단답형으로 답할 것을 주문하자, 강 장관은 “그렇게 단답식으로 대답을...”이라며 말끝을 흐리자 “‘무조건 우리가, 정부 책임자들이 잘못해서 구할 수 있는 사람을 못 구해 죽을죄를 지었다’고 이렇게 답변하는 게 장관의 태도 아니냐”며 호통쳤다고 한다. 어떤 해경이나 공직자가 살릴 수 있는 국민을 살리지 못했다고, 김현 의원은 이런 억지를 부려대는가? 이런 김현의 추태가 정상적 국가의 정상적 정치인의 모습인가? 아니면 세월호 참사를 일으켜놓고 혼자 도망쳐버린 세월호 선장과 같은 몰상식한 모습인가? 살릴 수 있는 애들을 장관이나 대통령이 죽였나? 나는 김현 의원의 이런 자기의로움에 빠진 주장에서, 역설적이게도, 세월호 선장의 몰상식성과 무책임성을 구경한다. 
      
      이제 와서 이준석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이 저지른 세월호 침몰참사에 남을 향해 삿대질하는 짓을 얼마나 쉬운가?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도 강병규 장관의 태도를 지켜보다 “강 장관은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사태 수습 능력이 없다. 오늘 당장 사표를 내라”며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갔고, 박덕흠 새누리당 의원도 “장관의 얼굴을 보면 국민들이 더 비통해하고 분노를 느끼고 있다. 국무위원으로 우리가 청문회 통과시켰지만 정말 잘못했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며 “몇 명 안 되는 기업에서도 골든타임 인식해서 생명 1명을 구하는데, 400여명이 (탄 배에서) 사고가 났는데도 어떻게 거기서 (졸업식) 행사를 참석했느냐. 골든타임 놓친 것에 대해 속죄하고 머리 깎고 산에 들어가서 기거해야 한다. 사퇴하라”는 주문을 했다고 한다. 졸업식 행사를 끝까지 한 강병규 장관은 세월호 참사가 그렇게 심각했는지 몰랐거나, 만약 알았다면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다.
      
      물론 강병규 장관의 처신도 문제가 있지만, 마치 안행부장관이 세월호 사고를 일으킨 듯한 착각을 불어일으키는 부정확하고 미신적인 마녀사냥을 한국을 국회의원들이 강 장관을 향해서 하고 있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도 “제대로 했다면 수많은 아이를 구조할 수 있었다. 장관으로서, 컨트롤타워 수장으로서 역할과 인식 등 모든 것이 잘못됐다”는 비난을 했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가 너무도 황당한 인재였지만, 선장과 선원들의 초기대응이 워낙 살인적이었기 때문에, 해경이나 행안부도 희생된 승객들을 쉽게 구하긴 힘들었을 것이다. 이 탁상머리 의인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이 세상의 모든 안전사고를 안행부장관이 예방이나 구조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초인적 미신을 한국의 국회의원들이 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선장이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방송하고 도망친 여객선의 침몰을 누가 막고 그 참사의 희생자들을 누가 구할 수 있단 말인가?
      
      이찬열 새민연 의원은 “사건 직후인 16일 오전 10시37분 강 장관은 경찰학교 행사에 참석해 화이팅을 외치고 있었다”며 “상황을 다 보고 받고 배가 가라앉는 시간이 행사에 참여해 파이팅하고 웃는 모습이 누구냐. 재난본부장이냐. 안행부 장관이냐. 대한민국 관료 맞느냐”며 질타했고, 이해찬 의원은 “가장 큰 책임자가 안행부 장관 아닌가. 그런데 남 얘기 하듯 하느냐”며 “무슨 낯으로 여길 나왔느냐”고 지적했다고 뉴스1은 전했다. 백재현 새민연 의원은 “정부와 선주들이 숫자 맞추기에 급급하고 대상자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고 같은 당 문희상 의원은 “국가는 무엇인지 정치는 무엇인지 참으로 말문이 막혀 말이 안 나온다”며 울먹였다고 한다. 이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듯한 국회의원들의 안행부장관을 겨냥한 의로운 호통에, 내 눈에는, 무책임한 세월호 선장의 도피하는 모습이 겹칠 뿐이다. 
      
      <여야 의원 분노 폭발, 눈물바다된 국회 세월호 현안보고>이라는 뉴스1의 기사에 동아닷컴의 네티즌들은 안행부장관을 비난한 국회의원들을 맹비난했다. 한 네티즌(새벽종)은 “솔직히 국회의원들이라고 잘 한 게 뭐 있습니까? 본회의에 불참하는 것들 세비 반납해라”고 했고, 다른 네티즌(soocheun)은 “강장관 보다는 국회의원들 정치적 행동이 더 얄밉더라. 국회의원들 강장관에게 호통칠 자격이 있는지 반성하기 바란다”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rtmahh)은 “저 악어의 눈물을 봐라 ㄱ 같은 x . 너희 야당 쓰레기들이 안전행정 예산을 안 깎고 정책에 독재라며 개 x리를 안했다면 막을 수도 있었던 사고였다. 저런 ㅆㄹㄱ 진선미 같은 x이 국회에 있는 한, 대한민국의 안전은 먼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욕먹어야 할 것들은 진선미와 그 일당”이라고 반응했다.
     [조영환 편집인: http://www.allin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