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는 시대적 변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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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은 안녕하실 수 있으시렵니까?

     

    영화진흥위원회가 부산으로 이전하고,
    양수리 세트장까지 내려가면
    이제 부산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영화산업의 메카로 자리 잡게 된다.

    겉보기에는 이 하수상한 시기에 부산만큼은
    매우 안녕해 보이는 이 상황에서
    필자는 누구도 아닌 부산시민들에게 안녕하시냐고 여쭙고 싶다.

    왜냐하면 서울에서 벌어지던 영화인들의 추악한 모습들을
    이제는 부산에서 실컷 보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고,
    국가세금과는 별도로
    부산시민들의 세금마저 쪽쪽 빨아먹는
    영화인들의 진면목을 보실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기우였으면 좋겠지만

    벌써부터 필자에게 들려오는 소리는
    부산사람들 한숨 포텐이 제대로 터지게 만드는 소식들뿐이다.

    30억이라는 부산시민의 세금이 투입된 [부산영화펀드]에
    이미 번호표는 다 뽑아 놓은 상태라는 얘기가 들리고,
    영화계의 정치적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정치꾼들이
    이미 부산에 또아리를 틀기 시작했다.

    돈 안주면 무조건 소리 높여 데모를 해대는
    영화계 거지 떼들의 시끄러운 소음들이
    조만간 광안리 해수욕장에 드높이 울려 퍼질 것을 생각하니
    부산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전라도 깡촌 출신인 필자조차도
    그저 부산이 걱정될 뿐이다.


    과거의 찌꺼기들이 부산으로 집합하고 있다!


    영화는
    문화산업의 최고봉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영화 안에는
    음악과 미술을 포함한 모든 장르의
    문화적 장르들이 총동원되고,
    수많은 스텝 기술자들이 참여하여
    하나의 영화를 완성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영화산업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계는
    다른 문화산업의 가장 하위 층의 수익을 창출하며
    K-POP과 TV드라마가 만들어낸 한류에 얹혀
    지 숟가락들이나 챙기고 있다.

    수천억의 세금이 영화 쪽에 지원되지만
    그들이 만들어내는 수익금은 고작 500억 원 정도다.
    이 정도는 되어야 어디 가서 밑 빠진 독에 물 좀 부어봤다
    자랑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우리 국민이 내는 세금이라면
    열 좀 받는 것 또한 정상일 것이다.

    그 많은 돈을 흥청망청 쓰면서 지들 배나 채우고,
    스크린독과점을 이룩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면서
    스텝들을 갈취하던 영화계 정치꾼들에게
    이제 슬슬 한국 영화계의 실질적 주인인
    현장 영화인들과 스텝들이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이제 한국영화계의 새로운 바람으로
    세대교체를 해야 될 시점의 움직임이 느껴지고 있는 것이었고,
    이제 한국영화판을 이렇게 만든 장본인들은
    뒷방으로 좀 물러나주셔야 할 시기가 왔다.

    바로 이런 시기에 영화진흥위원회의 부산이전은
    그들에게 숨통을 틔어준 격이다.

    그들은
    사전에 미리 정보와 시스템을 장악하고
    부산으로 내려가 그들만의 세력을 구축했고,
    국가세금도 모자란지
    부산시민들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부산영화펀드를 가지고
    서울에서 스텝들을 갈취하며 퍼 마셔대던
    지들만의 잔치를 다시 벌이고 있다.

    다음 정권은 좌파가 잡아야 된다고
    공무원들에게 훈계를 하던
    부산의 모 영화제 위원장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음은
    미리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이제는 사라져야 할
    영화계 정치모리배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
    지금 부산의 현실이다.


  •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는 아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난 그들이 부산에 가서
    살아남든,
    죽든 별 관심이 없다.

    어차피 그들은 이제는 도태되어야 할 시대의 인물들일 뿐이고
    역사는 새로운 흐름을 이루며
    도도히 계속 흘러갈 것이기 때문이다.

    지들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도태될 운명은 도태되어 가는 것이 인간의 역사다.

    그럼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어차피 도태될 그들과의 지난한 싸움이 아니라
    새로운 영화역사를 만들 인재들을 만들고
    발굴하고 키우는 일일 것이다.

    필자는 바로 그 부분에서 부산을 걱정하고 있다.

    이곳에서 끝나지 않은 그 지난한 싸움은
    부산에서도 계속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부산이 꿈꿔온 한국 영화산업의 메카라는 야무진 꿈은
    그들만의 밥그릇으로 전락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그래왔으니......

    천만관객이라는 환영을 만들어
    스크린독과점의 하수인이 되고,
    그 수많은 국가세금이 지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스텝들을 갈취하는 것이 신의 경지에까지 이른 그들이
    과연 새로운 한국영화의 메카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안 봐도 뻔하다.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그냥 도태되게 내버려두는 게 상책이지만,
    뭐든 궁지에 몰려 죽어가는 모든 생명은
    마지막 발악을 하게 되어 있으니
    부산을 걱정할 수밖에 없음이다.

    부산에서의 마지막 결투! Duel in Busan!


    오늘 칼럼의 제목인 <Duel in Busan>은
    작고하신 故 이언경 감독의 유작에서 따왔다.

    그 작품의 마지막과 그 감독의 마지막을 함께 한 사람으로서
    이렇게라도 그 작품의 존재여부를 세상에 알리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이 있었음을 밝힌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제목처럼 이제 영화계는
    부산에서 진작 도태되었어야 할
    영화권력과의 마지막 전투를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제 서울은
    그들과는 전혀 다른 한국영화역사의 흐름을 만들
    새로운 영화인들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의 영화현장에서는
    그런 영화계 문화권력의 저열함에 치를 떠는
    현장영화인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고,
    수많은 세금이 투여되고 있음에도
    변하지 않고 오히려 더 힘들어져가는 스텝들의 처우를 겪으면서
    불만이 폭발직전에 도달해 있다.

    이 폭발력을 모을 수만 있다면
    그 힘은 엄청난 원동력을 가지고
    스크린독과점이나
    현장 영화인들의 처우개선을 통해
    선진국 영화산업의 시스템으로 진입할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진정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영화를 만들어내고,
    국민들의 세금을 낭비하지 않고도
    음악이나 게임산업처럼
    스스로 자생하면서 세계 시장에 당당히 진출할 수 있는
    그런 영화인들과 제작사들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의 무서운 점은
    대중들을 선동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아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기 위해
    스스로 끊임없는 변화를 하기 때문이다.
    영화 역시 마찬가지고,

    이제 영화계는 시대적 변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제 부산은 선택해야 한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그들이 제시하는
    신기루 같은 미래를 믿고 갈 것인지,
    무덤 속으로 들어가는 그들에게 레퀴엠을 불러줄지 말이다.
    필자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은,


    "난 부산을 믿는다!" 뿐이다.



  • [ 사진제공=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