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 '광해' 15관왕 싹쓸이, "이정도 영화였어?"

영화 '광해, 왕이된 남자(이하 광해)'가 15관왕을 기록해 화제다.

지난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홀에서 열린 제 49회 대종상영화제에서 '광해'는 15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감독상 등 15개 부분에서 상을 받은 것.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병헌은 영화 '레드2' 촬영차 해외에 나가 있어 소속사 관계자가 대리 수상했으며, 남우조연상을 받은 류승룡은 "꽃미남이 인정받던 시기에 나에게 자신감, 꿈과 희망을 주신 설경구, 송강호, 김윤석 선배님께 감사드린다"며 너스레를 떤 뒤, "'광해'팀은 소감을 많이 말했으니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소감을 말하겠다. 민규동 감독님, 또 영혼이 아름다운 임수정, 또 상대배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해준 이선균 배우도 잊지 못할 것. 지금 이 시간 밤을 새우고 있거나 어느 허름한 모텔에서 치킨을 먹고 있을 스태프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말해 박수를 받았다.

또한 '광해'는 의상상, 미술상, 음악상, 음향기술상, 조명상, 편집상, 기획상, 시나리오상, 촬영상, 영상기술상 등을 받으며 미장센의 아름다움과 제작진의 노고와 기획력을 인정받았다.

여우주연상(피에타의 조민수)만 빼고는 거의 모든 주요 상을 싹쓸이 한 것.

시상식 내내 시상자와 MC들은 스스로도 놀라운지 "'광해'의 날이다", "또 '광해'다", "'광해' 대단하다", "속된 말로 '광해' 싹쓸이다" 등의 감탄사를 내뱉었으며,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광해'의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의 원동연 대표는 "오늘 너무 기쁜데 많은 영화 동료들에게 미안한 감정도 있다. 이렇게 많은 상을 받을지 몰랐는데 죄송하단 말 드리고 싶다"라고까지 말하기도 했을 정도.

역대 아카데미 시상식의 사상 최다인 11개 부문을 수상한 영화 '타이타닉'을 뛰어 넘는 기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종상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제69회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던 '피에타'는 이번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심사위원 특별상(김기덕 감독) 등 2개의 상을 가져가는데 그쳤으며, '광해'보다 먼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최다 관객몰이(배급사 기준)에 성공한 제작 '도둑들'은 단 1개 부문 수상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런 여러 화제작들과의 상대적 비교 때문에, '광해'의 15개 부문의 수사이 '과도한 몰아주기'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게 된 것.

앞서 대종상영화제는 이번에 공정성 문제로 논란이 되지 않기위해 처음으로 '일반 심사위원 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종상영화제 측에 따르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선발된 50여 명의 일반 심사위원은 지난 9월 부터 하루 평균 3편의 영화를 감상, 총 40편의 영화를 감상하고 평가하는 과정을 거쳤고, 이들은 학생 개인 사업가 시나리오 작가 등 여러 분야의 직업군이 고루 분포대 있으며 20대~50대까지 세대별 편차를 최소화 한 구성으로 선발됐다고 전해졌다. 외부 인원으로 구성된 감사진도 합류, 투명성을 입증하고자 노력했다.

더불어 대종상영화제 측은 이들이 가지고 있을지 모를 선입견을 방지하기 위해 당일 심사 영화는 당일 공개를 원칙으로 했으며 매 작품 감상 전 신분증 확인을 통해 보안을 강화, 출석률 역시 2/3 이상을 준수하는 것으로 규정해 엄정한 심사 과정을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또 최고 10점 부터 최하 5점까지 점수화 시켜 평가하는 방식을 도입, 완료된 채점표는 모두 은행 금고에 보관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공정하게 수상을 받게 된 '광해'지만, 한 영화가 너무 많은 상을 수상하게 됐다는 평에서는 완전히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여우주연상은 '피에타'의 조민수가, 심사위원 특별상은 '피에타'의 김기덕 감독이, 여우조연상은 '도둑들'의 김해숙이, 신인남우상은 '이웃사람'의 김성균이, 신인여우상은 '은교'의 김고은이 받았다. 또 '해로'의 최종태 감독은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사진 출처=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