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ㅏ는[우진의 소리] (1)

    ‘허깨비*’들의 ‘난장놀음’
    안철수의 <퇴장 콘서트> (Ⅰ)

                                

    ‘허깨비’들의 ‘도깨비장난’】에 놀아난 요지경 세상…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2012 대선스타일’-‘허깨비 춤’】을 추었다.


    우 진 / 전직 언론인포럼 광화문-정동벤치 대표


    이념적 ‘빅 브라더’들의 [원탁회의]가 밀어붙인 <단일화> 해프닝


    10년 집권의 꿀맛을 잊지 못해 절치부심해 온 한국의 진보를 자처해 온 좌파세력….
    그들에게 있어서 혜성처럼 떠오른【안철수 현상*】이 주목의 대상이 됨은 극히 자연스런 귀추일 것이다.

    어쩌면 정권탈환의 대안으로서, 아니면 최소한 불쏘시개 감으로서 차고 넘치는 그의 값과 격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절호의 ‘쓸모’ 때문에라도 탐낼만한 호재(好材)가 분명하니 말이다.
    무엇보다 ‘안철수’의 배경에 서린 “20-30 젊은 세대의 우상”이라는 ‘후광’부터가 매력 만점일 터이다.
    게다가 지난해 9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출마양보” 라는 말 한 마디로 일개 시민운동가를 일약 서울시장에 앉히는, 마법 같은 기적을 실연(實演)하여 그 정치적 가능성을 200% 실증하였으니 금상첨화 아닌가 말이다.

    그러니 그들(좌파)에게는 ‘안철수’라는 이 ‘급시우’(及時雨*) 같은 새내기의 출현이야말로 정권교체 도정에 시너지효과를 불어넣을 가장 신선한 동력이요 가장 확실한 담보가 될 수 있음을 단박에 알아보았을 터….

    그래서 이념적 ‘빅 브라더’들의 소위 [원탁회의]라는 권위를 발동, 야권후보 단일화전략을 밀어붙이기에 이른 것이다.
    아마도 이 나라에서 [문재인←+→안철수]의 후보단일화 공학이 이런 경위로 성립한 것임을 모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안-문] 두 사람은 단일화의 명분을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뜻만 보고 가기 위해서…”, / “미래를 바꾸는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 /  “양쪽 지지자를 크게 모아내는 국민연대”를 위해서 라고 포장하였다.

    그러고는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가치와 철학의 단일화로 하나가 된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어 그들(좌파)은 두 사람의 이 <선언>의 의미를 “아름다운 단일화” 라고 규정하였다.
    선전의 명수, 선동의 대가들다운 참으로 멋진 수사(Rhetoric)가 아닐 수 없다. 사회-정치적 핫 이슈를 놓고 비판적 ‘언어선점’에 도가 트지 않고서는 국민을 현혹시키기에 이보다 더 근사한 말을 지어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사실 “아름다운 단일화”라는 이 감칠맛 나는 언어의 ‘스토리텔링’은 적어도 “형님먼저~, 아우먼저~,” 식 우애 넘치는 양보의 미덕과 해피엔딩을 연상케 하는 전래동화의 코끝 찡한 감동을 불러오기에 족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가 지난달(11월) 6일부터 보름 넘게 해프닝처럼 벌어진 [안-문]  양인 간의 야권후보 단일화공작 초반의 실상이다.
    공전(空前)의 ‘대 흥행’을 노리면서 기필코 <단일화> ‘후보’에 오르려는 두 진영 간의 아전인수식 동상이몽 신경전이 협상 저변과 막후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멱살잡이 코피 터지는 육탄전까지만 가지 않았지, ‘진흙탕 ×싸움’(泥田鬪狗)에 진배없는 ‘권력 쟁투’의 진수를 보여줄 대로 다 보여주고 종말을 고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므로 [문-안]의 이번 단일화 공작은 통속적이다 못해 아주 비속한 ‘에피소드’로 굴러 떨어질 명운이었음은 진작부터 예견된 일이다.


