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퀸, 저렇게 끝내려고 질질 끌었나?


    웅장한 스케일과 깔끔한 전개로 드라마 2위를 달리던 MBC토일 드라마 메이퀸, 23일 38회를 끝으로 마무리했다. 시청률 높다고 질질 끌더니 드라마 완성도는 후반부로 갈수록 이상하게 되버렸다. 시청률을 끝까지 20%이상 유지했다고 방송국 측에서는 좋아할 지 모르지만, 드라마 발전을 위해선 독약과 같은 이유없이 늘리기로 완성도는 구겨졌다.

    마지막 회에서 메이퀸의 가장 중심적인 인물인 장도현(이덕화 분)은 온갖 사람들과 얽히고 섥힌 원한관계를 끝맺음하기 위해 자살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참, 결말이 싱겁기 그지없다. 저렇게 간단히 끝내려고 질질 끌었다는 말인가?

    32회였던 드라마를 38회로 늘리다 보니 없던 무리한 이야기 집어넣어 복잡하게 흔들어놓고, 결론 내리기가 애매하니까 그냥 죽는 것으로 무책임하게 마무리한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 드라마 참 만들기쉽다. 설명하기 어려우면 그냥 죽이면 되니까. 몇 개월을 매달려서 공감해준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가 이 정도 밖에 안되나?


    마지막 회는 이렇게 결말이 난다.

    ► 장도현은 자신이 죽이려던 천해주(한지혜분)가 자신의 친딸임을 확인하고 놀란다. 장도현, 살인혐의가
      드러나면서 감옥에 가게 되자 친딸 천해주가 보는 앞에서 배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 강산(김재원분)은 천해주(한지혜 분)과 결국 연인관계로 발전한다.
    ► 이금희(양미경분)는 남편 장도현(이덕화분)을 용서하고 받아주려고 하지만, 장도현의 자살로 혼자가 된다.
    ► 박창희(재희분)도 역시 장인화(손은서 분)과 재결합한다.
    ► 윤정우(이훈분)과 이봉희(김지영분)도 해피엔딩으로 결혼해서 아이를 갖는다.

    웅장한 스케일, 예상을 뛰어넘는 복잡한 플롯, 요즘 보기 드문 100% 순도의 순수한 사랑…이런 것이 메이퀸의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다. 하지만, 메이퀸의 작품 완성도는 글쎄~였다. 웅장한 스케일을 뒷받침하기에는 역량부족이었다. 거기에 고질적인 늘리기가 결정적인 패착이다.

    메이퀸의 성공요인, 역부족 요인을 3가지씩 꼽아보자.

    1. 독특한 소재 웅장한 스케일 : 조선소라는 특이한 소재를 잡다 보니 스케일이 커졌다. 조선소가 배경장면으로 등장하고 선박을 건조하기 위한 기술개발경쟁이나 경쟁업체 견제하기 등의 요소는 시청자들의 관심사항을 넓히는데 도움을 줬다고나 할까. 남성미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2. 100% 순수한 사랑 : 한지혜와 김재원의 사랑은 드라마의 통속적인 연애와는 매우 달랐다. 남녀간의 연애담이라는 것이 일정한 시간 지나면 손잡고, 깊은 키스로 발전하다가, 가끔 진한 정사를 연상시키는 베드신이 등장하곤 한다. 메이퀸은 그렇게 가지 않았다. 한지혜와 김재원은 거의 매일 붙어있으면서도 제대로 된 키스 한 번 하지 않고 왔으니, 시청자들은 저 커플 언제 키스 하나~ 언제 프로포즈 하고 그 프로포즈를 받느냐~~가 관심꺼리 아닌 관심꺼리가 됐을 정도.

    3. 복잡한 플롯 : 국가정보부 출신이 얽혀 있고, 다소 전문적인 조선기술을 등장시키고, 사나이의 야망과 그 야망의 충돌사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인물들의 삶의 모습을 제대로 그리려는 노력과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제법 준수하게 큰 무리없이 끌어왔다.


     

    역부족 3종세트

    1. 흉내만 내고 만 복수 : 드라마 주인공들은 모두 다 복수심에 불타 있다. 장도현은 강산 아버지도 살해하고, 윤학수 박사도 살해한 사실이 드러났다. 강산도, 천해주도, 윤정우도, 박창희도 그리고 심지어 장도현의 아내인 이금희 조차 장도현에게 복수하겠다고 이를 북북 갈았지만, 제대로 된 복수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복수하겠다고 하는 말 뿐이었고 복수심이 실감나게 전달되지 않았다. 복수를 하기엔 연기자들의 캐릭터가 너무 순했다고나 할까.

    2. 남편을 죽인 남자와 같이 사는 여자 : 장도현은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 이금희를 차지하기 위해 이금희의 전 남편 윤학수박사를 죽인다. 그리고 이금희를 아내로 데리고 와서 산다.

    그렇다면 남편을 죽인 남자와 재혼한 여자의 심리상태는 어떨까? 그리고 남자를 죽이고 그 아내를 자기 아내로 삼은 남자의 심리상태는 어떨까? 저렇게 극악무도한 짓을 하고도 천벌을 받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이런 남녀의 비극적인 심리와 이 사건이 주변 인물들에 미치는 영향을 묘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3. 질질 끌다 대충 얼버무리기 : 시청률 높다보니 질질 끌다가 후반부 극 전개는 종잡을 수가 없었다. 32회 드라마를 38회로 늘리면서 후반부 극의 진행이 종잡을 수 없게 비틀대면서 내용 전개가 심하게 흔들렸다. 늘어난 분량을 더 재미있게 비비 꼬다 보니 스토리 전개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렀다. 천해주가 결국 장도현의 진짜 딸이라는, 내용이 원래부터 그런 내용이었을까? 아니었을 것 같다.


    드라마 늘리려다 보니 이야깃꺼리 만드려고 일부러 그렇게 꾸몄다는 인상을 준다. 이상 야릇한 방향으로 결론을 내린 것은 아마 늘어난 드라마에 재미를 더하게 하려고 억지로 꿰맞춘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퀸은 22.4%(37회 방송분)의 시청률로 전체 드라마 2위에 오르는,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니  나름 성공했다고 할 것이다.

    [사진출처 =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