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12사단 전방에서 실시한 ‘GOP과학화경계시스템’ 시험결과SK C&C는 시험평가 거부에 임의로 시스템 변경까지 ‘태도 엉망’
  • 지난 10월 2일 22사단의 ‘노크귀순’ 이후 정부가 대책으로 내놓은 무인감시장비들이 1차 사업 시험결과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방위사업청은 25일 ‘GOP과학화경계사업’ 1차 사업 구매시험평가 판정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1차 사업 시험평가에 참여한 ‘삼성에스원’ ‘SK C&C’의 제품 모두 ‘전투용 부적합’으로 판정받았다.

    육군 시험평가단은 ‘GOP과학화경계시스템 구매시험평가’에서 삼성에스원과 SK C&C가 내놓은 과학화감시장비를 ROC 등 전반적인 성능과 군 운용 적합성 등 4개 분야 61개 항목으로 테스트했다.

    지난 9월 24일 육군 시험평가단이 방사청으로 제출한 시험평가 결과 두 업체 모두 ROC 항목에서 기준미달로 평가된 항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에스원은 61개 항목 중 60개 항목에서 ‘기준충족’되었으나, ROC 항목인 ‘침투탐지’에서 ‘기준미달’로 판정받았다.

    SK C&C는 61개 항목 중 41개 항목에서 ‘기준충족’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나머지는 문제를 드러냈다.

    SK C&C 측은 육군 시험평가단의 평가를 거부하는가 하면, 시스템을 임의로 변경하다 발각돼 17개 항목의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한다. ROC 항목인 침투탐지, 근거리/중거리카메라 감시능력도 ‘기준미달’로 나타났다.

    이 같은 평가에 실망한 방사청은 두 회사의 시스템 모두 ‘불합격’ 판정을 내렸다고 한다.

    “방사청은 시험평가 결과의 전반적인 내용을 포함하여 기준충족이 필수적인 ROC 항목인 ‘침투탐지’, ‘근거리/중거리카메라 감시능력’의 평가결과를 중요하게 고려해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GOP과학화경계시스템은 盧정권 시절 5사단 전방지역에서부터 테스트를 했었다. 하지만 당시 S사와 E사, D사 컨소시엄이 제안한 시스템은 20℃ 이상의 일교차, 연무 등에 취약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이번 평가 대상이 된 시스템은 이보다 성능이 더욱 개선된 것으로 육군 12사단 전방지역에서 테스트한 것이다.

    하지만 이 GOP과학화경계시스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들은 여전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국경감시’에 쓰이는 ‘무인감시장비’를 휴전선에 배치한다는 점과 우리와 대치하고 있는 북한군 특수부대의 은밀한 침투를 ‘무인감시장비’가 어떻게 잡느냐는 것이었다.

    이런 지적에 삼성과 SK 측은 진동감지기와 동작감지기 등을 추가한다는 ‘개선책’을 내놨지만 안정적인 전력공급 문제와 ‘침투탐지’ 등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대책은 내놓지 못하던 상태였다. 군 당국은 ‘개선된 시스템’은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결국 이번 ‘GOP과학화경계시스템 1차 사업’ 판정으로 “무인감시장비를 늘려 ‘제2의 노크귀순’을 막겠다”던 정부와 국방부는 다시 고민을 하게 됐다.