    ‘후보의 후보’는 ‘허깨비’에 불과하다


    각설하고, 그러면 후보 단일화 선언 이후 경선 결판이 날 때까지 [안철수—문재인] 양인의 정치적 성격과 지위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논리로만 따져서 결론부터 말하면, 두 사람은 공히【‘후보의 후보’】, ‘반 토막’의 ‘반 토막’으로 격하되어 그 비중이 4분의 1쪽 짜리로 급락한다는 것이다.
    경선 방식이 어떻든 간에 최종 결판이 나기 전까지는 가능성만 남아있지 그들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니요, 그 무엇도 아닌—–, 극언해서 ‘허깨비 같은 존재라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그들에게는 수틀린다고 이 ‘선언’을 멋대로 깨버릴 권리가 이제부터는 그 어느 쪽에도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아름다운 단일화”를 반드시 성사시켜야 할 책무만 끝까지 남는다는 이야기다.
    말끝마다 “국민! 국민!…” 하면서 하늘처럼 떠받들어 온 그 지엄한【‘국민’】앞에 선언한 <맹약>이므로 그렇다는 것이다. 

    이것이 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두 사람이 자업자득한 정치적 ‘자기성격’이요, ‘자기위상’이다. 

    후보 단일화는 그 <선언>의 논리가 이렇듯 명확한 것이다.

    사리가 이러한데도, 25% 비중밖에 안 되는【‘반의 반쪽’】, ‘4분의 1삭동이’ 두 허깨비들이~, ‘문재인’은 문재인대로 유력야당 ‘공천후보’라는 명패를 그대로 단 채, “아름다운 단일화” 후보로 분장하여 격을 높이고, ‘안철수’는 안철수대로 무소속 ‘자천후보’에 불과함에도 단순한 단일화 파트너가 아니라 마치 공인된 ‘국민후보’로 격상한 양, 바야흐로 하늘을 찌를 듯한~, 실은 끓는 냄비속의 포말(泡沫) 같이 허망한 인기를 신무기로 하여 단일화 선언이 무섭게 사방천지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온 나라를 휘젓고 들쑤시며 흔들어 대었다.

    그들은 날마다 각계각층을 만나 헤아리기조차 힘든 공약을 뿌려대고, 수백억 원대 펀드를 조성한다, 지지자를 모은다, 이러저러한 유력인사를 끌어 들인다, TV토론을 벌인다, 뭐다…뭐다 하면서 단일화경합 이전보다 가일층 기승을 부리며 야단법석, 요란을 떨었다.

    단일화 선언 닷새째가 되는 지난달 11일의 경우, ‘안철수’ 측은 무려 850개의 공약이 담긴 대형공약집(『안철수의 생각』)을 발표하고, 역점공약들을 간추려 선 보였다.

    그러자 이에 뒤질세라 ‘문재인’ 쪽도 같은 날 대응차원에서 전체공약에서 핵심내용만을 뽑아 서둘러 발표하는 등 그 조직력의 기민함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인위적 단일화는 자연의 순리를 거역하는 ‘사도’(邪道)


    소위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는 정치세력끼리 연대하여 후보 단일화를 꾀한다는데, 자기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고 집안 행사로 한정하는 것이라면 누가 이를 시비하고 탓하겠는가.
    그것을 문제 삼을 이유나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면 이번 야권의 후보 단일화 공작은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논란의 핵심은 이 단일화 이벤트가 특정 정치세력의 사적(私的) 행사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후보등록도 전에 선거판을 완전 장악하고 온통 허깨비들의 도깨비 난장 같은 북새통을 만들어 법으로 금지된 사전선거운동을 마치 <단일화 경선축제>의 예행운동처럼 위장-호도해 버렸다는 바로 그 점이다.

    그들은 무엄하게도 세계 그 어느 곳에서도 일찍이 듣도 보도 못한【‘국민경선’】이라는 공적(公的) 명분을 자작(自作)하여 여기에 갖다 붙이고는 당 울타리 밖으로 끌고 나와 복지세례와 같은 갖은 사탕발림으로 세상을 온통 어지럽히며 미혹(迷惑)한 것이다.

