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을 민주화시킨 <일베>

      4ㆍ19 도화선 2ㆍ28은 겸손하다!

     차기식 /칼럼니스트


    대선 투표가 종료된 지난해 12월 19일 오후 6시,
    한 곳의 인터넷 유머 사이트는,
    투표율에 따른 득표수 등 시뮬레이션(simulation)을 근거로 제시하며
    박근혜 후보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2012년 4월 11일에는,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새누리당의 과반의석 확보까지 정확히 예측했었던
    얼굴 없는 [진짜 전문가]들이 포진(布陣)한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가 그 주인공이다.




  • <일베>는 20년동안 인터넷 커뮤니티를 선동으로 점령해온 좌파세력에 대한 반발로 태동했고,
    종북-좌파의 주 무기인 [거짓말]을 [팩트](Fact)로 무너뜨리며 급성장한
    20~30代 대한민국 세력(反종북-反북괴)의 인터넷 본진이라고 볼 수 있다.
    2008년 촛불폭동 세력의 국가전복 기도에 위협을 느낀 일부 20~30代들은,
    북괴의 천안함 폭침 공격까지도 옹호하는 좌파세력에 분노하며 <일베>로 결집했다.
    그해 치러진 6.2지방선거에서 [1번 전쟁-2번 평화]라는 구호를 앞세운 좌파진영을 보며,
    선거참여가 나라를 지키는 것으로 판단한 <일베 회원>들은
    4.11 총선과 2012년 대선에서 대한민국 진영의 승리에 이바지하게 된다.


    <일베>를 폐쇄하겠다는 것은

    북한 독재정권이나 해대는 [검열](檢閱)이다!


    이러한 <일베>의 등장에 <민주당>은 혼비백산(魂飛魄散)했다.
    <일베>가 인터넷 커뮤니티의 주류로 부상(浮上)하기 전까지,
    민주당은 선전선동을 매우 손쉽게 할 수 있었다.
    인터넷을 점령한 좌파 네티즌들과 언론을 장악한 노조의 말 한마디에
    인터넷 여론을 언제든 민주당에 유리하게 할 수 있었는데,
    <일베>의 등장 이후에는 선전선동이 먹혀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 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은 [새누리당=부자 ↔ 민주당=서민]구도를 부각하려 했지만,
    일베의 팩트에 처참하게 무너졌다.
    문재인 후보 집에 있던 [의자]는 수백만 원을 호가(好價)하는 의자였는데
    이를 <일베 회원>들이 바로 잡아내면서 문재인 후보에게 서민적 이미지를 덧씌우려던
    민주당의 전략이 실패로 돌아간 게 대표적 사례다.

    대선 패배 이후에도 <일베>의 [팩트]에 판판이 깨졌던 민주당은,
    일베를 손봐야겠다고 결심했던지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를 상대로
    운영금지 가처분 신청(사실상 일베 사이트 폐쇄 신청)을 법원에 내기로 했다고 한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악담]을 늘어놓았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지만,
    이는 핑계로 보인다.
    물론, 일부 <일베> 회원 중에
    5ㆍ18 당시의 사진을 올려두고서 악담과 저주를 퍼부은 것은 분명한 잘못이다.

    하지만 공당이라는 민주당이
    일부 일베 회원의 일탈(逸脫)을 구실 삼아 일베 사이트 폐쇄까지 공식적으로 들고 나온 것은
    누가 봐도 [일베에 대한 보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보기에 5ㆍ18과 관련해서 인신모독과 허위사실 유포 등이 있었다면,
    해당 글 작성자에 대해 소송(訴訟)을 하면 된다.
    그런데 사이트 자체를 폐쇄하겠다니 이런 [독재적 발상]이 또 있을까?

    만약 <일베> 사이트를 폐쇄한 이후에,
    전(前) <일베> 회원들이 친(親)민주당 사이트에 대거 회원으로 가입해
    황당한 막말을 하고 사회적 물의(物議)를 일으킨다면,
    그때도 해당 사이트를 폐쇄하자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표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권리이기에 침범해선 안 된다.

    민주당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해서 <일베>를 폐쇄하겠다니,
    이것은 치졸한 협박이다.
    친(親)민주당적인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여성 비하와 패륜적 막말이 난무하는데,
    그에 대해선 지금까지 아무 말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민주당의 <일베> 폐쇄 기도는 보복 차원이다.

    <일베> 회원들이 민주당의 치졸한 협박을 <유엔>이나 외국 언론사에 제보했을 때,
    그 망신은 대한민국이 져야 한다.
    막말이 많은 사이트라고 무조건 다 없애면,
    북한 독재정권의 검열과 하나도 다를 바 없음을 명심하라.

    민주당은 [표현의 자유]를 말살하려는 독재적 오판을 즉각 사과하고,
    [표현의 책임]만 묻는 선에서 <일베>에 대한 반(反)민주적인 탄압을 마무리하는 게 맞다. 




  • 민주당은

    [민주화]라는 단어를 소유하려 들지 말아야


    민주당의 잘못을 제대로 지적해주는 <일베>의 말을 수용할 수 있다면,
    무너진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
    우선 민주당은 [민주화]라는 단어를 소유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

    [민주화]는 5.18이나 민주당이 쟁취한 게 아니라,
    6.29선언(직선제 수용)을 이끌어낸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쟁취한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마치 민주당만이 민주화의 주역인양 소유하려 들었다.
    그러니 <일베>로부터 [민주화 당한다]라는 풍자를 받으며 역풍을 맞는 게 아닌가!

