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랩에서 저의 소임을 다 했고 성과도 어느 정도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시장에서 뛰어 본 경험을 살려 또다른 곳에서 경영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국내 대표 정보보안 기업 안랩을 2008년부터 6년간 이끌어온 김홍선 대표이사(CEO)는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임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안랩을 나온 후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자신의 경영 능력과 역량을 시험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김 대표는 "보안은 독립적 산업이라기보다 IT 산업의 한 축으로 어느 기업에서든 중심이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보안을 중심으로 최신 소프트웨어 기술을 접목한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생각해 둔 기업은 없다"면서도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에서도 제의가 들어오고 있고, (자신도) 세계 시장에서의 경험이 있는 만큼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계 진출설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는 "나는 정계나 관계로는 절대 진출하지 않겠다"며 "기업 경영이 내가 제일 재미있어하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08년 8월 4대 CEO로 선임돼 두 번의 재임기간을 거치며 안랩 경영을 맡아왔다. 그는 이날 "안랩의 성장 동력 개발과 사업 다각화라는 애초의 구상이 어느 정도 완성됨에 따라 안랩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의 재임 동안 안랩은 국내 보안 업계에서 입지를 다지며 많은 발전을 이뤘다.

    우선 김 대표가 구축한 클라우드 기반의 악성코드 분석 인프라 ASD는 2011년 3월 디도스 대란 당시 악성코드와 배포지 조기 탐지에 성공해 V3로 대표되는 기존 안랩 제품의 기존 틀을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새 제품 개발과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능형지속공격(APT) 전용 솔루션인 안랩 MDS(국내 제품명 트러스와처)는 APT 방어 관련 귄위 있는 국제 평가기관인 NSS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김 대표 재임 중 안랩은 국내 패키지 소프트웨어 기업 최초로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나와 미국 퍼듀대 컴퓨터 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삼성전자를 거쳐 정보보호 전문 벤처기업 시큐어소프트를 창업했다.

    이어 안랩이 2007년 시큐어소프트의 정보보안 사업을 인수하자 안랩의 최고기술책임자를 거쳐 2008년부터 안랩을 이끌어온 '현장' 출신 최고경영자(CEO)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