    게다가 ‘안철수’의 돌연한 경선포기로 일단 불발은 되었지만, 그들은 애초부터 자기들의 집권 프로그램 속에 멋모르는 국민들을【‘여론조사’】형태로 끌어들여 그 결과를 국민의 뜻으로 포장하고 정권탈환의 흥행몰이를 한껏 돋우겠다는 심사였으니, 참으로 영악-간교한 ‘정치셈본’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런데 여론조사 방식 그 자체가 막바지 협상의 최대 난관이 되어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협상이 후보등록 마감시한에 쫒기면서 이 방법(여론조사)만이 유일 최후의 ‘결판’ 수단으로 남게 되자 경선기준을 <후보 적합도>(문재인 주장)로 할 것인가, <대적(對敵) 경쟁력>(안철수 주장)으로 할 인가를 놓고 벼랑 끝 대결을 벌이다 끝내 결렬되자, 그 요란하고도 유치찬란한 단일화 ‘푸닥거리’가 여기서 파탄을 내고 만 것이다.
    그들의 필연적인 쌈박 질도 필경은 여기에 내장(內藏)되어 있었다고 할 것이다.

    사태의 이와 같은 귀결은 여론조사방식 자체가 이미 치명적 결함과 논란의 소지를 무수히 안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어느 일방의 양보나 대의제적 선출방식이 아니라, 여론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한 단일화 경선방식은 이로써 그 발상부터가 허구에 불과한 기만극임을 스스로 폭로한 셈이다. 

    <사회조사방법론>에 기초한 통계적 여론조사방법은 원래 미국적인 풍토에서 발생-성립하고 성장한 전세기적 연구 성과다.
    한때는 이것이 인간의 의식이나 정치-사회적 현상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크게 각광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정교하게 고안된 틀이나 얼개라도 조사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여러 변인*에 의해 얼마든지 결과가 왜곡-굴절될 수 있고 또 때로는 일정한 의도의 개입으로 조작-훼손-은폐-호도의 위험성에 쉽게 노출 될 수 있음을 숙지하게 되면서, 그 신뢰도에 금이 가기 시작한 지는 오래 되었다.
    이 방법이 결코 만능이 아니라는 인식이 점차 자리를 잡아갔던 것이다.

    그리하여 ‘학구’(學究)에 따라서는 <여론조사방법>에 과학이라는 당의(糖衣)를 입힌 영양제 이상의 의미를 부여함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고, 때로는 그 산출 결과가 지성과 양식을 겸전한 상식인의 ‘직관’보다도 결코 기발(奇拔)할 것이 없는 수준으로 폄하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
    독일을 비롯한 서구 선진제국의 사변적 학문 풍토 속에서 이것(조사방법론)이 상대적으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와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야권의 이번 [안-문] 간 후보 단일화 공작은 원론적으로 위헌적 편법이요 반칙이 분명하다.
    아주 냉소적으로 비틀어 말하면, 그것은 ‘역천’(逆天)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마치 ‘천기’(天機)라도 조작(操作)하여 이미 잉태된 태아의 성별을 바꾸겠다는 소리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그 치열하고도 절박한 욕망이 “반드시 정권교체를 위해서” 라는 은유로 역 표현된 것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정치적 알레고리’인 것이다.

    인위적이고 기획-공학적 단일화는 이렇듯 ‘정도’(正道)가 아니다.
    자연의 순리를 거역하고 역리(逆理)를 조장하는 ‘사도’(邪道)일 뿐이다.
    나아가서는 정직하고 순수한 국민을 모욕하고 오도-기만하는 ‘사술’에 가깝다.


    ‘페이스메이커’ 경력이 전부인데 ‘백의종군’이라고?


    지난달 23일, 마침내 ‘안철수’가 야권 후보 단일화의 파트너 역~, 곧【‘후보의 후보’】역을 사퇴했다.
    “…정권교체 / 백의종군 /  새 정치 / 국민의 뜻 / 후보직사퇴 / 단일화 불협화음 / 단일후보 문재인…” 등이 <사퇴의 변>에 담긴 키워드다.