    [민주화]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로 쓰기 시작한 것은 2008년 광우병 촛불폭동 때부터다.
    당시 "미국 소를 먹으면 뇌가 녹는다, 광우병이 공기로도 전염된다"는 등 터무니없는 루머가
    좌파 진영을 중심으로 확산했을 때,
    일부 블로거가 과학적 자료를 대며 반박 글을 올렸다가 맹비난을 받자,
    "블로그가 민주화 당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 후 이 단어가 자주 쓰이면서, 일반 청소년들도 은어(隱語)처럼 사용하게 된 것이다.

    [민주화]라는 본래의 뜻을 걷어찼던 게,
    어찌 보면 광우병 촛불시위를 선동했던 민주당이니,
    [민주화]라는 단어가 우스갯소리로 전락하게 된 원죄는 <민주당>에 있음이다.
    민주당은 민주화라는 단어를 소유하려 들지 말고,
    2008년 광우병 촛불폭동을 선두에서 이끌었던 점에 대해,
    공개사죄부터 해야 한다.
    그게 성숙한 민주정당이 갈 길이다.

    독선과 아집, 진영논리만 난무하는 민주당에
    민주화의 본 뜻을 각성시키는 <일베>에 감사할 일인데도,
    그런 <일베>를 폐쇄하겠다니 민주당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5ㆍ18에 대한 성역화 집착이

    민주당을 망치고

    광주 시민에 피해를 준다!


    아울러 민주당은
    이번에 일베와 민주당 간의 전쟁 원인이 된
    5ㆍ18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과도한 [성역화](聖域化) 집착을 자제하는 게 옳다.
    과도한 집착이 오히려 [광주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각성할 필요가 있다는 충고다.

    5ㆍ18 당시 계엄군 중에는 전라도 출신도 상당히 많았다.
    그럼에도 경상도 출신 군인들로만 구성된 계엄군이 전라도 사람을 죽였다는
    일방적인 선동을 방관하며 지역대결을 부추기는 것은 민주당의 명백한 잘못이다.

    게다가,
    일반시민이 경찰서 무기고를 털어 총기를 탈취하고 계엄군을 향해 총을 쏜 것은
    5ㆍ18의 과오(過誤)다.
    5ㆍ18 당시에 억울한 광주 시민의 죽음이 대다수였지만,
    광주 시민이 쏜 총에 맞아 죽은 군인과 경찰이 많았다는 사실도
    공당이라는 민주당은 유념할 일이다. 


  • 4ㆍ19혁명의 도화선 역할을 했던 <2ㆍ28민주화운동>의 주역인 [대구 시민]들은,
    2ㆍ28을 유별나게 성역화하려 들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민주당은 겸손하게 배울 줄 알아야 한다.
    민주당의 5.18에 대한 과도한 성역화 집착은,
    일부 국민의 반발심을 자극해 오히려 [5.18 악담]만 부추길 수 있음을 직시하란 소리다.

    민주당의 <일베> 폐쇄 기도는 되레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에,
    국민은 분노한다.
    입만 열면 [민주]를 찾던 민주당이
    표현의 자유를 말살하며 <일베>사이트를 폐쇄하겠다고 나선 것은
    민주당이 오히려 [독재의 피]를 가진 집단임을 실토하는 꼴이 아닌지 자성할 일이다.

    민주당이
    2008년 광우병 촛불폭동 당시에 거짓 선동을 했던 점을 사죄하고
    천안함 폭침 당시에 북괴의 편에 선 것처럼 [천안함 음모론]을 유포했던 것을 사죄할 때,
    [민주화]라는 단어가 더는 조롱의 우스갯소리로 전락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민주당이
    5ㆍ18민주화운동에 대해 과도한 성역화 집착을 버릴 때,
    오히려 [5ㆍ18악담]은 급격히 줄어들 것이다.
    민주당이 외부 지원세력의 도움으로 수권 정당의 지위를 되찾고 싶다면,
    [새 정치 내세워 구태정치]하는 정치자영업자들과 야합할 게 아니라,
    <일베>의 [일갈]을 제대로 수용하는 게 우선이다.

    다양성을 수용하자던 민주당이 끝까지 <일베>를 탄압한다면,
    20~30代 대한민국 세력들은 오히려 [오프라인 세력화]로 민주당에 맞설 수 있으며,
    이는 민주당뿐만 아니라 좌파세력 전체에 치명타가 될 것이다.

    <일베>에는,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보다 더 화려한 이력을 가진 일반 회원이 수두룩하고,
    <민변>은 근처에도 못 올 뛰어난 변호사도 있을 것이며,
    CNNㆍBBCㆍNHK 등에 제보해 국제적 여론을 민주당에 불리하게 환기할 수 있는
    [프로파간다](propaganda)영역의 진짜 전문가들도 비일비재하다는 평가가 많다.

    민주당이 <일베>를 탄압할수록,
    <일베>는 숨긴 실력을 더 강력히 드러낼 것이고,
    이는 민주당을 붕괴시킬 수도 있다.
    제1야당으로서 민주당이 지금 해야할 일은
    막말과 같은 <일베>의 일탈에 집중할 게 아니라,
    민주당을 각성(覺醒)시켜주는 <일베>의 [충고]에 귀기울이는 것이다.

    부국강병을 견인할 공당(公黨)이 되라는 <일베>의 본심을
    민주당이 성찰(省察)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일베>를 더 강력하게 무장시키는 방법은
    협박과 탄압을 일삼는 것임을 민주당이 명심하길 바라며.

    2013년 5월 29일
    칼럼니스트 차기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