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군인들, 중국보다 한국 선호

    탈북자들 “아랫동네 갈껍네다” 말하면 보내준다

    강신애 /뉴포커스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탈북자 2만 3천 명 외에도 현재 북한을 탈출하여 중국을 비롯한 제3국에 나가 있는 북한주민은 1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행동으로 옮기는 숫자가 이 정도이니 실제 북한 내부에서 탈북을 결심하거나 기회를 노리는 사람들의 숫자는 훨씬 많을 것이다. 

     이런 탈북 유행을 이용하여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국경경비대 군인들이라고 한다.
    2010년 탈북하여 닷새만에 한국으로 왔다는 이미령(가명 38살) 씨의 증언에 따르면 최근 북한 국경경비대원들의 비리수법과 노골화 수준이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 ▲ 북한 국경경비대원이 보초를 서고 있다
    ▲ 북한 국경경비대원이 보초를 서고 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탈북하려다가 보위부에 잡히면 식량과 물자를 사러 중국에 잠깐 갔다 올 거라고 말하면서 돈을 주면 못 본 척해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아랫동네(한국) 간다고 해야 오히려 잘 보내줘요.”

     "무작정 강을 넘으려는 사람들은 아무 연고가 없으면 중국에 숨어 지내다 공안에 잡히는 경우가 많아요. 북송되면 조사를 받게 되는데 경로 과정을 발설하면 국경경비대원들도 처벌을 받거든요, 시범으로 총살된 군인들도 있어요. 그래서 이제는 군인들이 돈을 요구하면서 조용히 물어봐요. ‘너네 어디 가니?’ 해서 ‘아랫동네(남한)에 갈껍네다’ 하면 잘 가라고, 제발 붙잡혀 오지 말라고 할 정도예요.” 라고 이미령 씨와 같은 해 탈북한 김민규(가명 41살) 씨도 말했다.

     국경경비대원들이 "아랫동네"라는 표현에 안심하는 이유는 한국에 먼저 탈북한 가족이나 친인척들이 돈을 주고 브로커를 고용한다는 사실을 그들도 잘 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 탈북자들인 경우 강 건너에 기다리는 사람이 있고, 숨어 지낼 곳, 탈북비용 등 남들보다 안전해서 국경경비대원들은 그런 조건의 탈북자인지, 아니면 무작정 연고없이 탈북하는 사람인지 판단하려고 "어디로 가는가?"고 넌지시 묻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놓고 "한국 갈겁니다." "남조선 갈겁네다."라는 말은 절대 안한다고 한다.
    "아랫동네"라면 한국을 지칭하는지 다 아는데 굳이 듣는 사람도, 말하는 사람도 불편하게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 ▲ 국경경비대에게 뭔가를 건내고 있는 모습이다
    ▲ 국경경비대에게 뭔가를 건내고 있는 모습이다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던 1994년부터 2000년까지 국경경비대원들 사이에는 '천달러 벌기 운동'이 벌어졌는데 지금은 ‘만 달러 벌기 운동’으로 액수가 더 커졌다고 한다.
    이는 군복무 기간 탈북을 시도하는 사람에게 몰래 돈을 받아 제대할 때까지 만달러를 축적한다는 뜻이다.

     국경경비대원들은 돈을 부대 안에 숨기면 탄로날 수 있어 부대 근처에 민간인 단골집을 하나 고정해 놓는다고 한다. 군인들은 그 집에 돈을 맡기고, 반대로 집 주인은 밀매나 탈북을 주선하는 방법으로 서로 윈윈하는 것이다.

    이런 유착관계를 뿌리 뽑기 위해 그동안 국가보위부나 인민무력부 보위국이 검열단속을 했지만 워낙 수법들이 교묘한데다 현지 주민들은 물론 간부들까지 가담하고 있어 명분상의 검열만으로 끝난다고 한다. 

     중앙정권은 탈북을 막으려 하고, 현지 군인들과 간부들은 탈북으로 돈을 버는 이러한 행태는 김정은 정권의 통치력이 더는 지방과 말단까지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국내최초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