    세간에서는 이를 놓고 그 이유와 의미 캐기에 분분했다.

    어느 부산사람이 쓴 웃음을 지었다.
    “원체가 맹물처럼 싱거운 사람 아이가? / 아니—–, 뭐꼬. 너무 똑똑해서 정답만 골라 내놓느라 맹추같이 웃기더니만 ‘맹철수’가 된 것 아이가!”
    “백의종군 아무나 하나, 자기가 무슨 ‘이순신 장군’ 이라꼬…”

    이어 이른바 ‘안철수’의 ‘강남좌파 체질’을 꼬집고, 정치적 학동(學童) 수준(“깡통”)을 비아냥대던 다른 서울사람은 “[청춘 콘서트]가 아니라 이번엔 [아름다운 퇴장 콘서트] 인가…?!” 비웃듯 물었다.

    여기서 몇 가지 사항만을 짚고 넘어가자.

    ◇… ‘안철수’ 그는, 첫째로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단일화에 나선다고 했다가 다시 그 ‘정권교체’를 위해 사퇴한다고 했다.
    논리의 일관성에 뭔가 엇갈리는 파열음이 들리지 않는가?

    진실로 정권교체를 위한 것이라면 초지의 관철을 위해서라도 더욱 더 매진하여 최종후보라는 ‘별자리’(星座)에 오르고 보는 것이 이른바【‘새 정치’】를 구현하겠다는 절절한 명분에 부합하는 길이 아닌가 묻고 싶다.


    ◇… 둘째로 그는 백의종군의 비장한 결의를 천명하였다.

    ‘백의종군’의 사전적 뉘앙스는 벼슬 없이 흰옷입고 전장에 나가 단순잡역에 종사함을 강조하는 말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는 흔히 큰 과오나 실책을 범한 패장에게 속말로 계급장 떼고 흰옷 입혀 말단 병졸로 참전케 하는 가혹한 징벌을 상징한다.
    이순신 장군이 ‘무함’(誣陷)을 입고 겪은 두 차례 백의종군이 그 전형이다.
    현대에 와서는 흔히 정치적으로 실각하거나 낙선한 패배자가 권토중래를 벼르는 자기변명-자기위안의 ‘둔사’(遁辭)로 쓰이기도 한다.

    ‘안철수’의 경우에 백의종군이란 사실 가당찮은 이야기다.
    비록 대선 후보라지만 그는 정당공천도 아닌 무소속 자천예비후보에 불과하다.
    게다가 정치라고는 대선레이스를 완주한 것도 아니고 고작 <단일화> 경선에 출전했다가 중도에 포기한 며칠간의 페이스메이커 경력이 전부다.

    이런 정도의 정치입문 이력을 가지고 <사퇴의 변>으로 거창하게도 스스로 “백의종군”을 입에 담는 다는 것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는 자존망대(自尊妄大)에 속한다.
    전장(戰場)은 구경도 못하고, 훈련소 입소조차 못한 채 수용연대에 잠간 머물다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곧장 귀향 조치당하는 장정의 그런 어설픈 경우에나 비교된다고나 할까…. 

    ◇… 셋째로, 그는 ‘새 정치’를 구두선(口頭禪)처럼 외워댄다.
    ‘새 정치’가 의(義)로운 것이라면 ‘헌 정치’는 말할 것도 없이 불의(不義)가 된다.

    기성정당 모두가 싸잡아 ‘헌 정치’의 ‘병소’(病巢)요 ‘병근’(病根)으로 매도당하는 판에 ‘미래’가 아닌 ‘과거’를 표상하는 대명사 중의 하나요, ‘헌 정치’, ‘헌 세력’의 중추이며 사이비 진보의 ‘종합 병통’(病痛)은 물론 정신과 병동(病棟*)이라  할 그 구닥다리 야당 종가(宗家)의 그 공천후보와 가치와 철학을 나누고 공유하겠다며 후보단일화 수렁에 발을 들여놓은 인사의 그 이념적 정체성은 또 어느 도서관에 가서 찾아 보아야 하는가.

