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분위기 고조 시작, 文-安 인기 실감..옆에선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시위도
  •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문재인과 안철수가 드디어 함께 국민 앞에 섰다.

    7일 오후 5시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지하상가 분수대 앞에서 만난 두 사람은 함께 지지를 호소했다.

    경남고를 졸업한 문재인, 부산고를 나온 안철수.
    부산의 양대 고등학교 출신이 가장 번화한 곳에 모인 만큼 열기는 대단했다.

    한껏 고조된 분위기.

    “우리가 남이가”


    부산 사람들의 대표적인 정서를 그대로 꿰뚫은 전략은 꽤 많은 효과를 얻었다.
    이날 유세장에는 200 여명의 인파가 몰려 두 사람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가 7일 오후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분수광장에서 만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가 7일 오후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분수광장에서 만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리고 긴장된 분위기.

    아무리 인기가 많다고 해도 문재인 후보 측이 기대하는 부산에서의 최대 지지율은 40%. 같은 부산 출신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도 부산에서 30% 벽을 넘지 못했다.

    지지층보다 반 지지층이 더 많은 지역인 것은 사실.
    게다가 문 후보에게 제기된 부산저축은행 개입 의혹으로 인한 냉담한 시선 역시 쉽게 체감할 수 있었다.

    실제로 문-안 두 사람이 만난 곳 인근에는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이 반대 시위를 시작하고 있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에는 재미있는 뒷담화가 있었다.

    이들의 ‘만남’은 공식적으로는 ‘우연한 만남’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안철수 교수가 나름대로 선거 지원 유세를 나선 곳을 문 후보가 찾아간 것.
    사실상 연출된 유세인 셈이다.

    이 같은 연출을 위해 문 후보 측은 굉장히 바빴다.
    폭설로 비행기 이륙이 지연되는 바람에 미리 예정했던 경성대학교 단독 유세를 포기했다.

    센텀시티 벡스코에서 열린 민주당 부산 특별 의원총회도 급하게 마치고 안철수를 보기 위해 달려왔다.

    좁디좁은 지하상가에 만난 두 후보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안철수의 일정은 오후 5시 서면 롯데백화점 지하상가 분수대였고, 오후 7시 30분 부산역 광장이었다.

    수많은 인파를 생각한다면 문 후보가 부산역 광장에서 만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하지만 문 후보는 굳이 앞선 일정을 취소해 가며 서면 지하상가로 찾아갔다.

    100명만 모여도 복잡해지는 좁은 지하상가 광장과 수천명은 모여야 북적북적해지는 부산역 광장의 시각적 효과 차이를 고려한 의도적 위치선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