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묵묵히 삼성의 성공신화를 일구는 데 전념해온 이건희 회장이 20년간의 신경영 성과를 뒤돌아보는 자리에서 감격에 찬 소회를 다 숨기지 못했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28일 밤 서울 신라호텔에서 이 회장 주재로 350여명의 계열사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념 만찬에서는 신경영의 의미를 되새기는 공식행사가 끝나자, 초청을 받은 가수 바다, 재즈가수 웅산 등 유명 아티스트들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공연의 마지막 순서로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 19집 앨범 '헬로(Hello)'로 젊은층까지 아우르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조용필이 무대에 올랐다.

    쉼없는 도전으로 기성가수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취를 이룬 '가왕(歌王)'의 인생 행로가 끊임없이 도전하는 삼성과 닮았다는 소개에 이어 조용필의 열창이 이어졌다.

    마지막 곡인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끝난 뒤 이 회장이 퇴장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자, 조용필은 무대를 내려와 인사차 이 회장에게 다가섰다.

    그러자 이 회장은 뜻밖에도 따뜻한 포옹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이를 지켜본 한 참석자는 평소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절제된 언행만을 보여온 이 회장의 반응은 주위를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평생 한길을 걸으며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이 회장이 가수로서 비슷한 길을 걸어온 조용필에 대해 동질감에서 우러나온 애정과 경의를 참지 못하고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