    이쯤 되면 그는 ‘새 정치’가 무엇인지 조작적(manipulated) 정의부터 명확하게 내려놓고 ‘백의종군’을 하든, ‘백의마켓팅’을 하든, ‘국민안무’(按撫)에 나서는 것이 마땅했다.

    ◇… 넷째로 그는【‘국민’】을 입에 달고 산다.
    국민! 국민! 국민! ….

    도대체 국민이 무엇이며 누구란 말인가?
    ‘안철수~, 그는 과연 국민과【‘비국민’】사이를 알고 있는가.
    국민의 정체를 알아야 그에 대한 도리를 하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닌가.
    (국민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재론하기로 한다,)


    “떠날 때는 말 없이…”가 군자의 덕목


    ◇… 다섯째로 그는 ‘문재인’을 “단일후보”라고 했다.
    단일화 과정의 불협화에 대한 책임은 몽땅 자기가 지고 ‘후보직’(役)을 내려놓는 것이니 ‘문재인’을 성원해 달라고도 했다.

    느닷없이 살신성인의 희생을 자청하며 아주 “통 큰 양보”를 한 듯이 보이는 대목이다.

    이 역시 대단히 건방진 언사다.
    국민이라는 공적인 입장에서 볼 때 그렇다는 말이다.
    군자에게는 “떠날 때는 말없이”가 오히려 덕목일 것이다.
    ‘안철수’—―, 그는 자신이 군자 같은 이미지를 은근히 심어가며 그동안 이 나라 젊은이들을 사로잡는 [청춘콘서트]의 지휘봉 잡고【安 ‘마에’】로 화려하게 행세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 않은가!

    허나 ‘후보의 후보’ 역 마저 내려놓는 그 즉시 그는 ‘정치 백수’로 추락하고 말았다.
    무슨 자격에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아서, 이 사람—― ‘문재인’이 바로 “단일후보”라느니 뭐니…하면서, 성원해 달라는 주제넘은 당부를 한다는 말인가.

    또 멋대로 단일화 경선포기를 선언하는 순간, 국민과의 그 지엄한 <맹약>을 저버리고 이른바 ‘새 정치’의 정도를 일탈하는 위약과 배신의 길로 들어섰는데 무슨 미련이 그리 많이 남아서 “후보로서 영혼을 팔지 않았다” 는 요설(饒舌)을 늘어놓을 수 있는가 말이다.

    협상과정의 불협화로 가열된 [안-문] 간 대립-갈등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요 국민이 받을 상처 때문에 제 몸 죽여 ‘문재인’ 살리려고 백기 든 양으로 말하는 ‘안철수’ 식 투항의 논리야말로 사실 살신성인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 허깨비의 논리인 것이다.
    그저 투지-끈기-뚝심이 달리고 의지가 박약한 시스터보이(*)의 안쓰럽고 민망하다 못해 서글픈 자기변명으로 들릴 뿐이다.

    ‘안철수’는 지난 3일, 자신의 캠프 해단식에서도 “조건 없는 ‘문재인’ 지원”을 언명했다.
    그러면서도, 대선운동의 혼탁-과열상(흑색선전-이전투구-인신공격)을 개탄하였다.
    4일에는 자신과 문 후보 간의 “이념적 갭”을 언급하여 두 사람이 다시 만날 일은 없을성싶은 잔상(殘像)을 남기기도 했다.


    ‘새 정치’의 메시아 아닌 ‘헌 정치’의 비열한 구태 정치인


  • ▲ 종잡을 수 없는 안철수의 행태. 이랬다 저랬다가 그의 행태의 주된 증후군이다.ⓒ
    ▲ 종잡을 수 없는 안철수의 행태. 이랬다 저랬다가 그의 행태의 주된 증후군이다.ⓒ

    그런데 6일 상황이 돌변했다.
    그는 사퇴 두 주 만인 이날 ‘문재인’과 전격적으로 만나 “정권교체와 대선승리를 위해 선거운동을 함께 한다”는 합의를 발표하였다.

    그간 칩거설, 잠행설 등 그 행적이 구구한 가운데 마침내 터져 나온【‘안철수’ 재등장】의 팡파르였다. 

    “오늘이 대선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안철수’ 특유의 오만에 가득 찬 자기과신 피력도 잊지 않았다. 가히 조석변심, 변덕이 죽 끓듯이 무상한 모양새다.

    그러나 그 거창한 팡파르는 곧 트럼펫의 김이 빠지면서 삐이익—– 찢어지는 파열음을 토해냈다.

    “안 전 후보가…자신과 이념적 편차가 있다고 했던 후보를 조건 없이 적극 돕겠다며 손잡는 것을 보고 안 전 후보의 정치적 장래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 “…안 전 후보의 선택은 그가 내걸었던 철학이나 신념과는 달리 결국 특정정파의 계산에 휘말려 드는 것이다.” 

    ‘안철수’ 측 국민소통자문단의 과반 수(17명 중 9인) 위원들의 심중하고도 통열한 비판이 그 파열음이었다. 이어 이 자문단의 단장 조용경은 “절대로 어느 한 편의 진영 논리에 가담하는 일이 없을 것” / “단일화를 생각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설사 낙선한다고 하더라도 끝까지 가서 ‘안철수 현상’의 존재를 표로 확인하겠다”는 것이 ‘안철수’의 초심이라고 증언하였다.

    그런데 ‘안철수’~, 그는 이 모든 약속과 다짐을 저버리고 파기하였다.
    【‘새 정치’의 ‘메시아’】가 아니라 “헌 정치”의 비열한 구태정치인으로 이미 타락하였음을 스스로 만천하에 확인시켜주는 순간이었다.
    권력분점 같은 모종의 거래를 의심케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안철수 현상’】은 “스치는 바람” 만도 못한…‘헛김’이었나 보다


    이로 보면, ‘안철수’~ 그는, <단일화>공학의 ‘사술’적 역리(逆理)를 이미  직시-간파하고도 단호하게 이를 거부하지 못하여 진영(陣營) 논리의 수렁 속에 빠지고 만 것이 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단일화제의를 일단 받아들인 이상, 국민에게 선언한 <맹약>대로 승패를 떠나 끝까지 완주하여【‘안철수 현상’】으로 대두-표출한 정치적 제3세력의 생존가능성과 그 역사적 정당성을 검증받는 것이 정도요 당위임은 그 자신이 더 잘 알 터임에도, 자기가 연주해 낸 그 획기적 정치콘서트의 이미지를 스스로 뭉개고 짓밟아 투기한 꼴이다.
    참으로 어리석다고 아니 할 수 없다.

    결국 ‘안철수’는 단일화를 수용하는 순간, 노련한 “헌 정치”, “좌파 기득권세력”의 책략에 말려들어 자기가 가지고 있는 현재의 밑천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미래까지 모조리 먹히고 빼앗기고 농락당할 운명에 처하고 말았다.
    이 단순명료한 운명의 농단을 오직 ‘안철수’ 본인만 모르고 있었다면, 이 얼마나 우습고 서글픈 희극이요 비극인가!

    정치적 메시아를 간구(懇求)하는 “안철수 마니아”들을 위해서도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쯤 되면 ‘안철수’에 대해서는 더 이상 그 인물됨을 용훼(容喙)하는 자체부터가 부질없고 창피스런 도로(徒勞) 임을 알겠다.

    여기까지가【안철수 ‘퇴장 콘서트’】의 개략적 줄거리다.
    오늘의【‘안철수 현상’】은 한마디로 태풍도 돌풍도 아니요 선풍도 미풍도 아닌 그저 “스치는 바람”만도 못한 ‘헛김’ 빠지는 소리였나 보다.

    * “철수 오빠는 대선스타일 ‘허깨비 춤’의 원조”다.
    멀리서【‘안철수 현상’】의 종말을 알리는 “황혼의 엘레지”가 서서히 다가오는 듯하다.

    간만 보고 마는 ‘간철수’에서 →정답만 골라내다 맹추처럼 너무 웃겨서 ‘맹철수’가 되었다가 →지금은 조석변심 요변덕의 ‘변철수’로 한창 변신 중이고, 있는 밑천은 이미 몽땅 ‘문재인’에게 털려 당랑 빈 주머니 하나 차고 있는 ‘허철수’가 되었다는 시중의 야유도 아직은 ‘급시우’ 같은 ‘안철수’에 대한 착한 우리 민간의 애정의 표현이리라.

    [주 해(註解)]


    (*) [‘허깨비’] :
    ‘허깨비’의 본의는 ① 없는 것이 있는 것처럼 헛보이는 허상(虛像)적 물체,  ②겉보기보다 아주 가벼운 물건이나 허약한 체력을 비유, ③허당, 헛일, 헛방 등이다.

    / 여기서는 대통령 당선인을 온전한 통체라 치고 그를 기준으로 단일화 이전의 후보를 반쪽으로 친다면 단일화를 전제로 하는 그【후보의 후보】각 쌍방은 각기 25%의 비중밖에 나가지 않는 몸통의 깃털 같은 존재에 불과함을 비유적으로 이른 말이다.



    (*) [‘안철수 현상] :
    1992년 14대 총선이 끝났을 때, 신생 중앙일간지 S지의 한 <칼럼>이 그 제목에서 재벌총수 정주영씨가 급조한 ‘국민당’의 돌출-비약을 한마디로 “정주영 현상”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이글이 아마도 언론 지면에서 <인명>에 <현상>이라는 보통명사를 결합하여 한 사인(私人)의 이름이 때로는 한 시대를 해석-설명하는 ‘표상어’로 훌륭하게 비약할 수 있음을 효과적으로 일러준 첫 사례가 아닌가 한다. 이후 2000년대에 들어 와서 이 같은 표상어의 용례가 부쩍 늘어났다.
    그중에도 근간에 이르러 [안철수 현상]이란 조어(造語)가 인쇄매체의 지면을 가장 빈번하게 장식하는 시사용어 중의 하나로 부상하여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 [급시우(及時雨)] :
    극심한 가뭄이 들어 만물이 타들어가고 있을 때, 억수처럼 퍼붓는 빗줄기를 뜻하는 말이다.
    중국 송대를 배경으로 의적 호걸들의 봉기를 그린『수호지』(水滸誌)는 그들의 근거지 양산박 (梁山泊)의 두령 송강(宋江)을 ‘급시우’라 칭하였다.


    (*) [변인(變因)] :
    사전적으로 ‘변인’(veriable)은 보통 연구의 관심대상이 되는 분석단위로서의 개체, 또는 그 개체의 속성 따위를 이르며, 연구자의 임의적 조작이 가능한 변인을 독립변인, 그 독립변인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변인을 종속변인이라 한다.
    여기서는 최소화된 <표집>(sampling)의 문제로부터, 조사시기, 조사기관의 정직성과 엄정성, 조사자의 소통능력 등 종합적 자질, 응답자의 정직과 성의, 일정한 의도와 목적에 따른 조직력의 동원-투입이나 조작적 결과 유도의 역공성, 오차범위로 잡히는 결과의 신뢰성과 그 유용성의 한계, 설문 언어선택과 문의(文義)구성의 미묘한 의미가변성 등등…조사결과에 편차가 날 만큼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의 총화로 쓴 말이다.


    (*) [시스터보이] :
    성격-풍모-태도 등이 섬세-나약하여 여성 같은 청년을 이르는 외래어.


    (*) [정신과 병동(病棟)] :
    주로 이 당 소속 국회의원이나 공천자들의 끊이지 않는 막말파동에 근거하여 붙여진 별칭이다.
    “나이를 처먹었으면 곱게 처먹어” / “명박 급사” 라는 식의 노인능멸 발언으로 최근 파동을 일으킨 31세 비례대표의원 김〇진이 이 당의 미래를 표상하는 상징적 인물이라는 점에서 특히 노인세대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음을 경고 환기시키고자 논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